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시조(市鳥) ‘고니’ 변경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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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의원.(하남시의회)

【에코저널=하남】대한민국 모든 지자체는 상징물이 지정돼 있다. 상징물은 지자체를 대표하는 것으로 각 지자체의 정체성을 담고 있어야 한다. 지역의 특징, 역사적 배경, 인문 사회적 배경, 생태적 가치를 담고 있어야 하고, 시민 정서와 시민 의식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의 지지와 사랑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하남시의 상징은 나무(은행나무), 새(꿩), 꽃(은방울꽃), 캐릭터(하남이 방울이)이다. 

 

대한민국 72개 지자체에서 은행나무를 상징목으로 지정했다. 경기도 도목(道木)도 은행나무고, 경기도내 14개 지자체 시목(市木)이 은행나무다. 

 

하남시 광주향교의 500년 넘은 아름드리 노거수(老巨樹) 은행나무들을 보며 은행나무를 시목(市木)으로 정했을 것 같다. 하남시 시화(市花)인 은방울꽃은 시민이 사랑하는 하남이&방울이 캐릭터의 모티브이기도 하고, 맑고 청아한 모습과 은은한 향기가 하남시를 잘 나타내준다고 생각한다. 

 

나무와 꽃은 하남시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시조(市鳥)가 꿩으로 지정된 것은 의아하다. 원주의 시조가 꿩인 이유는 치악산 배경의 ‘은혜 갚은 꿩’ 설화가 있기 때문이다. 하남시를 상징하는 새가 꿩인 이유는 무엇일까? 

 

‘하남시 상징물에 관한 조례’를 보면 ‘꿩은 자립심과 번식력이 강하고, 최고를 의미해 하남시의 무궁한 번영과 시민의 자긍심을 상징한다’고 적혀있다. 꿩이 최고를 의미한다는 말은 태어나서 들어본 적이 없다. 게다가 꿩은 환경부 지정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돼 있다. 고라니, 멧돼지, 청설모, 두더쥐처럼 농업에 피해를 준다고 해서 환경부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됐다. 

 

2017년 하남시 시조를 꿩에서 고니로 바꾸자는 의견이 대두됐고, 시는 시민공청회를 통해 검토하겠다고 했었다. 2017년 시조를 고니로 바꾸자는 의견에 반대하는 분들은 꿩은 텃새이고 고니는 철새라는 이유로 반대했다고 한다. 당시 시 차원의 시민공청회는 진행되지 않았고, 이후 고니를 시조로 바꾸자는 움직임은 없었다. 

 

고니.(사진제공 박선미 의원)

청정 하남을 대표하는 새는 ‘고니’다. 고니의 한자 이름은 ‘백조(白鳥)’다. 동화 <백조왕자>에 나오는 백조가 바로 고니다. 시베리아 북부에서 서식하는 고니들이 매년 11월, 하남을 찾아온다. 고니, 큰고니, 혹고니 모두 하남을 찾아온다. 고니는 국제적으로 보호를 받는 새이고, 대한민국 천연기념물 제201호,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귀한 새다. 중국, 몽골, 멀리는 시베리아에서 월동을 하기 위해 하남시를 찾아오는 고니가 600마리 가까이 된다. 짧게는 3천km, 길게는 8천km 날아온다. 

 

하남을 찾아 8천km를 날아온 고니, 청정 하남에서 2월까지 머무르다가 다시 몽골, 중국, 시베리아 각지로 떠난다. 

 

날아오르는 고니 무리.(사진제공 박선미 의원)

고니가 하남시를 선택한 분명한 이유가 있다. 깨끗한 한강, 풍부한 먹이, 그리고 고니를 사랑하는 사람들... 하남시민이 가장 사랑하는 새, 하남시를 나타내는 가장 특별한 새! 고니가 하남시의 상징 새가 되면 정말 좋겠다. 대한민국 지자체 중 최초로 고니를 시조(市鳥)로 정하면 수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질 것이고, 전세계에 하남시 천혜의 자연환경을 널리 자랑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 31개 시·군의 상징물을 살펴보면 특별함이 부족하다. 상당수 지자체가 어느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은행나무, 소나무, 느티나무, 개나리, 철쭉, 비둘기, 까치 등을 상징물로 지정했다. 지자체 상징물들이 왜 지역을 대표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지역의 상징물은 시 홍보, 문화마케팅, 브랜드 전략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시흥시는 2003년 은행나무, 목련, 까치 상징물을 폐지하고, ‘시흥 갯벌’을 시 상징으로 지정했다. 이후 바다와 육지를 다니는 거북이를 모티브로 해로&토로 캐릭터를 개발했고, 해로와 토로 캐릭터를 시 홍보물, 시정 홍보, 교육자료, 유투브 크리에이터 등 대내외적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안산시는 시조를 ‘비둘기’에서 시화호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백로’로 변경했다. 수원시도 ‘비둘기’에서 서호에 서식하는 ‘백로’로 바꿨고, 부천시는 ‘까치’에서 ‘보라매’로, 포천시는 ‘까치’에서 ‘원앙’으로 변경했다. 남양주시 상징새는 천연기념물인 ‘크낙새’다. 까치와 비둘기도 유해조수로 지정된 새라서 지자체에서 서둘러 변경을 추진했을 것이다. 

 

하남시도 서둘러 시조(市鳥)를 변경해야 한다. 한강 최대 철새 도래지 하남~! 청정 하남을 대표하는 새는 고니가 되어야 한다. 

 

하남시가 천연기념물 고니의 최대 서식지라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하고 특별한 일인지! 고니가 하남시의 상징이 되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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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2-04 15: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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