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보고 31>알래스카 ‘글래시어 베이’서 만난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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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보고 31>알래스카 ‘글래시어 베이’서 만난 고래 이정성 기자 2022-06-10 15:28:21

【에코저널=알래스카 글래시어 베이】크루즈가 남동 알래스카에 위치한 ‘글래시어 베이(Glacier Bay National Park)’ 앞 바다를 지날 때 갑판 주변에 5∼6명 정도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갑자기 관광객 한 명이 ‘whale(고래)∼’ 하고 소리를 질렀다.


알래스카 ‘글래시어 베이’의 빙하.

기다리던 고래가 바로 눈앞에 나타나자 정신을 못 차렸다. 사진 촬영을 위해 휴대폰을 든 채 카메라 어플을 찾는데 소중한 몇 초를 낭비했다. 겨우 찾아서 셔터를 누르려는데, ‘셀카모드’다.


정신을 다잡고 관광객들의 시선이 향한 바다를 바라봤을 때, 수면 위로 모습을 보였던 커다란 고래 꼬리가 순식간에 물속으로 사라진 직후였다.


잠시 나타나 사라진 고래의 종류는 정확하게 확인이 어려웠는데, 주변에 있던 크루즈 직원은 “ ‘글래시어 베이’ 인근 바다에는 ‘혹등고래(Humpback Whale)’가 많다”고 말했다.


알래스카 ‘글래시어 베이’의 빙하가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

미국 농무부 산하 ‘USDA(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Forest Service(우리나라의 산림청·국립공원공단 역할)’ 관계자는 “긴수염고래과의 포유류인 ‘혹등고래’는 여름에는 크릴새우 등 먹이가 풍부한 글래시어 베이에 모여 있다”며 “겨울철에는 번식과 출산을 위해 열대나 아열대의 바다로 이동한다”고 밝혔다.


1992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글래시어 베이 국립공원’의 면적은 1만3044㎢(39억4581만평) 정도다. 가장 높은 곳은 페어웨더 산(Mt. Fairweather)으로, 해발 4660m다. 공원 내에는 1045개의 빙하가 있는데, 이들 빙하가 전체 공원 면적의 27%(3560㎢)를 차지한다.


‘글래시어 베이’ 주변 바다에는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얼음덩어리들이 많이 보인다. 미국을 상징하는 국조(國鳥) ‘흰머리수리(Bald Eagle)’가 얼음 위에 앉아있는 모습도 여러 번 봤다.


홀랜드 아메리카 라인 소유의 크루즈 ‘코닝스담’ 호 레스토랑 슈퍼바이저 카사마가 마스크를 잠시 벗어 포즈를 취해 달라고 부탁하자 흔쾌히 응해주고 있다.

한국을 무척 좋아한다면서 “안녕하세요?”라고 먼저 인사를 건넨 태국 출신 여성 카사마(Kasama, 31)는 “항해하는 크루즈에서 돌고래와 고래를 자주 봤다”고 전했다.


카사마는 벤쿠버에서 출항해 알래스카를 항해하는 홀랜드 아메리카 라인(Holland America Line) 소속 코닝스담(Koningsdam) 호 레스토랑의 슈퍼바이저다.


홀랜드 아메리카 라인 소유의 크루즈에서 5년 넘게 일하고 있는 그녀는 ‘화이트 패스 철도(White Pass Railroad)’를 탑승했다는 사실을 부러워하면서 “관광열차는 타보지 못하고, 철길 옆으로 이어진 지역을 자전거와 등산으로 다녀왔다”며 사진을 보여줬다.


카사마는 “한국의 순두부와 고추장을 무척 좋아한다. 매너 좋고 잘생긴 한국남자를 만나면 즉시 결혼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6월 18일 태국 고향에 들린 뒤 7월에 댄스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198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글래시어 베이’의 한해 방문객은 2021년 기준, 약 9만명 정도다.


<이정성 미주 순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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