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보고 28>사라질 위기 처한 ‘알래스카 빙하’

메뉴 검색
<특파원 보고 28>사라질 위기 처한 ‘알래스카 빙하’ 지구온난화 직접적 영향…여름엔 영상 30도 넘기도 이정성 기자 2022-06-07 21:46:29

【에코저널=알래스카 주노】미국에서 북쪽으로 이동했더니 캐나다가 나온다. 캐나다에서 다시 북쪽으로 올라왔더니 다시 미국을 만난다. 바로 ‘알래스카(Alaska)’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차량을 운전해 알래스카로 ‘로드 트립(Road Trip)’을 했던 여행자들은 자주 곰들을 만났다고 전한다. 야영이 위험한 이유다. 곰은 단순히 식량을 강탈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국시간 2022년 6월 7일 오전 9시(현지시간 6월 6일 오후 4시), 알래스카의 주도인 ‘주노(Juneau)’에 도착했다.


주변에서 “알래스카는 매우 추울 테니 반드시 방한복을 잘 챙겨야 한다”고 조언해줘서 두꺼운 겨울옷을 여러 벌 챙겨왔지만 전혀 입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옷을 여러 겹 입어서 땀만 잔뜩 흘렸다. 중간에 벗은 옷은 이동하는데 짐이 됐다.


비가 내리는 아침인데도 기온은 영상 10도다. 얇은 패딩을 입고 있어도 전혀 춥지 않은 초가을 날씨다. 최근 몇 년 사이 알래스카의 기온이 영상 30도를 넘기도 했다는데, 온난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했다.


주노항은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Vladivostok)와 마찬가지로 겨울에도 항구가 얼지 않는 ‘부동항(不凍港)’이다. 주노항 주변은 깎아지른 산과 절벽으로 이뤄져 있다. 평지는 거의 없다. 항구 곳곳에는 바다에 기둥을 박아 만든 선착장 형태의 구조물들이 눈에 띈다. 세계 각국 언어로 환영인사를 적어놨는데, ‘어서 오십시오’라고 적힌 한국어도 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우버를 타고 항구에서 18km 떨어진 ‘멘덴홀 빙하(Mendenhall Glacier)’로 향했다. 차로 15분 거리다.


미국 알래스카 주도인 주노에 있는 ‘멘덴홀 빙하’. 앞에 ‘멘덴홀 호수’가 보인다.

‘통가스 국유림(Tongass National Forest)’ 내에 있는 빙하 중 하나인 ‘멘덴홀 빙하’는 우리나라 산림청과 같은 미국 농무부 산하 ‘USDA(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Forest Service’에서 관리한다.


미국 산림청인 ‘USDA(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Forest Service’ 직원 로디언.

미국 산림청 직원 로디언(Rodion, 37)은 “ ‘통가스 국립 산림지역’은 미국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국유림”이라고 말했다.


로디언은 ‘통가스 국립 산림지역’의 면적을 묻는 질문에 미국에서 사용하는 단위인 ‘헥타르(hectare)’와 ‘에이커(acre)’로 대답했다. 재차 한국에서 사용하는 단위를 알려주자, 컴퓨터로 다시 환산해 알려주는 친절함을 보였다.


로디언은 “통가스 국유림의 면적은 6만8796㎢제곱키로(1700만 에이커)에 달한다”며 “멘덴홀 빙하를 비롯해 모두 38개의 빙하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산림청 등에 따르면 1700년대 중반에 처음으로 ‘멘덴홀 빙하’의 녹는 속도가 쌓이는 속도를 추월했고, 현재 속도가 지속된다면 200년 안에 빙하가 아예 없어지게 된다. 빙하 길이는 매년 평균 30m∼45m 줄어들고 있다.


주노 시내의 해발고도는 0m. 주노의 가장 높은 곳은 1200m 산꼭대기의 주노 빙원(Juneau Icefield)이다. 주노 빙원에서 생긴 2개의 큰 빙하가 ‘멘덴홀 빙하’와 ‘레몬크릭 빙하(Lemon Creek Glacier)’다. 멘덴홀 빙하는 주노 빙원에서 뻗어 나와 멘덴홀 계곡에 형성된 19㎞ 길이의 빙하다.


‘멘덴홀 빙하’ 우측(동쪽)에 있는 ‘너깃 폭포’.

멘덴홀 빙하가 녹으면서 흘러내린 물과 빙하 오른쪽(동쪽)에서 흘러내리는 ‘너깃 폭포(Nugget Falls)’는 남쪽에 ‘멘덴홀 호수(Mendenhall Lake)’를 만든다. 면적은 2.6㎢, 최대 수심 61m인 이 호수에서 ‘멘덴홀 강 (Mendenhall River)’이 발원돼 흐르면서 주노와 주변 지역에 필요한 용수를 공급한다.


‘멘덴홀 빙하’는 물리학자·기상학자였던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Ohio State University) 토마스 코윈 멘덴홀(Thomas Corwin Mendenhall, 1841~1924) 교수를 기념해 1891년 재명명됐다.


◆밴쿠버공항에서 잃어버린 캐리어를 항공사로부터 돌려받았다. 이산가족을 만난 기분이다.


<이정성 미주 순회특파원>

관련기사

오피니언

주소를 선택 후 복사하여 사용하세요.

뒤로가기 새로고침 홈으로가기 링크복사 앞으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