<와야(瓦也) 연재>강릉 ‘애일당’은 허균 출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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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강릉 ‘애일당’은 허균 출생지 태양, 파도와 함께 걷는 ‘해파랑길’(36)  
  • 기사등록 2024-06-15 08: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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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순포해변을 지나면 사천해변이 나온다. 경포호 남안에 있는 허난설헌 공원을 그냥 지나와서 섭섭했는데, 허균의 시비가 있는 사천면 교산으로 이동한다. 

 

애일당 가는 길.

허균(許筠, 1569∼1618)은 강릉시 사천면에 있는 외가인 애일당(愛日堂)에서 태어났다. 애일당 뒤편으로 이어진 가파른 능선에서부터 사천진리 앞바다를 이어주는 능선이 바로 교산(蛟山)이고, 허균은 자기 아호를 ’교산(蛟山)‘으로 지었다.

 

교산시비.

시문학에 소질이 뛰어났던 허균과 누이 허난설헌 등은 시절을 잘못 만나 불우한 생을 살았던 것 같다. 허균은 자신의 소설 홍길동전에 나오는 이상국을 꿈꾸다가 역적으로 몰려 사지가 잘리는 거열형을 당했다. 누이 허난설헌은 8세부터 시문을 쓰기 시작했다. 15세에 결혼했으나, 고된 시집살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27세 꽃다운 나이에 능력을 채 피우기 전에 요절했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만약에 허균의 호나 태어난 곳이 ’이무기(蛟)‘가 아니고 ’용(龍)‘자가 들어간 곳이었다면 조선의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사천해변.

밥숟갈 뜨다 숭늉 마시듯 잠깐 허균시비에 들렀다가 사천해변에서 다시 길을 나선다. 

 

교문암.

오대산에서 바다 쪽으로 뻗어 내리는 교산의 구릉과 사천의 시내가 나란히 바다로 들어가며 만나는 백사장에 기이하게 생긴 바위가 있다. 이 바위는 1501년(연산군 7년) 가을에 늙은 이무기가 바위를 깨뜨리고 바다로 나가면서 두 동강이 나 문(門)처럼 생긴 바위라 해서 ‘교문암(蛟門岩)’으로 이름 지어졌다. 

 

금이 간 바위는 반쪽으로 갈라질 것처럼 보인다. 크지는 않지만, 바위는 향단이 엉덩짝처럼 실하게 생겼다. 뒤 바위에 새겨진 ‘영락대(永樂臺)’는 옛날 강릉지방 선비들이 영락계(契) 모임을 이곳에 자주 모여 풍류를 즐기면서 바위에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영락대라는 큰 글씨 밑에는 계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상어잡이 철상.

교룡향나무.

싱싱한 횟감으로 유명한 사천항에는 붉게 녹슨 상어잡이 철상(鐵像)이 어항을 지키고, 향나무로 교룡(蛟龍)처럼 장식해 놓은 사천진해변의 넓은 백사장에는 갈매기들이 떼를 지어 망중한을 즐긴다. 

 

갈매기의 비상.

어렸을 적 개구쟁이 심산이었던지 백사장으로 살금살금 다가갔더니 갈매기가 침입자를 먼저 알고, 일제히 하늘로 비상했다가 우회해 다시 백사장으로 돌아와 오히려 나를 희롱한다.

 

주문진항.

주문진수산시장 입구.

연곡해변과 오대산 소금강에서 흘러나오는 연곡천을 건너 영진항을 지나면 주문진항이 반긴다. 1940년 10월 읍으로 승격한 주문진(注文津)은 구 명주군에 속해 있다가 도농통합 때 강릉시로 편입된 곳이며, 지금은 강릉시의 외항으로 오징어 청어 고등어 등의 집산지다. 

 

수산시장의 복어.

옛날에 그 많이 잡히던 명태는 기후변화의 영향인지 눈에 띄질 않고, 오징어 어장도 서해안으로 이동해 보기 힘들다고 한다. 대신 주문진 수산시장에는 12월 초에 ‘복어축제’가 열린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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