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거대한 중국, 그 위력을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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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중국 조장시】중국 산둥성(山東省) 조장시(棗莊市)와 자매결연을 체결하는 양평군대표단과 함께 지난 20일 오후 1시 5분 인천발 대한항공 KE841편에 탑승했다.


대표단을 실은 여객기는 1시간 40분 뒤 청도(靑島 칭다오) 공항에 무사히 도착, 조장시에서 마중나온 버스와 승용차를 이용해 460km 정도 떨어진 조장시로 향했다.


취재기자가 탄 25인승 미니버스에는 두 명의 운전기사가 탑승, 교대로 운전했다. 문제는 운전자들이 5시간 가까운 운행시간 내내 과속과 지그재그 운전을 했다는 것. 중간에 소나기가 내려 시야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지만, 운전자들의 용감한(?) 운전스타일은 시종 바뀌지 않았다.


고속도로 특성상 대형화물차가 많이 통행하는 가운데 버스가 화물차 옆을 지나거나, 차량을 바꿀 때마다 일행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버스는 운행 내내 비상등을 켜고, "삐요 삐요' 소리를 내는 싸이렌과 경적도 수시로 울려댔다.


대표단 한 일행은 "조장시 운전자들이 멀리서 방문한 귀하신 손님을 빠른 시간 내에 목적지로 안내하기 위해 다소 무리한 운전을 하는 것 같다"며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중국 출장을 위해 새벽부터 집을 나서야 했던 대표단 일행 대부분은 피곤이 몰려와 장시간 이동하는 버스에서 잠을 청하려 했으나, 결국 졸리는 눈을 치켜 뜨고 긴장을 멈출 수 없었다.


조장시에 도착한 뒤 일행들은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이구동성으로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한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했다.


중국 도착 뒤 여장을 푼 다음날 첫 일정은 양평군의 농업기술센터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조장시 농업하이테크단지 방문. 이곳에서는 가지와 토마토 등 12가지 정도의 농작물을 시범재배했다. 가지의 경우, 야생가지와 접을 붙여 병·해충에 강한 작물로 키우기 위한 노력을 벌였다.


조장시 공무원들도 나름대로 친환경농업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넓은 면적에 대규모로 경작하기에 실제로는 여의치 않은 것으로 느껴졌다.


대표단 일행인 장호균 양평환경농업21 대표는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종자를 수입해 로얄티를 지급하는 실정"이라며 "조장시와의 자매결연을 통해 우량 종자개발과 시험 배지 확보 등의 협력을 추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장시 농산물 대부분은 농약을 사용해 재배되고 있다. 일부 저농약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노력이 아직은 많이 부족해 보였다.


환경문제에 있어서도 큰 오염방지 노력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부분이 확인됐다. 논에 보이는 하천 수질은 탁도로 짐작이 가능했고, 대기질 또한 시야가 멀리 확보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21일 농업하이테크단지에 이어 찾은 곳은 비단공장과 기계설비공업단지, '선산(仙山) 요양원', 온천단지. 비단공장은 우리나라 1960∼1970년대의 상황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했다. 악취가 풍기는 열악한 작업조건에서 근로자들이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는 작업에 열중했다.


철을 용광로에 녹여 주물제품을 생산하는 곳에 근무하는 중국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고, 열악한 작업조건에 크게 안타까워하는 일행들도 많았다. 찌는듯한 무더위 속에서 대표단이 방문하는 곳이 다소 실망스러운 곳이라 '조장시에서 왜 이런 일정을 짰는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기계설비공업단지와 '선산요양원', 온천단지는 아직도 개발이 진행되는 현장으로 조장시의 변화가 머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점심식사 뒤 대표단은 조장시에 진출한 한국 봉제기업과 찻잔을 만드는 대만기업을 방문했다. 이어 중국 국영기업인 풍원그룹본사를 방문, 석탄산업을 비롯해 다양한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이 기업의 사업영역을 듣고, 조장시의 미래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대표단은 22일 북경↔상해 고속열차 구간에 위치한 조장역을 견학했다. 잠시 뒤 대표단을 태운 차량이 갓길에 멈춰 섰는데, 모든 일행들은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차량이 주차한 곳 건너편에 보인 조장시 행정타운의 규모에 모두들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정부 과천청사 규모를 능가하는 조장시의 현대식으로 지어진 첨단 행정타운 건물은 우리가 이제껏 방문했던 조장시의 허름한 공장을 비롯해 다른 견학지에서 느낀 감정과 크게 대조됐기 때문이다. 조장시 공무원의 수가 9만명을 넘는다고 듣기는 했으나, 행정타운의 위상에 크게 위축된 것이 사실이다.


방문 첫날 환경분야에 무관심해 보이는 느낌을 받았던 한국 대표단. 조장시의 공장과 거리의 모습이 상대적 우월심으로 작용했던 것이 사실이다.


960만㎢의 넓은 영토를 가지고 있는 중국. 이중 조장시 면적은 4563k㎡. 양평군대표단은 3박4일의 여정 중 교통편으로 이동한 시간을 제외하고 조장시의 어느 정도를 보고, 느낄 수 있었다.


대표단이 방문한 지역은 중국 전체를 볼 때 조족지혈(鳥足之血)의, 조족지혈, 또 조족지혈의 '새 발의 피'도 되지 않는다. 중국은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말을 새삼 새겨본다. 따라서 보고 느낀 것 또한 시행착오가 많을 수 있다.


대표단은 귀국길에 오르기 위해 내일 아침 5시 30분 현지에서 출발, 공항으로 이동한다. 현재시간은 22일 오후 8시 40분(중국 현지시각) 중국의 미래, 조장시의 미래가 예사롭지 않아 다양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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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7-22 21: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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