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보고 6>쿠바인들의 ‘아메리칸 드림’ 열기 가득한 ‘리틀 하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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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보고 6>쿠바인들의 ‘아메리칸 드림’ 열기 가득한 ‘리틀 하바나’ 이정성 기자 2022-05-16 20:19:58

【에코저널=마이애미】미국인들에게 자국 내 최고의 휴양지로 꼽히는 곳 가운데 둘째라면 서러운 곳이 마이애미(Miami)다. 마이애미비치(Miami Beach)는 플로리다 남부의 ‘황금해안’ 중 한 곳이다.


미국 마이애미에 쿠바 이민자들이 정착해 조성한 ‘리틀 하바나(Little Havana)’ 거리.

마이애미에는 쿠바 이민자들이 많은 지역으로 알려진 ‘리틀 하바나(Little Havana)’ 거리가 유명하다. 쿠바 음식을 전문적으로 요리해 선보이는 레스토랑이 밀집해있고, 쿠바에 온 느낌이 들 정도의 분위기가 관광객들을 사로잡는다. 영어 보다는 스페인어가 많이 들린다.


쿠바 음식점에서는 라틴문화권의 여러 나라들과 비슷한 빠르고 경쾌한 리듬의 댄스음악이 흘러나온다. 19세기 쿠바에서 생겨난 쿠바 댄스곡을 ‘단손(Danzon)’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아주 흥겨워서 어깨춤이 절로 나온다.


작년 9월 쿠바에서 건너와 리틀 하바나 쿠바음식 전문점에서 일하는 클라우디아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리틀 하바나 거리에서 쿠바 이민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15일 저녁 6시(한국시간 16일 오전 7시), 쿠바음식 전문점 La Terraza(라 테라자)에서 만난 종업원 클라우디아(Claudia, 29)는 “어머니와 사촌들은 아직 쿠바에 있다”며 “8년 전 쿠바를 떠나 마이애미로 건너 오셔서 일하시는 아버지를 찾아 작년 9월에 혼자 미국으로 건너왔다”고 말했다.


클라우디아는 “리틀 하바나와 마이애미, 넓게는 미국을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현재의 생활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앞으로 삶의 목표를 하나씩 이루면서 마이애미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말했다.


쿠바의 수도 ‘하바나’는 미국식 발음이다. 스페인어는 ‘아바나’로 발음한다. 리틀 하바나 거리가 만들어진 계기는 1959년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가 주도한 사회주의혁명으로 쿠바공화국(Republic of Cuba)이 수립되면서다. 이후, 많은 쿠바인들이 미국(주로 마이애미)으로 건너왔다. 1959년부터 15년 동안 50만명의 쿠바인들이 플로리다 해협을 통해 미국으로 건너왔다.


카스트로는 1980년과 1994년 두 차례에 걸쳐 카스트로 정부에 등을 돌린 쿠바인들의 대규모 국외 탈출을 허용했다. 1차로 1만명 이상, 2차로 12만5천명이 쿠바를 떠나 미국으로 망명했다고 한다. 이후에도 일명 ‘보트피플’로 불리는 쿠바인들이 미국으로 건너와 많은 불법체류자들을 양산했다.


리틀 하바나의 쿠바계 미국인은 “미국의 불법체류자가 1200만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안다”며 “멕시코인이 가장 많고, 뒤를 이어 70∼80만명 정도는 쿠바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쿠바 이민자의 후손인 50대 초반 여성 우버 운전자 실비아(Sylvia)는 “스페인어를 많이 사용해서 그런지 영어가 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웬만한 소통은 가능하다”며 “쿠바 이민 2세들은 정치적인 이념 보다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고 말했다.


실비아는 “평일 5일 동안은 옷가게에서 일하고, 주말에만 우버를 운행한다. 마이애미 우버 기사 절반 가량은 여성인데, 대부분 만족한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수입을 묻는 질문에 “우버 기사로 버는 수입은 이틀에 600 달러 정도”라고 귀뜸했다.


쿠바는 미국의 경제봉쇄로 인한 식량난 해결과 자급자족을 꾀하면서 도시농업과 친환경농업이 발달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친환경농업 특구’인 경기도 양평군은 고 민병채 양평군수 재직 시기, 쿠바를 모델로 삼아 친환경농업을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리틀 하바나 거리에 그려진 벽화.

한편 마이애미에는 투자용도로 사놓고 개발되지 않은 빈 땅을 지역주민들이 모여 ‘도시농장’으로 활용하는 ‘커뮤니티 가든(Community Garden)’이 활성화되어 있다.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어 주민들이 나눠 먹는다.


◆지인과 연락을 주고받는데, “마이애미에 있다”고 했더니, “어머니 만나러 갔느냐”고 되묻는다. ‘MY 애미’를 ‘나의 엄마’로 둘러대는 조크다. 실제 ‘마이애미’ 지명은 인디언 부족인 마이애미족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정성 미주 순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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