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허균 부친 두부 만들며 살던 ‘초당동’
기사 메일전송
<와야(瓦也) 연재>허균 부친 두부 만들며 살던 ‘초당동’ 태양, 파도와 함께 걷는 ‘해파랑길’(34)  
  • 기사등록 2024-06-08 08:21:49
기사수정

【에코저널=서울】남항진 해변은 강릉 동쪽에 위치한 간이해수욕장이다. 

 

섬석천.

강릉시 동쪽 남대천 하구의 섬석천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위치한 포구로, 옛날에 송정에서 ‘한송사(寒松寺)로 가는 남쪽 길목에 있는 나루’라는 뜻에서 이름이 붙었다. 

 

솔바람교.

해수욕장 주변에는 횟집들이 많고, 주차장이 넓어서 주차하기도 용이하다. 주변에는 울창한 소나무 숲과 깨끗이 정비된 민박집이 있어 조용하게 며칠쯤 쉬어가도 좋다.

 

ZIP라인 타워.

국내 최초 짚라인이 설치된 남항진해변에서 사람만 건널 수 있는 솔바람교를 지나면 죽도봉공원이 나오고, 그 아래는 강릉항이다. 

 

솔바람교와 죽도봉.

죽도봉(竹島峰)은 일명 ‘젠주봉’이라고도 부른다. ‘젠주봉’은 원래 전라북도 전주에 있던 봉우리가 떠내려와 정착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죽도봉 일대는 ‘젠주염전’으로 불리는 강릉의 유명한 염전지역이고, 봉우리 아래쪽에 5칸의 단청기와로 된 여성황당이 있다. 성황당에는 토지지신, 성황지신, 여역지신 등 세 신위가 봉안돼 있다. 매년 세 번 성황제가 열리고 있다.

 

강릉항.

죽도봉을 넘어 내려오면 바로 강릉항이다. 강릉항(江陵港)은 강릉시 송정동 안목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항구다. 조선 후기까지는 ‘견조도(堅造島)’라는 섬이었으나, 현재는 ‘육계도(陸繫島)’가 됐다. 2008년 5월 강릉항으로 개칭되기 전까지 ‘안목항(安木港)’으로 불렸다. 안목이란 이름은 원래 마을 앞에 있는 길목이라는 뜻의 ‘앞목’이었으나 발음이 점차 ‘안목’으로 순화됐다. 강릉의 주요 하천인 남대천 하류에 있는 항구로 계류장에는 강릉∼울릉도를 운항하는 여객선이 보인다.

 

안목해변.

강릉항 바로 옆에는 안목해변이다. 안목해변은 외부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어촌으로 가족단위 피서를 즐기기가 적합한 곳이었다. 피서철이 끝나는 8월말 경에는 고등어가 멸치를 잡아먹기 위해 쫓아온다. 바닷가로 밀려 나오는 멸치 떼를 바가지와 반두 등으로 떠내는 일이 종종 있는 곳이다. 필자도 1984년경에 이곳에 왔다가 밀려오는 멸치 떼를 라면봉지로 두 봉지 정도 주워 식당에서 회와 요리로 맛본 기억이 있다.

 

안목해변의 건물.

안목해변은 오래전부터 바위가 많고 바닷속 풍경이 아름다워 스킨스쿠버 동호회 등의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었다. 해수욕장 바로 옆에는 강릉항(안목항)이 있어 낚시꾼들이 고등어, 황어, 숭어, 노래미 등을 낚고, 횟집도 많아 싱싱한 회를 즐길 수 있다. 어촌으로 조용하던 곳에, 최근에는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시가지를 형성했다. 다양한 커피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커피 거리’로도 유명하다.

 

해안 솔밭.

솔밭으로 이어지는 송정해변으로 고운모래 이불처럼 푹신하게 밟으며 해안을 따라 솔밭을 한가로이 걷는다. 

 

시 낭송회.

솔밭에서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기원 시 낭송회’가 열린다. 소나무 숲이 이어지고 백사장이 이어지는 강문해변에서 초당순두부마을로 이동한다. 손님이 너무 많아 번호표를 받아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차례가 되어 ‘초당순두부’로 점심을 한다.

 

초당 순두부.

초당순두부는 두부를 만들 때 소금간수를 이용해야 한다. 강릉에서는 천일염이 귀하기 때문에 동해의 깨끗한 바닷물 간수를 이용해 만든 것이 ‘강릉초당두부’다. 초당(草堂)은 조선 중엽 이곳에서 살았던 강릉부사 허엽(許曄, 1517∼1580)의 아호(雅號)며, 천재 여류시인 허난설헌과 홍길동의 저자 허균의 아버지다. 허엽이 두부를 만들며 살았던 곳이 지금의 강릉시 초당동이며, 초당마을이다.

 

솔밭공연.

어렵게 식사를 마치고 강문해변으로 다시 이동해 경포해변으로 방향을 잡는다. 솔밭 무대에서는 가수들이 나와 흥겨운 노래가락으로 분위기를 띄운다. 강문해변은 경포호에서 흘러 내려오는 경포천을 경계로 북쪽은 경포해변, 남쪽은 강문해변이다. 인근에 작은 어항인 강문항이 있어 새벽에 잡은 싱싱한 생선회를 맛볼 수 있다.

 

강문솟대다리.

강문해변에서 ‘강문솟대다리’를 건너면 바로 경포해변이다. “외로운 배 닺줄을 풀어 정자 위에 올라가니/강문교 넘은 곁에 동해가 거기로다/조용도 한 경포의 기상 넓고도 아득한 동해의 경계/이보다 갖가지 다 갖춘 곳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홍장고사를 떠들썩할 만하다 하리로다”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대가 송강 정철(松江 鄭澈, 1536∼1593)이 <관동별곡> 중에서 강릉을 노래한 대목이다.

 

강문 진또배기 성황당.

‘강문솟대다리’를 건너에는 ‘강문 진또배기 성황당’이 자리한다. ‘강문 진또배기’는 강릉시 강문 마을 남쪽 입구에 서 있는 솟대를 가리킨다. 4월 보름에 깎아 모시는 진또배기의 높이는 약 4.5m이고 둘레는 35㎝로서 소나무로 만들었다. 장대 끝의 나무오리는 세 마리를 세우는데, 상당히 세밀하게 조각돼 있다. 오리 세 마리는 모두 서북쪽의 경포대를 향하고 있다. 진또배기는 서낭신을 보필하고 삼재(수재, 화재, 풍재)를 막아 마을의 안녕과 풍어, 풍년을 가져다준다고 믿는다.

 

파도가 심한 경포해변.

경포해변의 갈매기.

경포해변은 동해안 최대의 해변으로 강원도 강릉을 대표하는 곳이다. 경포호(鏡浦湖)와 바다 사이에 생성되는 사빈(沙濱)으로 시오리의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주위에 소나무 숲이 우거져 있다. 

 

경포호 석양. 

원래 바다였던 경포호는 해안 쪽으로 모래가 쌓여 바다와 격리돼 있으나, 모래 둑 밑으로는 바닷물이 소통해 민물과 섞여 있는 석호(潟湖) 수역이다. 

 

바다에는 갈매기가 파도 소리에 맞춰 춤추고, 호수 건너 경포대는 옆으로 길게 드리우는 햇살에 가린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관련기사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4-06-08 08:21:49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동해 품은 독도’ 촬영하는 박용득 사진작가
  • <포토>‘어도를 걸을 때’
  • 설악산국립공원 고지대 상고대 관측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