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저널=서울】환경재단의 ‘그린보트’ 프로그램은 2005년에 시작되어 2019년까지 14번의 운항을 완료한 크루즈 프로그램이다. 지금은 2025년에 출항할 15번째 크루즈선의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이름이 알려진 작가, 교수, 음악인, 인플루언서들이 ‘동행 게스트’로 함께 하고 있다.
대형 크루즈 선박은 그 자체로 막대한 온실가스를 발생시킬 뿐 아니라 크루즈에서 발생하는 엔진 소음과 진동은 해양 생태계에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7박 8일 동안 선내에서 환경 특강이 진행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육식 식단의 제공과 막대한 폐기물이 배출되는 등 ‘친환경’과는 거리가 먼 일들이 벌어진다. 사실상 그린보트 프로그램은 환경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명목하에 이뤄지는 관광 사업에 불과하며, 인간 종의 일원으로서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자 고민하는 참가자들을 기만한다.
그린보트 프로그램은 대기업의 후원과 적지 않은 참가비 수입으로 운영되며, 그럼으로써 여기에 참여할 수 있는 이들은 경제적 여유를 갖춘 중상층 시민으로 국한된다. 산업화된 북반구 국가인 한국의 중상층 시민들이 크루즈 선박 위에서 환경에 대해 고민하는 사이 남반구 국가의 민중들은 기후재난과 서식지 파괴로 삶을 위협받고 멸종당하고 있다.
‘기후위기라’는 전지구적 재난이 내포하고 있는 북반구와 남반구, 부자와 빈자의 권력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부자들의 환경주의’는 문제의 본질을 은폐하며 오히려 현재의 사회체제를 공고하게 만드는 데에 기여한다.
오늘날 녹색당과 민중들의 투쟁은 윤석열 퇴진을 넘어 삶을 위협하는 지배 권력의 집합체를 향한다. 환경재단은 그린보트 프로그램을 전면 재검토하고, 엘리트 환경운동을 중단하라.
‘동행 게스트’를 비롯한 참여자들 또한 방어적 태도를 견지하기보다는 이를 성찰의 기회로 삼고서 함께 부자들의 환경주의를 반대하는 일에 함께 목소리 내자.
2024년 12월 13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