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병 치료 한국과 손잡고 싶다"
기사 메일전송
"루게릭병 치료 한국과 손잡고 싶다" 복제양 '돌리' 아버지 윌머트 박사 강연 서울대 문화관서 일반인 1천여명 대상
  • 기사등록 2005-04-07 13:37:39
기사수정

"지금은 전혀 손 쓸 방법이 없는 '루게릭 병(ALS)'을 치료할 새로운 가능성을 한국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서 찾았습니다"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켜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자인 영국 로스린 연구소의 이안 윌머트(사진) 박사가 지난 6일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과학강연에서 한 말이다.


한국생화학분자생물학회,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서울대학교 생명공학공동연구원 코리아바이오허브센터가 주관하고, 한국과학문화재단이 후원한 이번 특강은 복제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 듯 1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됐다.


특강에 앞서 한국생화학분자생물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나도선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은 "윌머트 박사는 인간 배아줄기세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황우석 서울대 교수와 공동연구를 협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 황 교수의 간청으로 일반인 대상으로 한 특강을 수락하게 됐다"고 강연 배경을 소개했다. 나 이사장은 "과학 발전을 통한 인간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커다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래 생명과학이 어떻게 발전해야 할지 생각할 소중한 시간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해 분위기를 한층 달아오르게 했다.




◀서울대서 열린 윌머트 박사의 대중강연


청중의 뜨거운 박수 속에서 등장한 윌머트 박사는 강연에서 자신이 앞으로 진행할 예정인 최신 연구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루게릭병은 치료할 방법이 전혀 없는 까다로운 질병"이라며 "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료하는 연구를 황우석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싶다"는 바람부터 밝혔다.


윌머트 박사는 "현재 방법으로는 루게릭병의 치료약품 개발을 위한 후보물질 발굴이 1년에 2-3개 수준에 불과하지만 만약 배아줄기세포 복제기술과 분자생물학적 연구를 결합하면 1천개 이상으로 크게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연구를 진행하면 각종 유전병과 이유를 알수 없는 돌연변이, 심장병 등에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암도 몸 안의 줄기세포가 발전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암 정복에 기여할 좋은 정보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높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아울러 "복제배아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는 인체의 면역거부반응이 없고, 많은 수를 확보할 수 있으며, 분화시킬 수 있고, 세포주기 등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세포라는 강점을 갖고 있다"면서 "복제배아 줄기세포가 퇴행성 질환으로, 현재 치료방법이 없는, 세포가 죽는 모든 질병 치료에 유용하다"고 밝혔다.


인간의 수정란을 사용해야 하는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는 "윤리적 문제보다 질병 치료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배반포단계의 배아는 모래알보다도 작은 크기로 의식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세포덩어리에 불과하기 때문에 인간으로 취급하기는 어렵다"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복제양 돌리의 죽음을 실패한 실험의 증거로 볼 수도 있지 않느냐는 청중의 질문에 대해서 윌머트 박사는 "돌리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폐렴이 사인이지, 복제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강연이 끝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윌머트 박사는 "한국에 온 목적은 황우석 교수와 공동연구를 협의하는 것과 함께 사실 '배우기' 위해서 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올해 6월 지금까지 몸담았던 로슬린 연구소에서 에딘버러 대학으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연구환경에 충분한 지원을 받게 됐다"고 소개하면서 "지난 3년 동안 준비해온 루게릭 병의 치료기술 개발이라는 중요한 연구를 황 교수와 함께 추진하고 싶다"고 의욕을 밝혔다.


그는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의약품 후보물질 검증을 지금처럼 환자를 대상으로가 아니라 시험관내에서도 가능해지기 때문에 효율성이 엄청 높아지고, 궁극적으로 직접적인 세포 치료(cell theraphy)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줄기세포의 높은 응용 가능성을 강조했다. 또 만약 공동연구가 진행되면 영국 정부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강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 왼쪽부터 박상대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조완규 전 교육부 장관, 윌머트 박사, 나도선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 황우석 서울대 교수


황우석 교수는 "줄기세포에 의한 연구성과는 과학자 개인이 아니라 국가의 몫이라 생각한다"고 전제한 뒤 "공동연구의 진행 여부는 현재 한국에서 함께 땀흘리고 있는 공동연구진은 물론 정부와 협의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국가간 이해득실을 잘 따져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향후 일정에 대해 황 교수는 "충분한 의견조율과 준비과정을 거치고, 오는 5월 17일 영국에서 열리는 '한-스코틀랜드 보건산업심포지엄'에 참가했을 때 윌머트 박사측의 준비상황을 확인한 후 공동연구 진행에 관한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05-04-07 13:37:39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동해 품은 독도’ 촬영하는 박용득 사진작가
  • <포토>‘어도를 걸을 때’
  • 설악산국립공원 고지대 상고대 관측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