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마이 ‘그림 그리는 코끼리’에 관광객들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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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치앙마이 ‘그림 그리는 코끼리’에 관광객들 환호 이정성 기자 2024-08-20 03:09:12

【에코저널=치앙마이】19일 낮 치앙마이 ‘매땡 코끼리 공원(Mae Taeng Elephant Park)’에서는 인사하고, 축구공으로 묘기를 부리는 코끼리들에게 관광객들이 연신 박수갈채를 쏟아냈다. 

 

치앙마이 ‘매땡 코끼리 공원’ 입구.

‘매땡 코끼리 공원’ 방문을 환영한다는 코끼리들의 퍼포먼스.

‘코끼리 쇼’의 하이라이트는 ‘그림 그리는 코끼리’다. 네 마리의 코끼리가 제각각 다른 그림을 그렸다. 코끼리들은 사육사가 물감을 묻힌 붓을 건네면 코로 잡은 뒤 정교한 터치로 작품을 만들어 나간다. 여러 색의 칼라로 나무를 그리는 코끼리도 있고, 그림을 그리는 코끼리 자신의 자화상까지 그려내기도 한다.

 

태국 치앙마이 매땡 코끼리 공원의 코끼리가 나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자화상을 그리는 코끼리.

세계 각국에서 찾아 온 관광객들은 코끼리들의 작품이 완성되자 탄성을 자아낸다. 한 한국 관광객은 “코끼리가 지능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람보다도 더 그림을 잘 그려서 매우 놀라웠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코끼리들이 그린 작품은 1500바트(한화 6만원) 정도에 관광객들에게 팔린다. 대부분 중국 관광객들이 구입한다고 한다.

 

관광객들을 태우고 트레킹에 나선 코끼리들.

‘매땡 코끼리 공원’에는 30∼40마리 정도의 코끼리들이 있다. 인근에 위치한 4∼5개의 다른 코끼리 공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코끼리를 보유하고 있다.

 

쇼에 참여하는 숙련된 코끼리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코끼리들은 사람을 태우고, 정글과 강을 걷는 트레킹에 동원된다.

 

인간이 코끼리를 길들인 역사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최근에는 동물보호단체들이 잔혹한 길들이기 방식에 항의하기도 한다.

 

코끼리 조련사들의 손에 들린 ‘불훅’.어미와 분리시킨 새끼 코끼리를 열흘 동안 가둬놓으면서 ‘불훅(bullhook)’이라고 불리는 쇠갈고리로 온 몸을 찌르고 때린다. 바로 ‘파잔(Phajaan)’ 의식이다. 코끼리의 야생성을 없애고 복종하게 만들기 위해 4~5세 때 어미와 분리해 극도의 고통에 노출시키는 파잔 의식은 태국 전체 코끼리의 4분의 1이상이 거친다고 한다. 코끼리들은 공연이나 노역에 동원되기 위해 인간에 의해 파잔 의식을 치르게 된다.

 

치앙마이 코끼리 공원 관계자,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태국 전체 3천∼4천 마리 가량의 코끼리 중 1천 마리 정도는 굶주려 죽거나, 아사 위기에 처했었다고 한다.

 

태국 치앙마이 매땡 코끼리 공원에서 ‘코끼리 쇼’를 관람하는 관광객들.

여행업계 관계자는 “기후위기, 인간의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 상아 밀렵 등으로 서식지가 많이 사라지면서 야생코끼리들이 큰 위협을 받고 있다”며 “코끼리 공원의 코끼리들은 비록 트레킹과 공연을 위해 길들여졌지만, 안정적인 먹이 공급과 아플 때 돌봐주기에 야생코끼리 보다 더 오랜 수명이 보장된다”고 말했다. 

 

쇠꼬챙이 ‘불훅’ 사용에 대해 코끼리 공원 관계자는 “아시아 코끼리가 아프리카 코끼리보다 상대적으로 작지만, 몸길이 5~6m, 키 2~3m, 무게 3~5톤 가량의 커다란 덩치”라면서 “훈련되지 않은 코끼리가 제 마음대로 움직이면 흉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코끼리는 가죽이 두꺼워 ‘불훅’으로 자극해야 반응한다”며 “길들이기 과정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야생코끼리는 질병에 취약하고, 서식지 파괴로 굶주림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수명도 50년을 넘기지 못한다”며 “수의사들이 건강을 챙겨주는 코끼리 공원의 코끼리들은 많게는 70년까지도 살아간다”고 말했다.

 

훌라후프 묘기를 선보이는 코끼리 공원의 코끼리들.

코끼리 공원의 코끼리 한 마리가 하루 200-300kg 가량의 옥수수대를 먹는다고 한다. 먹이 공급과 코끼리 건강을 챙기는 재원이 바로 관광객들로부터 벌어 들이는 수입이다. 공원의 코끼리들은 자연으로 돌려보내도 스스로 생활하기 어려운 현실이기에 공존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지난 2012년 캐나다의 패트리샤 심스 감독과 태국 코끼리 재도입 재단은 8월 12일을 ‘세계 코끼리의 날’로 지정, 코끼리 보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보전 기금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동물보호단체도 “코끼리를 포함한 동물 체험을 하지 않는 여행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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