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한국전쟁 상처 간직한 ‘오봉사지 승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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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한탄강 여울소리를 들으며, 징검다리를 따라 하중도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징검다리 중간의 모래섬은 큰 자갈들이 질서 있게 깔려있다. 

 

한탄강 징검다리.

하중도에는 편도 180m의 징검다리, 2.2㎞ 구간의 산책로 등 생태탐방지역로가 조성됐다. 하천의 기능인 이수(利水)·치수(治水)·환경(環境)을 조화롭게 함은 물론 생물에게는 친근하면서 사람에게는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하는 자연친화적 생태하천으로 만들어 놓았다.

 

하중도 자갈.

하중도 하류 쪽으로는 국도 제3호의 한탄교와 경원선(서울∼원산) 철교가 나란히 놓여 있다. 

 

경원선철교와 3번 국도.

국도 제3호선은 경상남도 남해군에서 시작해 경상북도 김천과 문경을 거쳐 서울을 경유해 경기도 동북부지역인 의정부시·양주시·동두천시·연천군과 강원도 철원군을 지나 북한의 자강도 초산지역에 이른다. 한반도의 중앙을 관통하는 일반국도다. 현재 시점은 경상남도 남해군 미조면이다. 

 

한탄대교를 지나면 강둑 위로 한탄강관광지가 조성돼 있다. 관광지는 연천군 전곡리 한탄교와 사랑교 사이의 강변 1.5km에 펼쳐져 있다. 

 

한탄강어린이캐릭터공원.

한탄강이 북한의 평강군에서 발원해 철원군을 거쳐 포천시 일대를 지나 이곳에 이르러 아기자기한 계곡과 절벽을 갖춰 절경을 이룬다. 1970년 3월 한탕강유원지로 문을 열었으며, 1977년 3월에 국민관광지로 지정됐다. 주요시설로는 가족캠핑장과 보트장·어린이놀이터·다목적운동장 등이 있다.

 

오봉사지 승탑.

오후에는 짬을 내어 연천군 연천읍 고문리에 있는 오봉사지 승탑을 보기 위해 이동한다. 경기도 유형문화재로 지정(1986년 5월 7일)된 이 승탑은 승려의 사리탑으로 고려 후기부터 조선시대까지 유행한 석종형(石鐘形)으로 조성됐다. 탑신 높이 207㎝, 최대둘레 317㎝로 단아한 느낌을 주며 재질은 대좌와 승탑 모두 응회암으로 되어 있는데, 승탑의 표면에는 한국전쟁의 상처인 탄흔 자국이 남아 있다.

 

오봉사지 납골당.

이 승탑은 직사각형 받침돌 위에 종모양의 몸돌을 안치했는데, 일반적인 석종형에 비해 윗부분인 상륜부가 크게 조성된 것이 특징이다. 몸돌 상단에 연꽃문양을 둘러 조각했으며, 그 위에 돌기 띠가 굵은 선으로 뚜렷하게 새겨져 있어 인상적이다. 이 승탑에 관한 기록이 없어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으나, 현재 이 승탑에서 동쪽으로 200m 떨어진 곳에 오봉사 터가 남아 있어 이 절의 발전에 기여한 승려의 것으로 짐작한다. 가까운 곳에는 ‘오봉사 납골당’이 운영되고 있다.

 

한탄강(고능리).

오봉사 터를 둘러보고 다시 오전을 마무리했던 한탄강변으로 나온다. 옛날에는 섶다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 지금은 난간이 없는 철근콘크리트 다리를 건너 차탄천이 합류하는 지점까지 걸어간다. 

 

차탄천(車灘川)은 철원 금학산에서 발원해 37km를 남북으로 흐르는 하천이며, 순우리말로 ‘수레여울’이다. 이방원이 조선 건국을 반대하며 연천으로 낙향한 친구 이양소를 만나기 위해 수레를 타고 오던 중, 수레가 빠진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차탄천은 연천 은대리성 아래로 흘러 한탄강과 합류한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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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2-23 07: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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