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성 기자
【에코저널=양평】“정부로부터 전국 최초 ‘친환경농업 특구’로 지정된 양평군의 자부심을 그대로 살리고, 친환경농업을 실천해 온 농업인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
추석을 하루 앞둔 16일 낮 12시, 양평친환경 로컬푸드센터 직매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매장을 방문한 양평친환경 로컬푸드센터 전주선 이사장의 말이다.
올해 7월 25일 취임한 양평친환경 로컬푸드센터 전주선 이사장은 “현재 우리나라 로컬푸드 대부분은 농협 위주로 구성돼 있고, 완주군, 세종시, 군산시 등 일부 지자체의 경우엔 지역농업 활성화를 위해 관(官)이 적극적으로 주도해 나가는 형태”라면서 “전국 로컬푸드 중 민간주도 형태는 20%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선 이사장은 취임 직후 “그간 양평친환경 로컬푸드센터 직매장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운영됐다면, 앞으로는 ‘로컬푸드’의 제대로 된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중점을 둘 생각”이라며 “지금도 로컬푸드에는 단순히 두부 한 모를 사기 위해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단골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먹거리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콩’은 대표적 유전자조합농산물(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이기에 수입 콩으로 만든 두부에 대한 거부감이 높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나온다.
전주선 이사장은 양평친환경 로컬푸드센터 경영과 관련, 평소 생각해 온 부분을 취임 직후부터 가장 우선적으로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우선 경기도지사로부터 허가를 받아 영리단체로 운영해 온 양평친환경 로컬푸드센터를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비영리단체인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시켰다.
‘로컬푸드’ 기본 취지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영리단체는 양평군 관내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에 한정해 소비자에게 공급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직매장에서 다양한 품목으로 구색을 맞춰 판매하기 어려웠다.
양평친환경 로컬푸드센터가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된 이후에는 직매장에서 경기도내 생산 모든 친환경농산물 취급이 가능해졌다.
전주선 이사장은 양평군에서 생산되는 친환경농산물의 학교 급식 납품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전 이사장이 지난 2022년부터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경기도친환경학교급식 양평군출하회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경기도내 친환경농업인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는 31개 시·군 중 수원시 등 도시지역을 제외한 29개 시·군별로 각 지역에서 별도 출하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는 친환경 농·특산물을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을 통해 학교 급식으로 납품하고 있다.
전 이사장은 “관행농업에 비해 여러모로 어려운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농민들의 수고를 너무 잘 알고 있다”며 “고생한 만큼 충분한 대가를 얻어 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려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전 이사장은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1977년 공군사관학교(28기)에 합격해 3개월 가입교 기간 룸메이트와 사소한 말다툼을 벌이는 모습이 4학년 생도위원장에게 적발돼 ‘명예위원회’에 회부돼 결국 자퇴로 이어진 바 있다.
전 이사장은 양평읍 원덕리에서 태어나 원덕초등학교, 용문중학교, 서울 성동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공사 자퇴는 고향 주민들과 출신학교가 공사 합격 축하 현수막을 내걸며 자랑스러워했던 상황이였기에 그에겐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다.
전 이사장은 “저를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차마 얼굴을 똑바로 들고 고향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괴로웠다”며 “공사 졸업이 어려워 진 상황에서 특전사 하사관 모집 공고를 접한 뒤 ‘비행기를 탈 수 있다’는 생각에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 이사장은 1977년부터 1985년까지 특전사 하사관으로 12년 동안 복무하면서 C-123 수송기 등 다양한 비행기에 올라 자신의 한을 풀었다. 수 백회의 점프를 무사히 마친 정예 특전요원의 삶을 살았다.
전 이사장은 “양평친환경 로컬푸드센터 직매장의 내년 연간 매출액을 35억원 정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양평군이 명실상부한 ‘친환경농업의 메카’로 전국 지자체의 친환경농업을 선도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