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보고 12>뉴욕의 캠페인 “당신을 지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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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보고 12>뉴욕의 캠페인 “당신을 지켜드립니다” 이정성 기자 2022-05-22 21:17:49

【에코저널=뉴욕】“I take care of you(제가 당신을 지켜 드리겠습니다), You take care of me(당신도 저를 지켜주세요)”. ‘Stop the spread. Wear a mask(전파를 막읍시다. 마스크를 쓰세요.)’.


뉴욕 시내를 운행하는 지하철 중 ‘N Train’ 객차 내에 적힌 COVID-19 감염 예방 마스크 착용 권고 문구.

뉴욕(New York City) 시내를 오가는 지하철 객차에 적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감염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 권고 문구다.


이 외에도 뉴욕 시내를 운행하는 지하철과 버스에 부착된 전광판을 통해 COVID-19 확산 저지와 시민 감염 예방 차원의 마스크 착용 권고 문구가 수시로 송출된다.


‘월 스트리트(Wall Street)’, ‘맨해튼(Manhattan)’, ‘브로드웨이(Broadway)’, 유엔(UN) 본부 등을 오가는 도심 지하철을 직접 타봤더니, 마스크 착용율이 남부 플로리다에 비해 훨씬 높다. 캠페인 효과가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객차에 최소 20∼30% 정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했다. 드물지만 한 객차에 절반 가까운 승객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경우도 목격됐다.


일반적인 실내시설과 실외에서는 사정이 좀 다르다. 마트나 몰, 백화점, 식당 등에서는 마스크 착용 여부에 대해 업소측이나, 손님 모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고, 착용율도 떨어졌다. 실외에서는 마스크 쓴 사람 찾기가 쉽지 않다.


공신력있는 미국의 통계 분석기관인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현지시각 5월 20일 하루 동안 뉴욕 주(州) 중 뉴욕시(City of New York)의 COVID-19 확진자는 4579명이다. 최근 살짝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올해 1월 3일 최고 수치인 5만4870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에 비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다.. 뉴욕시 인구는 880만명 정도. 누적 확진자는 245만명이다.


마스크 착용 홍보를 강화해도 강제 수단이 아니기 때문에 죽어도 쓰지 않겠다는 사람은 방법이 없다. 미국이란 나라가 다양한 민족이 어우러져 살고 있어 각자의 개성도 매우 강하다.


은퇴자가 많은 플로리다의 경우, 길에서 눈을 마주치면 누구나 의례적으로 “하이(Hi∼)”하면서 인사를 주고받는다.


뉴욕에서는 각자 자기 생활이 바빠서 그런지 누군가 말을 걸어오면 별로 답갑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노숙자들이 구걸을 하려고 말을 거는 경우가 있어 오히려 의심스럽게 쳐다보기도 한다.


뉴욕에서는 길 가다 몸이 부딪히는 경우에 주고받는 “아임 쏘리(I'm sorry) 댓츠 오케이(That's OK)” 등 형식적인 인사말이 대부분이다. 각자 분주하게 생활하는 ‘뉴요커(New Yorker)’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하면서도 크게 관심도 두지 않는다.


플로리다주 올랜도 주민 그레고리 휠러(Gregory Wheeler, 66)는 “최근 몇 년 동안 뉴욕에서 플로리다로 생활 터전을 아예 옮기는 사례가 폭증하고 있다”며 “메마른 도시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정서적인 안정을 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의 도시 뉴욕에서는 지하철 승객들의 마스크 착용율이 타 지역보다 높다.

이와 함께 ‘세계 경제 수도’로 일컬어지는 뉴욕, ‘타임스퀘어(Times Square)’의 화려한 전광판 뒤에는 서민들의 힘겨운 삶도 이어지고 있다.


뉴욕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인 ‘라과디아(LGA; LaGuardia) 공항에서 숙소까지 태워 준 부탄 출신 우버 기사 쿠엔장 도지(Kuenzang Dorji, 45)’는 뉴욕의 비싼 물가에 대한 불평을 늘어놨다. 팁을 좀 더 달라는 간접적 의미로도 들렸다.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숙소까지 태워 준 부탄 출신 우버 기사 쿠엔장 도지.

도지는 “대학에 다니는 두 딸과 고등학생 아들을 뒀는데, 아내와 함께 열심히 일해도 하루하루 사는 게 경제적으로 버겁다”고 토로했다.


도지는 “집 렌트비 2500 달러를 포함해 한달 생활비로 6천 달러 정도가 소요된다”면서 “뉴욕으로 이주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생활 형편은 나아진 게 없다”고 말했다.


도지는 “지금 생각해보면 펜데믹(Pandemic) 이전이 정말 좋은 시절이었다는 느낌”이라며 “팬데믹을 겪으면서 가스비(차량 연료비)를 비롯한 모든 물가가 폭등했다. 뉴욕이 ‘가진 자에겐 천국’, ‘없는 자들에겐 지옥’이고, ‘머니 토크(Money Talks, 돈이 말하는 사회)’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나의 피곤에 찌든 초라한 행색을 본 우버 기사가 직업을 물어 본 뒤 재차 “Are you a journalist?(당신 기자 맞아요?)”라고 반문한다.


<이정성 미주 순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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