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천수천안관세음보살의 여유 ‘휴휴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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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천수천안관세음보살의 여유 ‘휴휴암’ 태양, 파도와 함께 걷는 ‘해파랑길’(37)  
  • 기사등록 2024-06-16 08: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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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주문진에서 약 1.5km쯤 떨어진 소돌해안은 소가 누워있는 형상이라고 해서 소돌(우암, 牛岩)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주변에는 산책로, 전망대, 성황당, 아들바위 등 볼만한 기암괴석 들이 많이 있다. 

 

파도 노래비.

입구에는 “부딪쳐서 깨어지는 물거품만 남기고 가버린 그 사람을 못 잊어 웁니다.∼♩∼♩” 

 

배호의 ‘파도’라는 노래비가 구슬픈 노랫가락으로 불러 보게 하는데, 실제로 500원 동전을 주입구에 넣으면 배호의 노래가 파도소리와 어우러져 바다로 퍼진다.

 

소바위.

노래비 옆으로 너럭바위를 지나 계단과 다리로 연결해 놓은 바위를 밟고 다니며, 공원과 바닷가의 풍경을 만끽한다. 파도와 바람에 의한 해식작용(海蝕作用)에 의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아들바위, 소바위 등 절묘한 바위들이 예사롭지 않다. 

 

아들바위.

아들바위는 보는 각도에 따라 보이는 모습이 조금씩 다르게 보인다. 그 외 다른 바위들도 자연이 빚어낸 작품처럼 파도와 속삭이는 저마다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아들바위 앞 물속에는 기도에 의해 태어나는 아기모습의 동자상은 썰물 때만 모습을 드러낸다고 하는데, 타이밍이 맞지 않아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이 바위는 옛날 노부부가 백일기도를 하여 아들을 얻었다는 소문이 난 후 더 유명해져 자식을 원하는 부부들과 특히 신혼부부들이 자주 찾아와 득남을 원하는 기도를 많이 올린다고 한다.

 

주문진해변.

소돌해안을 지나면 주문진을 벗어나 양양군이 시작되는 현남면 지경리다. 지경리부터 남애항까지는 해변을 따라 온전히 바다를 품에 안고 걸을 수 있다. 일부 구간은 철조망으로 막혀 있지만, 남애항 근처부턴 아무런 장애물 없이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남애항 끝에서 7번 국도를 올라타면 바로 휴휴암 진입로가 보인다.

 

소돌해변 전망대.

양식장 가두리.

소돌해변에는 양식장에 사용하는 거대한 가두리 구축물이 바다에 잠수할 기회를 기다린다. 

 

이사부 동해를 열다.

한국해양소년단 강원연맹은 신라장군 이사부가 우산국(울릉도, 독도) 복속 1500주년 기념 ‘異斯夫(이사부) 東海(동해)를 열다’ 표지석이 동해를 지킨다. 이사부는 성은 김씨고, 내물왕의 4세손이다. 가야국과 우산국을 병합시킨 정치가다. 지혜로 천하를 거머쥔 인물이다. 울진을 지나 강원도 삼척부터는 이사부에 대한 기억들이 심심찮게 많이 보인다.

 

강릉시청소년해양수련원.

강릉시청소년해양수련원을 지나면 양양군 현남면 지경리가 나오고 지경해변과 원포해변을 지나면 남애항이 나온다. 

 

남애항.

남해항 등대.

남애항전망대.

남애항은 삼척의 초고항, 강릉의 심곡항과 함께 강원도의 3대 미항으로 꼽힌다고 한다. 남애항이 가까워질수록 이곳의 특산물인 송이(松栮)모양의 등대가 눈에 크게 띄는 것으로 보아 이곳이 양양 땅이라는 확신이 간다. 멀리 보이는 전망대를 뒤로하고 남애해변을 지나면 휴휴암이 나온다.

 

휴휴암 불이문.

불이문(不二門)을 지나 휴휴암 경내로 막 들어가자 철조망을 쳐놓고 밖으로 돌아가라 이른다. 해변으로 나가는 중앙 길목에는 어느 대기업이 이 암자와 부동산 매입관계로 분쟁중에 있는지 길을 막은 철조망과 관련 글귀가 볼썽사납다. 그래도 어쩌랴 철조망 밖으로 돌아 우측의 너럭바위로 간다. 

 

해수관음보살 입상.

높이 53척의 해수관음보살상은 연화대에 올라 삼라만상을 굽어보며 이곳을 찾는 이들의 안녕을 발복하는 것 같다.

 

휴휴암.

휴휴암(休休庵)은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을 가진 부처님, 즉 천수천안관세음보살(千手天眼觀世音菩薩)이 바닷가에 여유롭게 누워 계신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휴휴암에는 바닷속에 거북이 모양을 한 넓은 바위가 평상처럼 펼쳐져 있고, 자연적으로 생성돼 부처가 누워있는 모습의 바위가 보인다고 하는데, 업보가 많아서 그런지 잘 보이질 않는다.

 

동해해상용왕단.

해변의 너럭바위 위에는 동해해상용왕단에게 언제나 제사를 드릴 수 있는 제단이 차려져 있다. 그 옆으로 큰 바위 3개는 가운데 바위가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있다. 

 

일그러진 얼굴.

연화법당 고기바위 주변에는 수 백 마리의 황어 떼가 새까맣게 몰려와 지느러미가 물 밖으로 나와 있어도 갈매기들이 잡아먹지 않는 것을 보면 참으로 신기하기도 하다. 

 

황어.

고기밥을 주면 여러 종류의 물고기들이 몰려나온다고 한다. 이것도 부처님의 자비인가? 아니면 기적인가?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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