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소설가 이문열 삶에 영향 준 대진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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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소설가 이문열 삶에 영향 준 대진해수욕장 태양, 파도와 함께 걷는 ‘해파랑길’(17)  
  • 기사등록 2024-04-07 07:27:37
  • 기사수정 2024-04-07 19: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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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축산천(丑山川) 하구에 설치된 출렁다리 ‘영덕불루로드다리’를 지나서 나무계단을 따라 죽도산전망대에 오르면 지나온 해파랑길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죽도산과 전망대.

영덕불루로드 출렁다리.

죽도산(竹島山, 87m)은 화살대를 만들던 신우대가 많아 붙여진 이름으로 원래는 섬이었다. 일제강점기 때 매립공사를 통해 육지와 이어졌다. 정상에 등대가 있었지만, 일제 때 미국의 폭격 표적이 된다고 해서 철거했다가 해방 후 등대를 세웠다. 2011년 등대자리에 7층 높이의 죽도전망대를 대신 세웠다.

 

죽도산에서 내려다 본 축산항.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길옆에는 대나무뿐만 아니라 야생화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계단 끝에는 축산항으로 강구항과 함께 영덕의 대표적인 어항이다. 

 

축산항 청어.

소 형상을 하고 있다는 축산항(丑山港)에서는 만선(滿船)이 된 배에서는 어부들이 청어 하역작업에 구슬 같은 땀방울을 쏟아낸다. 죽도산에서 바라볼 때도 느꼈지만, 아래로 직접 내려와서 보니 죽도산 품에 안겨 바람도 쉬어 갈 편안하고 안옥한 천혜의 항구다.

 

남씨발상지 표지석.

축산항을 끼고 한 바퀴 돌 무렵에는 ‘남씨발상지(南氏發祥地)’ 표지석이 나온다. 남씨(南氏)의 본관은 영양(英陽)·의령(宜寧)·고성(固城)·남원(南原)의 4본이 있지만, 모두가 같은 시조에서 분파된 혈족이다. 시조는 남민(南敏)으로, 본명은 남충(南忠)이다. 그는 원래 당(唐)나라 사람이었는데, 신라에 귀화해 신라왕으로부터 남씨(南氏) 성을 하사받았다고 한다.

 

부정합(不整合).

영해면 사진리 해변에 이뤄진 바위는 부정합(不整合)으로 “퇴적이 중단되거나 먼저 퇴적된 층의 일부를 잃어버린 상태에서 다시 퇴적이 되어 시간적인 공백이 있는 지층이다. 한 쪽의 바위는 18억년이 되는 편암이고, 맞물려 있는 역암은 1억년 된 바위라고 한다. 편암은 화성암이나 퇴적암이 지하에서 심한 열과 압력을 받아 압력방향에서 수직방향으로 재배열된 변성암이고, 역암은 운반작용을 통해 암석 중에 2㎜ 이상인 입자가 많은 암석을 가리킨다.

 

대진항과 상대산.

한 방울씩 떨어지던 빗방울은 굵어지기 시작한다. 우장(雨裝)을 꾸리고 도착한 곳은 대진항이다. 상대산(上臺山, 183m)을 배산(背山)으로 위치한 대진항은 1971년 12월 국가어항으로 지정됐다. 해양레져스포츠를 위한 기반시설을 겸비한 어항으로 어촌체험관광마을로 조성됐다. 대진항에서 남서쪽 대소산 북쪽 자락을 넘으면 고려 말의 문신이자 학자인 목은 이색(牧隱 李穡, 1328∼1396)의 출생지인 영해면 괴시리마을이다.

 

대진항 해변.

대진항 북쪽으로 인접해 있는 대진해수욕장은 소설가 이문열(1948∼)이 “한 때 실의에 빠져 방황하던 젊은 날의 절망을 집어 던진 곳”이다. 

 

그의 자전적 성장소설인 ‘젋은 날의 초상’의 ‘그해 겨울’의 한 대목이 연상된다. “비록 우리들의 삶이 신마저 구원하기를 단념할 절망적인 것이라고 할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갈매기는 날아야 하고 받은 잔은 마땅히 참고 비워야 하듯이, 복수에 대한 망집을 바다에 던져버린 칼갈이 사내 옆에서 치기어린 절망으로 상징되는 독약병을 버리고 새로운 길로 향한 상행열차에 올라탄다”

 

대진해수욕장.

이렇게 이문열의 삶에 반환점이 된 대진해수욕장은 맑고 깨끗한 바닷물이 내 영혼까지 비춰진다. 폭 100m이상의 백사장이 8㎞까지 펼쳐지고 솔밭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장관을 이룬다. 경사도가 완만하고 수심이 1∼2m 정도여서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단위 피서지로 적합하다고 한다. 모래는 알이 굵고 몸에 달라붙지 않아 모래찜질하기에 제격이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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