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양평 친환경농업 재도약 필요한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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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성 기자



친환경농업의 메카로 알려진 양평군에서 친환경농업을 독려하기 위해 집행부가 책정한 추경예산을 의회가 삭감하면서 농민단체들이 반발, 의회를 항의 방문하는 등 잡음이 일고 있다.


물론 집행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의회의 예산심의는 당연한 책무다. 꼼꼼한 심의를 거쳐 우선적으로 예산이 필요한 부분을 가려내고, 불필요한 예산 쓰임을 방지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 부분은 몰라도 '양평 친환경농업'을 독려하는 예산삭감에 있어서는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하지 않았는가 하는 느낌이다.


또한 일부에서 제기하는 "농민들이 친환경인증벼를 생산함에 따라 발생하는 손해만큼 매년 군민의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가?", "군정중심의 브랜드 마켓팅 전략이 농민들의 자생력을 떨어뜨리고, 농민들은 안이한 사고 속에 지원에만 목을 메다 보니 결국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등의 지적도 일부 일리는 있다.


주민 지원에 있어서의 문제점은 곳곳에 노출돼 있다. 팔당호 상류에 위치한 양평군이 한강법에 근거해 지원받는 주민지원사업을 비롯해 농업분야, 산림분야 등 각 분야에서 지원되는 예산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였느냐 하는 것은 공무원과 주민 모두가 되새겨 볼 대목이다.


하지만 친환경농업분야에 대한 지원은 단기적이고, 일시적이어서는 안 된다. 이 분야의 지원은 장기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양평군은 민선 1·2기 민병채 군수 시절부터 '땅과 흙을 살리는' 친환경농업을 기치로 내걸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실천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당시 친환경농업담당은 올해 4월 생을 마감한 故창현배 계장. 故창 계장은 지난 1997년 친환경농업계획을 세웠던 양평군이 1998년 양평군 전 지역을 친환경농업지역으로 선포한 이후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줄곧 농민들의 친환경농업 실천을 유도하는데 앞장서왔다. 그는 "농약 사용않고 농사짓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면서 펄펄뛰는 농민들에게 막걸리를 사들고 찾아가, 꾸준한 설득을 펼쳐 오늘날의 양평 친환경농업의 초석을 다졌다.


사실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농가들의 어려운 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열심히 일한 만큼의 확실한 소득 보장도 없다. 물론 일부 친환경농가는 고가로 쌀을 판매해 고소득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극히 드문 경우다.


고품질 친환경쌀을 생산, 판매해 농민들이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행정은 하루아침에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런 기반을 차근차근 마련하는데 양평군과 의회가 도움을 줘야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좋은 쌀 생산이 가능하게 되고, 소득증대로 이어지게 된다.


아직도 양평군의 친환경농업은 현재진행형이다. 양평군 관내에서 농약 사용이 근절되는 것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친환경농업에 대한 지원은 적게는 양평을, 나아가서는 우리국토를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일이다. 또 그 혜택은 모두에게 돌아간다.


친환경농업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던 故창현배 계장이 농민들에게 "어렵고 힘들더라도 땅을 살리고, 물을 깨끗이 하게 되면 자연은 반드시 베푼 만큼 우리에게 돌려준다"고 목청을 높이던 모습이 오늘따라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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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8-10-14 17: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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