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씨앗의 세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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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씨앗은 진화의 주역을 맡아왔고, 개화와 결실의 과정은 인간과 동물의 세계를 연구를 위한 문명의 주역을 맡아왔다.

이 지구상에는 어떤 식물이든지 홀로 살아갈 수는 없을 뿐더러 단지 한 종만이 남아서 지구의 생태계를 유지할 수도 없다. 다양한 종의 분포를 통한 생물간에 유연관계가 어우러져 생태계가 보존되는 것이다. 씨앗은 형성돼 후손을 퍼뜨리는 역할 외에도 오랫동안 많은 동물들의 생장을 위한 먹이로 이용돼 생태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산업화 이후 화석연료의 사용에 따른 대기오염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환경생태의 파괴는 물론 지구온난화에 따른 서식지의 변화에 크게 영향하고 있다. 특히, 오존층의 감소는 식물의 생리적인 환경적응을 위한 에너지 분배에도 영향을 미친다. 테르펜류, 페놀화합물(리그닌, 플라보노이드, 안토시아닌, 탄닌), 질소화합물질(알카로이드)과 같은 2차대사물질의 생산량이 증가돼 번식력이 약해지고 유전자변형(돌연변이)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산업활동의 증가에 따른 야생동식물의 서식지 감소는 인간의 건강한 삶도 위협하고 있다.

이 지구상에는 약 25만종의 식물종이 분포하고 이 종의 대부분은 씨앗을 통해 후손의 번식이 이뤄진다. 식물의 씨앗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꽃가루가 밑씨 또는 암술머리에 꽃가루받이가 이뤄져 꽃가루관이 생겨 정자를 밑씨까지 운반해 수정이 일어나게 된다. 소나무와 같은 식물은 난자, 정자의 성숙이 느려 꽃가루받이가 일어나고 수정이 되는데 까지 무려 일년이상 걸린다.

식물에 따라 어린 후손을 포함하고 있는 씨앗의 수와 크기는 어떻게 다른가? 복숭아나 자두처럼 씨가 하나씩 들어있는 열매가 있는가 하면 애기똥풀, 등나무처럼 한 꼬투리에 여러개의 씨가 있는 식물도 있다. 우리가 단순히 생각할 때 한 열매에 씨앗이 몇 개가 있다는 것은 씨방내에 밑씨의 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식물은 과에 따라 씨방내의 밑씨의 수는 큰 차이가 있다.

오랜 기간 식물의 자연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을 통해 진화해온 식물들은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국화과나 난초과처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씨앗을 포장하고 있다. 국화는 한 씨방에 밑씨가 하나이기 때문에 한 열매에 씨앗은 하나다. 그러나 난초는 한 열매에 약 200~300만개의 씨앗을 가지고 있다. 두 과 식물은 품종에 따라 열매에 포장하는 씨앗의 수가 크게 다르다.

식물은 자가수정 또는 타가수정처럼 다른 수정 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이 방식이 열매내 씨앗의 수에 영향을 미친다. 즉 자가수정식물(85%)이 타가수정(50%)식물보다 씨앗의 결실률이 높다. 나무는 약 33%만이 밑씨가 씨앗으로 자란다. 이같은 결실률의 차이는 수정방법에 따른 꽃가루 이용효율 차이에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

식물은 한 장소에 수년간 생장하면서 곤충을 비롯한 초식동물의 공격을 극복하고 우량한 종을 남기려고 자기방어기작을 통해 진화해왔다. 종자 생산 과정을 에너지 이용 측면에서 보면 열매 당 씨앗의 수가 많아야 생산단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씨앗이 많은 열매를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자연생태 군락에서 씨앗이 많이 들어있는 열매는 눈에 잘 띠기 때문에 포식동물의 공격이 많아져 희생율이 높다. 반면 한 열매에 씨앗이 하나씩 들어 있는 식물은 종자생산을 위해 너무 많은 자원을 소비하는 산고의 고통을 겪지만 먹이이용도가 낮기 때문에 섭식곤충에 의한 종의 보존율이 높은 것이다.(계속...)

<글;이상각 박사/들꽃수목원 생태환경농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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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5-12-10 21: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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