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소수서원 최초 이름은 ‘백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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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소수서원 최초 이름은 ‘백운동’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서원을 따라(8)  
  • 기사등록 2024-08-10 08:4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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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죽계천 건너편에는 바위에 새겨진 ‘白雲洞(백운동)’이란 흰 글씨와 붉은 칠을 한 ‘敬(경)’자가 보인다. ‘白雲洞’은 소수서원의 최초의 이름이고, ‘敬’자는 ‘敬以直內 義以方外(경이직내 의이방외)’를 주세붕이 ‘敬’자 한 글자로 표현한 것이다. 곧 ‘경으로써 마음을 곧게 하고 의로써 밖으로 드러나는 행동을 반듯하게 한다.’는 뜻이다. 

 

소수서원 ‘경’ 자바위.

소수서원 취한대.

그 옆의 취한대는 자연을 벗하며 시를 짓고 학문을 토론하는 곳이다. 퇴계 이황이 터를 닦고 옛 시 송취한계(松翠寒溪)에서 따온 것으로 ‘푸른 산의 기운과 시원한 물빛에 취해 풍류를 즐긴다’는 의미다. 

 

죽계교.

소수서원과 선비촌 사이의 죽계교(竹溪橋)를 건너면 바로 영주시가 운영하는 선비촌이다. 소수서원과 함께 운영한다. 조선시대 전통가옥을 복원하고, 생활상을 재현했다. 유교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다. 

 

선비촌은 선비들이 실제로 살았던 생활공간을 그대로 복원했고, 그들의 정신을 담은 <수신제가(修身齊家)>, <입신양명(立身揚名)>, <거구무안(居求無安)>, <우도불우빈(憂道不憂貧)>의 네 구역으로 조성돼 있다. 

 

수신제가(修身齊家)란 ‘자신을 수양하고 집안을 올바르게 가꾸는 것’을 말한다. 선비들은 수신을 위해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공부하고 바르게 실천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구역에 있는 ‘김상진 가옥’은 영주시 부석면 소천리에 있던 건물로 1900년도에 건축된 것으로 추정된다. ‘항상 자신을 수양하면서 늘 바른 마음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던 곧은 정신과 부드러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집 같다. 

 

우금촌 두암 고택.

‘입신양명(立身揚名)’은 “자신의 뜻을 확립하고 이름을 드날린다”는 뜻으로,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유명해지는 것’을 말한다. 이 구역에 있는 ‘두암 고택’은 영원군수 해미현감을 역임한 두암 김우익이 1590년(선조 23)에 건축한 집이다. 선비촌에서 규모가 가장 크며 중심이 되는 곳이다. 영주시 이산면 신암2리 우금촌에 있던 고택으로 ‘口’자형 집으로 몸 칸 한집 당 6칸으로 구성돼 있다. 이 외에도 장수면 화기리에 있던 인동장씨 종택(1600년 초 건축 추정)이 있다. 

 

선비촌 인동장씨 종택.

‘거구무안(居求無安)’은 ‘사는 데 있어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명상과 풍류를 즐기면서도 자신의 안위를 우선하지 않고 현실의 잘잘못을 비판한 영주 선비들의 곧은 기개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선비촌 김문기 가옥.

만죽재 고택.

대표적인 가옥은 ‘김문기 가옥’으로 크게 안채와 사랑채로 이뤄진 기와집이다. 안채는 안방, 건넌방, 작은 사랑방, 대청과 부엌이 일자형태를 취하고, 지붕은 팔작지붕이다. 이 외에도 박수 선생이 무섬마을에 입향해 건립한 ‘만죽재(晩竹齋) 고택’이 있다. 

 

‘우도불우빈(憂道不憂貧)’은 ‘도를 걱정하지 가난을 걱정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 말은 공자의 ‘군자는 도를 추구하지 먹을 것을 추구하지 않으며, 군자는 도를 걱정하지 가난을 걱정하지 않는다(君子謀道不謀食, 君子憂道不憂貧)’는 말에서 나온 것 같다. 가난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청빈한 삶을 살았던 선비들의 체험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대표적으로 ‘장휘덕 가옥’이 있다. 이곳에는 두암 고택의 하인과 노비가 외거(外居)하는 가람집(하배집)이 있다. 

 

선비촌 죽계루.

선비촌에서는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서예체험, 인성교육, 밥상머리교육, 전통혼례, 전통예절교육 등 체험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소수서원 충효교육관.

이 외에도 선비촌의 무쇠공방 배순대장간, 당나귀가 끌어 주는 마차체험이 있다. 저자거리에는 도예공방, 종갓집, 수랏간, 전통찻집, 주막집, 죽계루 등과 소수박물관이 있으나, 갈 길이 바빠 발길을 돌려 안동의 도산서원으로 향한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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