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한탄강 현무암, 귀중한 지질 연구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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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한탄강 현무암, 귀중한 지질 연구자료 한탄강과 임진강(20)  
  • 기사등록 2023-12-10 08:50:18
  • 기사수정 2023-12-10 08:5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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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다시 마을 쪽으로 올라오면 벼 이삭이 노랗게 익어가는 논길이 보이는 순간 이미 몸은 논두렁 한가운데로 향한다. 어릴 때 밭두렁 논두렁 헤집고 다니며 메뚜기 잡던 추억이 되살아난다. 


논두렁 길.

하릴없이 서 있는 것 같아도 참새를 막아주던 허수아비는 어디로 갔을까? 짧은 논두렁 길이지만, 아주 오래된 옛날 꼭꼭 숨겨 놨던 기억을 회상해 본다.


농업용수펌프장.

추억에 잠겨 한참을 걸어가다가 다시 강변 길로 접어든다. 강변에는 논으로 물을 공급하는 배수관이 강바닥을 향하고, 언덕 아래에는 양수장이 때를 기다린다. 


소수력발전소.

현무암 용암대지는 보수력(保水力)이 약해 농사짓기가 힘들었는데, 지금은 양수시설의 발달과 함께 한탄강 주변에는 60여 개의 양수시설이 가동돼 주로 논농사를 위해 한탄강 물이 이용된다. 그 옆으로는 보(洑)로 가둔 물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소수력발전소가 세상의 빛을 만들어 낸다.


말벌집.

조금 앞으로 걸어 나가면 강변의 주상절리 틈새에는 말벌들이 집을 지어 놓았다. 말벌은 몸길이는 20∼25㎜이다. 몸 색깔은 흑갈색이며, 황갈색과 적갈색의 무늬가 있다. 말벌 무리에는 말벌, 땅벌, 쌍살벌 등이 속한다. 장수말벌은 말벌 무리 중 가장 크고 힘이 세다. 말벌의 암컷은 생식기능을 가진 여왕벌과 가지지 못한 일벌로 구분되며, 산지의 집 처마 밑이나 바위 벼랑에 집을 만들고, 집 모양은 종에 따라 다르지만 내부는 층층구조로 통풍이 잘되는 특징을 가진다. 


현무암 주상절리.

한탄강 현무암은 지금으로부터 약 50~15만 년 전에 용암이 한탄강을 따라 형성된 제4기에 해당한다. 휴전선 이북의 오리산(해발 452m)과 여기에서 동북쪽으로 24㎞ 떨어진 680m 고지에서 분출한 현무암질 용암이 한탄강을 따라 평강, 철원지역의 하천과 저지대를 모두 덮고, 연천군 전곡일대를 지나면서 비교적 규모가 작은 주상절리가 만들어졌다. 은미정질(隱微晶質) 또는 세립질 (細粒質)로 구성된다. 이들 용암이 쌓일 때까지 상당기간 부정합(不整合) 관계가 지속됐다. 


백의리층.

바로 옆에는 ‘백의리층’이 있다. 현무암 절벽 아래 아직 암석화 되지 않은 퇴적층을 백의리층이라 부르는데, 이는 연천군 청산면 백의리(白蟻里) 한탄강변에서 처음 발견해 붙여진 이름이다. 약 6500만 년 전 화산폭발로 인해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생성된 지층이다. 현무암 아래 눌려있으면서 아직 암석화 되지 않은 지층으로 자갈들이 많은 역암층(礫巖層)으로 구성돼 있어 한반도 지질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발길은 다시 데크 길을 따라 한탄강 하류로 향한다. 강변 양안으로는 한탄강 특유의 주상절리대가 단애(斷崖)를 이루고, 가운데로 흐르는 강물은 쪽빛이다. 


물봉선.

옛날 신랑과 신부가 결혼할 때 썼다는 사모와 비녀를 닮은 사모바위와 비녀바위(신부바위)가 있다는 안내판이 보이는데, 실물은 잘 보이지 않고 그 옆으로 대신 물봉선이 붉게 피었다. 물봉선은 쌍떡잎식물 무환자(無患者)나무목 물봉선화과의 한해살이풀이다. 


고인돌.

길옆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됐는지 알 수 없지만 지석묘(支石墓) 같은 고인돌도 보인다. 고인돌은 말 그대로 ‘돌을 고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고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무덤 형식이다. 무덤 속에는 주검만을 묻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토기나 석기, 청동기 등의 다양한 유물을 넣기도 하므로, 무덤은 그 시대의 사회상을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유적이 된다. 고인돌은 박물관의 전시실이 아닌 자연 현장에서 뚜렷하게 대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고조선 시대 유적이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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