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한국환경공단 직원들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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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환경관리공단 임직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공단 웹진을 통해서나마 여러분을 뵙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먼저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선진화계획에 따라 내년 1월 통합기관으로 한국환경공단 출범을 앞둔 시기임을 감안, 그간 여러분들이 겪은 심적 고초와 동요에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환경부가 지난 11월 17일 박승환 前의원이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에 내정됐다고 발표한 이후 그동안 미뤄왔던 통합과 관련된 구체적인 문제들이 여러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잘 정리되고 있기를 바랍니다.


공단 홍보비서실이 원고를 의뢰하면서 ①언론인이 바라본 환경관리공단 ②환경동향 및 이슈에 대한 견해 ③한국환경공단의 역할(바라는 점) 등으로 제안한 세 가지 주제 가운데 제일 마지막 주제를 택해 환경전문언론사 발행인으로서 좀 더 솔직한 제 생각을 옮기려 합니다.


어떤 조직이건 조직원들이 급격한 대내·외적인 변화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불확실한 미래를 사는 시대에 통합 논의가 시작된 이후 공단 직원 여러분께서 편한 마음으로 맡은 바 업무에 충실히 임하는데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통합 과정에서 일부직원들의 "행여나 직급조정에 따른 불이익을 받지나 않을까" 또는 "인력감축이 있지는 않을까"하는 우려도 잘 알고 있습니다.


환경관리공단과 한국환경자원공사는 직급별 조직체계는 물론 1급 승진 소요기간에서 큰 차이를 보인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체계적인 통합조직을 갖추기 위한 직급조정은 개인의 경력을 재환산하는 작업을 통해 적절한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여기서 제가 알고 있는 얘기를 한 가지 전해드리겠습니다.


1960년대 미국 버지니아 주는 흑인은 테니스를 칠 수 없게 법이 존재했습니다. 그런 곳에서 경비원의 아들로 태어난 아서 애쉬는 메이저 테니스대회에서 최초로 우승한 흑인 남성입니다. 1968년과 1975년엔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했던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가 됐습니다. 


애쉬는 1979년 심장질환으로 은퇴한 뒤 테니스 코치, 방송해설자, 그리고 흑인들과 빈곤층 어린이를 위한 인권운동가, 자선 사업가로 활발하게 일했습니다. 애쉬는 심장수술 때 받은 수혈로 자신이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을 1990년에 알게됩니다. 하지만 이후 더욱 열심히 사회봉사활동에 매진했습니다.


애쉬가 에이즈와 싸울 때 누군가 "왜 하나님은 당신에게 그렇게 무서운 질병을 주었을까요.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라고 말하자 그는 "내가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들었을 때 '왜 나지?'라고 절대 묻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내 죽음에 대해서도 '왜 나지?'라고 묻지 않겠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가 1993년 50세로 세상을 떠나자 뉴스 앵커조차 그의 죽음을 전하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왜 나지'라고 돌아볼 겨를이 없이 열심히 사는 삶, 공단 직원 여러분들이 그러한 삶으로 생활하리라 믿습니다.


다음은 구조조정 목표에 따른 정원감축입니다. 이 문제도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입니다. 구조조정 기간까지 정년퇴직 등 자연 감축되는 부분을 포함해 추가로 다른 사업영역을 개척해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의 노력으로 인력퇴출의 최소화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박승환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내정자도 에코저널과의 전화인터뷰에서 "한국환경공단은 '녹색성장시대'를 맞아 새로운 영역 개척에 좋은 시기를 맞고 있는 만큼, 신사업을 발굴해 필요한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견해를 밝힌 바 있습니다.


통합공단에 있어 정말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되는 것은 조직 구성원의 결속입니다. 통합공단은 두 기관이 하나로 합치는 것입니다. 출범 이후에도 과거 소속된 기관 출신의 직원들끼리 별도로 움직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이는 통합조직의 안정을 해하는 큰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른 직원들을 배려하는 마음입니다. " '님'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만 찍으면, '남'이 된다"는 트로트 가사를 생각해 봅니다. '님'의 사전적 의미는 씨''보다 높임으로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입니다.


통합공단 직원들은 일반직과 기능직 직원이 차별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또 직위가 높다거나, 중요한 보직을 맡고 있다고 해서 다른 직원들을 홀대하는 일도 없어야 하겠습니다. 직원들은 모든 동료들을 마음 속에 '님'으로 담아야 합니다. 소중한 동료의식이 조직 발전의 큰 밑바탕이 되기 때문입니다.


환경부 산하기관 가운데 환경기술종합지원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해 온 공단에는 유능한 전문인력이 많이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환경부가 정책을 뒷받침하는 산하기관으로 환경관리공단에 많이 의지해 왔다고 생각됩니다.


환경관리공단이 맡았던 업무가운데 일부는 한국환경자원공사나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에 이전돼 지금까지 중요한 업무로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통합을 코앞에 두고 있는 지금, 이제 공단 직원 여러분들은 큰 자부심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때입니다. 왜 나인지 묻지 않고, 모든 동료 직원들을 '님'으로 생각하면서 행동하는 분들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환경관리공단, 나아가 한국환경공단 직원여러분의 화이팅을 기원합니다.


※위 글은 에코저널 남귀순 발행인이 환경관리공단 2009년 12월호 웹진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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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1-07 18:5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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