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비료 획기적 저감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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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비료 획기적 저감 기술 개발 경상대 교수팀, 토양환경정화용 식물체 개발 인산비료 사용 않아도 척박한 토양 잘 적응 식물 환경적응 메커니즘 분자수준서 첫 규명
  • 기사등록 2005-05-18 11: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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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농업의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화학비료 과다사용으로 인한 토양의 산성화, 염류집적 및 부영양화로 인한 토양·수질 오염이다.


특히 화학비료의 주요한 성분인 인산은 토양 중에 충분히 있는데도 녹지 않는 불용성(不溶性) 상태로 해마다 새로 시비를 해야 하고, 그로 인해 토양 속에 과다하게 집적되기 때문에 토양의 척박화와 황폐화의 주범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많은 연구자들이 토양 중에 존재하는 인산을 잘 흡수할 수 있는 식물체를 개발, 비료 사용량을 줄여 토양을 정화할 수 있는 식물체의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성공한 사례는 없다.


국립 경상대학교(총장 조무제)는 BK21 대학원육성사업단과 환경생명과학국가핵심연구센터 소속 윤대진(42·분자생물학과) 교수가 식물의 환경적응 메커니즘을 분자수준에서 세계 처음으로 밝힌 논문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5월호에 게재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상대 윤대진 교수팀이 발견한 유전자를 이용하게 되면 인산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척박한 토양에서 잘 자랄 수 있는 토양환경정화용 식물체를 개발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식물생산성 향상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미국 퍼듀(Purdue)대학과 공동연구로 수행됐으며 백동원 박사과정학생(BK21대학원육성사업단)과 구윤덕 연구원(환경생명과학국가핵심연구센터)도 공동저자로 발표됐다. 또 환경생명과학국가핵심연구센터와 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사업인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의 연구비 지원으로 이뤄졌다.


인간에게 각종 유용자원을 제공하고 있는 식물체가 지구온난화, 오존층 파괴, 산성비 등 지구규모의 환경문제로 인해 위기에 처하자 최근 생명공학을 이용, 환경스트레스에 잘 적응하는 식물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식물 스스로 외부 환경스트레스를 인식하고, 신호전달을 통해 방어 유전자들을 발현함으로써 스스로 보호하는 능력, 즉 환경스트레스에 대한 자체방어시스템을 알아내 그 기능이 강화된 식물을 개발할 수만 있다면 그 활용도와 경제적 부가가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물의 환경스트레스 신호전달 경로가 복잡하게 얽혀 있을 뿐만이 아니라, 하나의 유전자만으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재까지 이에 대한 연구는 개념정립단계일 뿐만 아니라 분자수준에서의 연구는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윤대진 교수팀은 이러한 것에 착안, 식물의 환경스트레스 저항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표현형으로부터 알아낼 수 있는 분자유전학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식물의 환경적응 메카니즘에 SUMO ligase (스모라이가제)가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으며, 식물의 환경적응 메커니즘을 분자수준에서 세계 최초로 규명할 수 있었다.




왼쪽부터 구윤덕 연구원, 윤대진 교수, 백동원 씨


윤대진 교수팀은 고유의 돌연변이체들을 대량으로 확보하기 위해 애기장대 식물의 유전체에 T-DNA(티디엔에이)라고 하는 표식된 유전자가 삽입된 돌연변이체를 대량으로 작성했다. 이 돌연변이체들을 환경스트레스가 가해진 식물배지에 파종해 스트레스 하에서 잘 자랄 수 없는 돌연변이체를 선발했다. 이들 중 하나는 정상적인 상태에서 대조군(wild-type)식물체와 구별 없이 잘 자라지만 식물의 필수 영양소인 인산이온(phosphate)이 결핍된 상태에서는 생육에 이상을 초래하는 표현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윤 교수팀은 확보한 돌연변이체가 식물의 인산흡수신호전달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유전자가 결핍된 돌연변이체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었다. 인산은 식물체에 가장 중요한 영양소원의 하나이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인산에 표현형을 보이는 돌연변이체를 확보하고자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확보된 돌연변이체는 식물의 인산결핍 유전자에 관해 최초로 분자수준의 연구를 할 수 있는 재료가 될 것으로 판단, 연구를 계속했으며 그 결과 돌연변이체로부터 해당 유전자를 분리할 수가 있었다는 것. 또 이 돌연변이체는 스모라이가제 유전자에 T-DNA(티디엔에이)가 표식되어, 스모라이가제가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없음을 알 수가 있었다.


이렇게 식물에서 최초로 분리한 스모라이가제를 사용해 연구한 결과 스모라이가제는 세포의 핵에 존재하면서, 인산흡수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의 발현을 활성화하는 전사조절인자(transcription factor)인 PHR1(피에이치알원)에 SUMO(스모)를 붙여 줌(ligation)으로써 인산흡수신호전달 조절에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스모라이가제 유전자가 파괴된 식물체는 정상적인 환경에서는 대조군과 비슷하게 잘 자라지만, 인산이 결핍된 상태에서는 인산흡수 신호전달기능을 원활히 수행할 수가 없기 때문에 잘 자랄 수가 없게 된다.


윤대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환경스트레스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핵심 유전자를 분자 수준에서 최초로 규명하고 그 기능을 밝히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됐으므로 앞으로 이 분야 연구의 학문적 수준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또 “환경스트레스 관련 유전자를 확보할 수 있는 우리 고유의 신기술과 노하우를 확보해 미래 환경산업에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윤 교수는 ‘03년부터 미국 퍼듀대학에 현지 연구실을 설치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그동안 총 10편 이상의 최상급 SCI 논문(국제적 학술지)을 Purdue대학교와 공동으로 발표해 왔다. 윤 교수의 이같은 연구성과 및 활발한 교류를 바탕으로 경상대학교는 퍼듀대학교와 지난 6일 복수박사학위제 협정을 조인했다.


윤 교수는 ‘03년 복합재해저항성 식물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미국학술원회보(PNAS)에 발표했을 뿐 아니라 지난 1월에는 ‘식물유래 비만 당뇨억제 물질발견’으로 신약개발 분야 세계 최고 저널인 몰레큘러 셀(Molecular Cell)에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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