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할인점·무점포판매 등 新업태 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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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할인점·무점포판매 등 新업태 급성장 유통개방 10년…"소비시장 확 바꿨다" 슈퍼마켓·구멍가게 등 감소세 뚜렷
  • 기사등록 2005-04-15 07:5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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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6년 우리나라 유통산업이 완전개방 된 이후 국내 소비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성)가 최근 조사한 '통계로 보는 유통개방 10년'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유통시장이 완전 개방된 지난 '96년 이후 10년동안 슈퍼마켓 등 소규모 점포의 위상은 추락한 반면, 대형할인점, 편의점, 무점포판매 등 新업태는 급성장했다.


실제로 개방원년인 '96년 대비 대형할인점의 판매액은 779.6%, 편의점은 197.2% 늘어났으며, 무점포판매업 역시 통계조사를 시작한 '00년 대비 70% 증가했다. 슈퍼마켓과 구멍가게 등이 주를 이루는 기타소매업은 각각 19.4%, 12.0%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형할인점의 급성장세는 유통업태별 점포 수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96년 28개에 불과하던 대형할인점이 지난해말 기준 275개로 10배 가량 증가했고, 개방 원년 70만6천개 정도로 추산되던 종업원 4인 이하 영세 소매상 가운데 8만개 점포는 사라졌다.


유통시장 개방에 따른 경쟁촉발로 인해 유통업체들의 생산성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종업원 20인 이상의 중대형 소매업체의 경우, 1인당 매출액이 개방 직후인 '97년 7,600만원에서 '03년 1억8,300만원으로 급상승, 규모의 경제를 통한 노동생산성의 급격한 향상을 경험했다. 그러나 4인 이하 영세 소매업체는 같은 기간 5,700만원에서 5,900만원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규모별 매장생산성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매장 1㎡당 매출액의 경우, 20인 이상 소매업체는 32.8% 감소한 반면 4인 이하 업체는 오히려 22.4% 증가했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 관계자는 "대형소매업체간 입지선점을 위한 무리한 과당경쟁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풀이했다.


개방의 바람은 유통산업구조의 변화뿐 아니라 소비자의 구매패턴에도 영향을 미쳤다. 구매패턴 변화의 가장 큰 특징은 저가격, 다양한 품목이 확보된 대형할인점으로 향하는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는 것. 과거 동네 슈퍼마켓에서 주로 구입하던 식료품은 대형할인점에서 구매하고 전자상가, 가구단지 등에서 구입하던 내구재 역시 대형할인점에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한편, 대형 유통업체의 구매력(Buying Power)이 커지면서 소비자 물가부담을 희석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개방전 8년간 소비자물가가 62.6% 상승했던 반면에 개방 후 물가는 32.8% 상승, 개방이후에 물가상승이 비교적 완만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내구재와 가공식품의 물가 상승폭은 '96년 대비 36%, -8.9%로 생활물가 상승폭(147%)을 밑돌았다. 보고서는 "개방으로 인해 구매협상력이 납품업체에서 유통업체로 이동되면서 유통업체들은 소비자에게 싼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유통서비스산업의 개방으로 경쟁력있는 新유통업태들이 탄생했지만, 동시에 영세소매상의 급격한 감소를 경험했다"며 "일본의 유통개방 30년사에 비추어 볼 때 영세 소매업체의 퇴출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10년은 ▲영세소매상의 사회 안전망 구축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한 중견기업으로 육성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대안 마련 등 중소 소매업체 지원에 정부의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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