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호로고루 입구의 ‘광개토대왕릉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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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호로고루 입구의 ‘광개토대왕릉비’ 한탄강과 임진강(32)  
  • 기사등록 2024-01-21 08:37:43
  • 기사수정 2024-01-21 08: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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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예전에 들르지 못한 호로고루성과 경순왕릉을 보기 위해 장남교를 건넌다. 

 

연천군 장남면 지도.

호로고루성은 연천군 장남면 원산리에 있고, 경순왕릉은 가까운 곳인 고량포리에 있다. 한국전쟁 이전에는 장단군(長湍郡)이었으나, 휴전선으로 장단군이 나눠지면서 연천군이 된 장남면(長南面)은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고남면(古南面)의 원당리(元堂里)와 장서면(長西面)의 관송리(貫松里), 반정리(伴程里)를 병합해 ‘장남면’이 됐다. 당시 장남면의 면소재지는 한국전쟁 전까지 고랑포리에 있었다.

 

연천 호로고루.

장남면 원당리에 있는 호로고루(瓠蘆古壘)는 임진강의 자연지형을 이용한 고구려의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요새(要塞)였다. ‘호로고루’라는 명칭은 이 일대의 임진강을 호로하(瓠蘆河)로 부르는데서 유래했다. 성의 둘레는 401m이며, 남쪽과 북쪽의 현무암 절벽을 성벽으로 이용하고 평야로 이어지는 동쪽에만 너비 40m, 높이 10m, 길이 90m 정도의 성벽을 쌓아 삼각형 모양의 성을 만들었다. 

 

호로고루 동벽.

호로고루 동벽은 평지로 이어져 적의 침입이 쉬운 성의 동쪽부분을 방어하는 성벽이다. 고구려가 처음 쌓았으나, 668년 고구려가 멸망하고 이어 이어진 나당전쟁(羅唐戰爭)에서 신라가 승리해 신라의 것이 됐다. 신라는 고구려성벽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성벽을 덧붙여 쌓는 방식으로 보수했다. 고구려성벽은 신라성벽에 가려져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없었으나, 한국전쟁 당시 성벽의 윗부분과 남쪽 부분이 크게 훼손으로 노출돼 알려졌다. 

 

호로고루 정상.

6세기 중엽 이후 한강유역에서 후퇴한 고구려는 7세기 후반까지 약 120여 년 동안 임진강을 남쪽 국경으로 삼으며, 임진강 하류부터 상류 쪽으로 덕진산성, 호로고루, 당포성 등 10여개의 고구려성을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했다. 

 

호로고루 서쪽 평지성.

호로고루는 고구려 평양과 백제 한성을 영결하는 간선도로상에 있을 뿐만 아니라 말을 타고 강을 건널 수 있는 길목을 지킬 수 있어 남쪽 국경방위에 중요한 기능을 수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호로고루.

지금까지 수 차에 걸쳐 발굴조사결과 성 내부에서 건물지와 수혈유구(竪穴遺構), 대규모 석축집수지, 우물, 목책 등 다양한 유구와 연화문와당, 치미, 호자(虎子), 벼루 외에도 많은 양의 고구려 토기가 출토됐다. 기와가 나온 것은 화려한 기와건물과 이에 상응한 상당히 높은 신분의 지휘관이 호로고루에 상주하고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광개토대왕릉비 전면. 호로고루 입구에는 북에서 온 광개토대왕릉비가 서 있다. 이 비는 2002년 북한에 소재한 국보급 유·벽화고분을 북한에서 모형으로 제작해 제공한 남북사회문화협력사업의 결과로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됐다. 당시 이 사업을 주도하며 이 비를 소장하고 있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2015년 연천군에 기증함에 따라 고구려의 기상을 되새기고, 남·북의 통일과 화합을 기원하는 뜻을 담아 고구려유적의 대표지인 이곳에 비를 세웠다. 

 

광개토대왕릉비 후면.

광개토대왕릉비는 아들인 장수왕이 영토를 확장한 부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당시 수도였던 국내성 동쪽(현 중국 길림성 집안현 통구지역)에 능과 함께 비를 세웠다. 

 

비석은 불규칙한 직사각형 모양의 커다란 응회암으로 4면에 44행 1775자의 비문을 새겼다. 높이는 6.39m, 너비와 폭은 1.35∼2m다. 비문은 앞머리에 시조 주몽에서부터 광개토대왕까지 계보와 업적이 적혀 있다. 본문은 광개토대왕의 정복활동 등이 기록돼 있다. 끝머리는 능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 있다. 

 

솟대.

호로고루 동벽 강변에는 솟대가 세워져 있고, 서쪽 끝 삼각지점에는 망향단이 설치됐다. 

 

솟대는 나무나 돌로 만든 새를 장대나 돌기둥 위에 앉혀 마을 수호신으로 믿는 상징물로 삼한시대의 소도(蘇塗) 유풍으로 인식하나, 긴 장대 끝에 오리모양을 깎아 올려놓아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신간(神竿) 역할을 해 화재, 질병 등 재앙을 막아 주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셨다. 

 

망향단.

통일바라기 망향단은 이곳이 접경지역으로 실향민을 위한 배려로 생각된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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