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플라스틱 사회 앞당기는 기업 ‘그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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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플라스틱 사회 앞당기는 기업 ‘그리코’ 버려지는 농수산물 활용 ‘자연순환 제품’ 생산   이정성 기자 2024-11-30 12:25:26

【에코저널=평택】“탈플라스틱 사회에 일조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

 

잉여농산물, 농수산 폐자원 등을 활용해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그리코(Grico) 박재민(45) 대표의 말이다.

 

그리코에서 개발·생산한 소재(펠렛).

지난해 5월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에 공장과 연구소를 설립,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인 그리코는 잉여농산물·농산폐자원 등을 활용해 연간 3천톤 가량의 소재(펠렛)을 생산한다. 이 소재는 손장갑, 롤백, 파우치 등 모든 비닐류 제품의 원료를 비롯해 화장품 용기, 도시락 용기, 식품용기의 원료가 된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컵라면 용기는 물론 전자제품 포장재까지 적용 가능하다.

 

그리코 소재 생산에 쓰이는 수입쌀 폐자원.

현재 연간 1천톤 가량의 수입쌀을 실비로 반입해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내년에는 수입쌀, 국산 양곡미, 고구마, 감자, 카사바, 양파 등 다양한 농산물을 활용, 연간 1만톤 이상의 소재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창고에 쌓여 상품 가치가 없어지거나, 폐기물처리비용이 발생하는 농산물을 처리비를 받고 반입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폐기물 발생·처리 현황 통계조사에 따르면 2019년 농식품 폐기량은 일평균 1만4314톤으로 2010년 대비 6.6% 증가했고, 이 때문에 발생한 경제적 비용은 20조원에 이른다.

 

매년 전세계 식량 생산량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13억톤의 먹거리가 식탁에 오르지 못하고 버려진다. 폐기되는 농식품에 의한 탄소발자국은 세계 온실가스 발생량의 6∼10% 수준인 3.3Gt(기가톤·10억t)으로 추정된다.

 

그리코는 잉여농산물과 농업폐자원 기반의 천연자원 신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순환경제’로 이어지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리코 제품을 사용 후 지자체별 재활용수거업체를 통해 수거한 뒤 비료로 만들어 다시 자연으로 환원시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박 대표는 “현재 많이 쓰이고 있는 용어인 ‘자원순환’과 차별화된 ‘자연순환’이 그리코가 추구하는 이념”이라고 말했다.

 

그리코는 환경보호와 함께 나눔 실천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노력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전체 수익의 3∼5% 정도를 독거노인, 소년가장 등 소외계층을 돕는 데 사용하고 있다.

 

배달용기에 적용된 그리코 제품은 남긴 음식물과 함께 음식물처리기계에서 분해 가능한 환경친화적 장점이 있다.

 

그리코에서 생산한 수저, 포크, 빨대, 다회용컵 등 제품.

그리코 부설 연구소에서는 부직포와 스티로폼 등을 대체하는 다양한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소재의 인장 강도, 충격강도 등 제품으로 상용화 가능 여부를 검증한다. 미세플라스틱 검출 여부와 자연분해 성능 테스트는 반드시 거치는 과정이다.

 

그리코의 국내 16개의 특허·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EU)에서도 농산물 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또 생분해성 수지원료는 환경부 녹색기술인증과 환경부 산하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미국 생분해성(BPI) 인증,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식품용기 적합 인정을 받았다. 유럽(EU) 생분해성 인증을 받아 해외에서도 공신력을 쌓아 나가고 있다.

 

그리코 연구소에서 소재 개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박재민 대표.

그리코 박재민 대표는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환경문제에 적용 가능한 제품 개발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해양오염원 중 하나인 어구, 어망, 부표 등을 대체하는 소재부터 생산·공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리코는 제주도와 전남 해안에 대량 유입되고 있는 ‘괭생이모자반’, ‘구멍갈파래’ 등도 소재 생산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미관을 해치고, 심한 악취를 유발하는 골칫덩어리 해양 생물을 자원으로 이용,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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