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뽑고 파헤치고...생물자원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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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산을 찾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쾌적한 산행은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가능한데, 특히 웰빙시대 건강을 생각하는 현대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운동이다.


문제는 등산객을 비롯해 탐방객들이 늘면서 아름다운 국립공원의 자연훼손도 심해진다는 사실이다. 수도권 인근의 산들도 등산객 발길이 잦아지면서 탐방로 곳곳이 크게 훼손되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또 등산로 주변에서 뿌리가 드러난 채 신음하는 나무들을 대하는 것도 이제는 예사 일로 넘기는 실정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무분별한 생물자원 훼손이다. 불법훼손을 일삼는 사람들에게서 산에 터를 잡고 생명을 이어가는 식물에 대한 애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여기에 불법으로 야생식물을 채취하는 사람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이들도 문제다. 크게 나무라거나 관리기관에 고발하지 못하고 지켜보기 일쑤다.


실제로 국립공원관리공단의 ‘2006년 자연훼손 단속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전국 23개 국립공원사무소(일부지역 동․서․북부 등 포함, 예 지리산 남부 등)에서 야생동물 불법포획을 적발한 사례는 단 1건에 불과했다. 주변에서 자주 목격하는 야생식물 채취에 대한 단속 건수도 전국적으로 42건에 불과했다.


“나 하나 쯤이야”, “이 정도 쯤이야”하고 대수롭지 않게 야생동식물을 포획하고 채취하는 사람들로 인해 금수강산 골짜기가 파헤쳐지고, 일부 동물들이 겁에 질려 떨고 있는 것이 오늘의 대한민국인 것이다.


생물자원은 우리나라의 귀중한 자연문화재다. 또 우리나라 자생생물에 대한 연구는 BT(생명공학)산업의 기초인프라 구축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종의 유전자 채취 및 분석 등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학문적․산업적 이용도 가능하다. 즉 생물자원이 존재해야 연구도 가능하고, 생물주권 확립을 통한 국가 경쟁력 제고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석유를 포함한 에너지 자원빈국이다. ‘보물찾기’ 하듯 각종 야생식물을 채취하는 사람이 늘고, 이를 제지하는 사람과 기관의 노력이 부족하다면 머지 않아 우리나라는 생물자원빈국(生物資源貧國)으로 전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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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7-02-05 16: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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