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보고 7>코로나 집단감염 우려 ‘크루즈’, 현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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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보고 7>코로나 집단감염 우려 ‘크루즈’, 현재는? 이정성 기자 2022-05-17 23:32:15

【에코저널=마이애미】미국 어느 곳 보다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바로 크루즈 여객선 터미널이다.


현지시각 16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간 17일 밤 12시 30분), 세계에서 가장 큰 여객 항구인 미국 마이애미항(PortMiami)에서 크루즈 탑승 수속을 밟았다. 마이애미항에는 1년에 433만명의 여객이 타고 내린다고 한다.


마이애미 항구에서 바하마로 출항준비를 하고 있는 로얄캐리비안 인터내셔널(Royal Caribbean international)의 크루즈 ‘프리덤 오브 더 시즈(Freedom of the Seas)’ 호.

세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감염과 확산 우려가 높았던 시기인 지난 2020년 대형 크루즈(11만6천톤급) ‘다이아몬드 프린세스(Diamond Princess)’호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당시 요코하마(橫浜)항에 격리 정박했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의 승객과 승조원 등 712명이 COVID-19에 감염됐고, 13명은 목숨을 잃으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었다.


현재 COVID-19 감염 우려로 중단되거나, 축소 운영됐던 각국의 크루즈 운항이 상당 부분 정상화되고 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 보다 약간 규모가 큰 크루즈를 타고 4박5일 일정으로 카리브해 연안과 700개의 섬으로 이뤄진 나라 ‘바하마’ 방문 일정에 나섰다.


오후 4시 정각 출발 예정인 크루즈에는 정오 이전부터 많은 승객들이 줄을 서서 탑승 순서를 기다렸다. 크루즈 선사 직원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했고, 드물게 맨 얼굴을 보이는 직원도 보였다.


마이애미항 크루즈 여객터미널에서 탑승수속을 돕는 선사직원들. 마주 보이는 우측의 젊은 흑인 여성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 나란히 서 있는 나이 든 백인 남성은 마스크를 착용했다.

승객들은 20% 정도가 마스크를 착용했다. 거리에서 대부분 마스크를 벗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 부분 크루즈 실내감염을 우려한 조치다.


크루즈 디너 식당에서 승객이 주문하는 메뉴를 받아 적는 웨이터는 두 겹의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크루즈 내 식당에서 서빙하는 웨이터들은 거의 100% 마스크를 착용했다. 그것도 두 겹으로 착용한 직원이 대부분이다. 여객터미널 탑승 수속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 실태와 전혀 딴판이다. 많은 여객 사이를 누비고 다녀야 하는 업무 특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크루즈 객실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 리스키 세샤완(Risky Setiawan, 33)은 “크루즈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실내에서 3천명이 넘는 손님들과 마주하기에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착용하고 있다”면서 “본인의 건강을 스스로 챙기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말했다.


크루즈 여행을 ‘꿈의 여행’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현지에서는 실제 경비가 그렇게 많이 들지는 않는다. 2인실 기준, 바하마를 다녀오는 카리브해 운항 4박5일 일정이 1인당(창문 없는 내실) 350불이다. 바다가 보이는 발코니 방은 550불로 조금 비싸다. 뷔페 등 전 일정의 모든 식사가 별도 비용 없이 제공된다. 스위트룸은 모두 발코니 객실이며, 1인당 900불 정도다. 교포들이 미국 방문 친지들에게 “내친 김에 크루즈 여행을 하라”고 권하는 이유다. 물론 한국에서 출발하는 항공권 비용까지 고려하면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바하마를 다녀오는 ‘프리덤 오브 더 시즈(Freedom of the Seas)’ 호는 2006년 5월 11일, 첫 출항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세계 최초로 설치한 인공서핑장을 세계 최대 규모의 크루즈였다. 2007년 같은 회사인 로얄캐리비안 인터내셔널(Royal Caribbean international) 15만6천톤급 ‘리버티 오브 더 시즈(Liberty of the seas)’ 호를 건조함에 따라 최대 크기를 빼앗겼다. 이후 크루즈의 대형화 추세로 크기에서 계속 밀리게 된다. 선박 노후화로 인해 2015년 내부를 리모델링했다.


‘프리덤 오브 더 시즈’ 호는 15만5천톤급이며, 최고 속력은 21.6 노트다. 3634명의 승객과 1300명의 승무원을 수용할 수 있다. 극장, 수영장, 아이스링크, 쇼핑몰, 카지노, 다수의 식당·레스토랑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고, 30대의 구명보트가 있다. 가격은 약 9억4700만(한화 약 1조 2천억원) 미국 달러다. 카리브 해에서만 운행된다.


◆외국으로 출장·여행하거나, 별도 용건이 있어 방문해야 한다면 COVID-19 감염자가 확진되지 않은 사람 보다 불편함이 적다. 비확진자는 배를 타거나, 비행기 탑승 때 마다 검사를 받은 뒤 음성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90일 이내 감염 이력이 있다면 ‘격리해제증명서’만 지참하면 별도 검사 의무가 없다.


<이정성 미주 순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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