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저널=강화】인천광역시 강화군의 허가를 받은 개 번식장의 동물학대가 동물단체 연대 ‘루시의 친구들’에 의해 확인됐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7월 24일, ‘루시의 친구들’이 찾은 인천시 강화군의 허가 번식장에는 털에 오물이 엉켜 제대로 눈도 뜨지 못한 개들이 다수 발견됐다. 수북한 분변에 구더기가 우글거리는 뜬장 위에서 불법 사육되고 있었다.
현장에서 구조된 개의 털 상태.
평사에 있는 개들도 최악의 불결한 환경에서 복부와 엉덩이 네 발과 얼굴에 각종 오물이 묻은 채 다수의 동물이 피부병을 앓고 있었다.
산실의 어미개들과 아기동물들도 암모니아 냄새가 진동하는 뜬장 위에서 바구니 하나에 의지하고 있었다. 신선한 물은 찾아볼 수 없었고, 바닥은 전체가 분변으로 도포돼 있어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였다.
번식장에서 개에게 급여하던 불법 축산폐기물.개들에게는 불법 수거해 온 상한 축산폐기물이 급여되고, 물은 별도로 공급되지 않고 있었다. 현장에서 탈수 등 위급한 상황으로 현장에 함께 한 수의사가 여러 마리의 개들에게 수액 조치를 해야 하는 등 총체적인 동물학대 현장이었다.
해당 번식업자는 “동물을 이렇게 키우는 거지 어쩌라는 거냐”면서 고집을 피웠다. 이에 일부 개들은 학대 현장에서 바로 구조되지 못하고, 강화군의 일시적 격리조치 대상이 됐다.
수술용 봉합실이 번식에 이용되는 개의 다리에 파고들어 궤사 직전 상태.단체들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인천광역시 조례에 따라 개들의 보호를 자청했다. 구조한 개들을 돌보는 과정에서 다리에 수술 봉합사가 매여져 궤사나 절단의 위기에 있던 개들이 다수 발견되는 등 동물학대 정황도 추가됐다. 업자는 개들을 미용 실습견으로도 제공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설득에 의해 미용 실습견으로 제공된 12마리가 추가 구조되는 등 무려 300여 마리가 구조됐다.
인천광역시에는 현재 84곳의 동물생산업체가 영업중이다. 이중 강화군 생산업체는 49개소로, 개 26곳(소규모 생산 5곳), 고양이가 17곳(소규모 생산 5곳), 생산축종이 기재 안된 4개소, 이외 개, 고양이 동시 번식 2곳이 집계된다.
강화군을 제외한 인천지역 전체적으로 35곳의 생산업체가 있으나, 이중 소규모 생산이 31곳(고양이소규모 생산업체 18곳)으로 집계돼 강화군에 번식장이 집중돼 있다.
현장 적발과 구조에 참여한 단체들은 인천시의 번식장 관리 감독 부재를 질타하며 “성장하는 미래지향적인 대도시의 한켠에서 가족으로 살아가는 반려동물들이 참혹한 고통 속에 방치된 채 적절한 행정계도와 보호 조치를 전혀 받지 못했다”며 “인천시 전체 모든 반려동물 번식장에 대한 일제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이 현장은 ‘경매장 영업의 부작용’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런 동물학대 번식장에서 직접 동물을 구입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경매장을 통해 학대가 은폐되고 세탁돼 번식과 판매가 지속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화 번식장의 동물학대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경매장 영업을 허용하는 법적 한계의 결과”라며 “다단계 판매를 허용하는 현행 동물보호법 체계 하에서는 번식장의 동물학대로부터 동물을 보호할 수 없으며, 하루라도 빨리 제 3자의 동물판매를 금지하는 것만이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구조된 후 안전한 장소에서 목욕하는 반려견.이날 현장에는 10여 곳의 루시의 친구들 단체, 지자체 담당관, 경찰 등이 출동해 밤늦게까지 구조 활동이 계속됐다, 구조된 동물중 수유중인 어미와 새끼들은 가족 단위로 돌봄이 제공될 예정이다. 동물들은 여러 단체에 분산돼 건강 평가를 거쳐 최선을 돌봄과 입양등 후속 활동이 따를 예정이다. 현장에서 집계된 각종 불법 사항들은 전부 고발조치될 예정이다.
단체들은 해당 허가 번식장이 명의를 빌려주어 운영돼 온 점을 들어 번식장의 허가 취소도 요구할 방침이다. 최소 20여 마리 이상이 출산을 앞둔 임신견들이라 최종 구조 마릿수는 350마리를 훌쩍 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수의 동물들이 피부병, 치아질환, 슬개골 탈구, 암모니아 가스에 장기간 접촉한 결과로 시력 이상 등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