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박쥐‘ 대규모 서식지 전남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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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박쥐' 대규모 서식지 전남서 발견 연암새굴서 집단 동면 추가 확인 서식환경 점차 안정화 추세 분석
  • 기사등록 2005-04-26 08: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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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함평군 정창진굴과 정창윗굴, 신안군 지도읍의 동굴 등에서 대규모 '붉은박쥐'(일명 황금박쥐, 멸종위기 야생동물Ⅰ급) 서식지가 발견됐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 3월 중순부터 1개월간 붉은박쥐 국내 최대 서식지인 전남 함평군 고산봉 '붉은박쥐 서식지 생태계보전지역' 일대와 인접지역인 무안군 및 신안군의 동굴(폐광 등)을 대상으로 붉은박쥐 서식실태를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제한된 서식지에 적은 개체가 서식하는 붉은박쥐의 개체수 변화추이와 서식환경 파악을 위해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기존 함평군 대규모 서식지 2개소(정창진굴, 정창윗굴) 외에 연암새굴에서 64개체가 집단으로 동면하는 것이 확인됐다. 또 신안군 지도읍의 동굴에서도 22개체가 동면하는 등 새로운 서식지가 발견됐다. 전체 개체수 규모도 지난 '00년 조사 당시 총 61개체, '03년 조사에서는 총 139개체가 발견됐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총 184개체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붉은박쥐의 개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기존 함평군과 무안군, 신안군 등에 산재해 있는 많은 동굴에 분포해 서식환경이 점차 안정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무안군 해제면 동굴, 붉은박쥐 동면 장면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붉은박쥐의 암·수 성을 조사했는데 전체 184마리 중 확인이 가능한 126마리(암컷 45마리, 수컷 81마리)의 암·수 성비가 1:1.8로 비교적 균형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붉은박쥐의 암·수 성비가 1:10에서 1:40까지 매우 낮아 멸종위협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기존 학설과 대비되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붉은박쥐 동면굴은 해발 약 70m 이상에 위치하는 작은 입구와 긴 통로로 형성됐다. 다른 종의 동면굴보다 온도(12.5℃)와 습도(97%이상)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함평군 대동면 정창2굴 내부


환경부는 이번에 조사된 집단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한편, 영산강유역환경청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국립환경연구원으로 하여금 추가 정밀조사를 실시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밀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호구역 지정검토 등 붉은박쥐 집단 서식지 보호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붉은박쥐는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중국 남부, 필리핀, 말레이시아 북부, 인도, 동부 아프카니스탄에만 분포하는 종으로 우리나라처럼 많은 개체가 집단으로 서식하는 경우는 드물며, 아직까지 정확한 생태정보가 규명되지 않은 종이다.




◀붉은박쥐 동면 모습


<<b>붉은박쥐>


박쥐목 애기박쥐과로 학명은 Myotis formosus. 앞 팔 43-52㎜, 머리와 몸통은 43-57㎜, 귀 13-19㎜, 뒷발 9-14㎜이며 우리나라의 애기박쥐과 박쥐 중 중간 크기다.


'황금박쥐'라는 애칭이 있을 정도로 예쁘고 귀엽게 생겼으며 몸의 털과 비막 및 귀의 색은 오렌지색이며, 비막에 검은 반점이 있고, 귀의 가장자리는 검은색으로 둘러져 있다.


주로 고목이나 삼림에서 휴식을 취하고, 겨울철에만 동굴에 들어가 동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동면기간은 10월 초순부터 이듬해 4∼5월까지며, 습도가 높고 따뜻한(온도 12.6 ± 0.34℃, 습도 96% 이상)동굴 안쪽에서 겨울잠을 잔다.


날씨가 추워져 주위 온도가 내려가게 되면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기 때문에 동면할 때는 체온을 낮추어 주위 온도보다 1℃가량 높게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대사율이 낮아지고 에너지 소비가 억제되므로 동면기간 동안 먹이를 섭취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4년 황해도 해주에서 처음으로 채집됐으며 최근 들어 주로 해안의 한정된 곳에서 적은 무리가 동면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아프가니스탄 동부로부터 중국 남부, 대만, 루손, 자바, 발리, 일본 대마도 및 우리나라에 분포한다.


붉은박쥐는 보통 1년에 한 마리의 새끼를 낳으며, 가을에 발정해 10월 중·하순에 교미한 뒤 먹이원인 곤충이 가장 많은 이듬해 6월 하순부터 7월 상순 사이에 출산한다. 붉은박쥐를 포함한 거의 모든 온대산 박쥐류는 가을에 교미한 후 곧바로 동면에 들어가야 하는 점과 먹이가 풍부한 초여름에 새끼를 낳아야 한다는 점. 이 두 가지를 해결하기 위해 아주 특이한 번식패턴을 갖고 있다.


즉, 가을철 교미 때에 암컷의 자궁 혹은 난관 내에 도입된 정자는 곧 바로 수정되지 않고 살아 있는 상태로 암컷의 생식도관 내에 저장돼 있다가 이듬해 봄에 수정해 곤충이 가장 많은 초여름에 새끼를 분만하도록 조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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