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나이, 술탄의 세뱃돈 100만원은 ‘헛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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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나이, 술탄의 세뱃돈 100만원은 ‘헛소문’
  • 기사등록 2023-09-12 00:34:32
  • 기사수정 2024-01-05 13: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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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브루나이】“사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슬람 국가 ‘브루나이(Brunei Darussalam)’의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Bandar Seri Begawan) 국제공항 착륙 직후 ‘로열 브루나이 항공(Royal Brunei Airlines)’ 여객기의 기내방송 내용이다. 기분이 묘했다.


 ‘로열 브루나이 항공(Royal Brunei Airlines)’ 여객기 기내.

기내가 소란스러워 방송 앞부분을 자세히 듣지 못했기에 승무원에게 확인한 결과, ‘마약을 소지하다 적발되는 경우’를 의미했다.


마약을 소지할 일은 없지만, 자국 방문 외국인에게 도착 직후부터 방송으로 엄포를 놓는 경우는 처음 접했다.


보르네오 섬 북단에 위치하고, 말레이시아와 국경을 접한 ‘브루나이(Brunei Darussalam)’는 상당히 까다로운 입국 조건도 내걸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가 여행자에게 담배 1∼2보루 소지를 허용하는데 반해 1갑당 500원의 세금을 별도로 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로열 브루나이 항공’ 탑승권. 

산유국인 브루나이는 인구 42만명의 작은 나라다. 현지인은 32만명 가량이고, 외국인 노동자들이 힘들고, 어려운 일을 도맡아 한다. 국토 면적은 5765k㎡로, 우리나라 강원도 면적(1만6829.67k㎡)의 3분의1 수준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브루나이, 홍콩, 싱가폴 등은 다른 나라에 비해 임금이 높아 선호한다.


브루나이는 아랍에미리트(UAE; United Arab Emirates)와 비슷한 점이 많다. 두 나라 모두 이슬람국가인데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다. 산유국으로 부강해 진 부분도 공통분모다. 세계적으로 드문 7성급호텔이 두바이와 브루나이에 있다. 브루나이의 7성급 호텔로 ‘엠파이어 호텔’은 황금으로 장식된 내부가 화려한 볼거리다.


브루나이와 관련해 인터넷으로 알려진 내용이 일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았다.


브루나이는 전제군주제 국가로 술탄(왕)이 모든 실권을 쥐고 있다. “매년 술탄이 전 국민에게 세뱃돈 100만원을 나눠준다”는 얘기가 유명한데,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브루나이 안내를 도와준 윤모(여, 50)씨는 “술탄께 직접 세배를 하러 갔었는데, 5 브루나이 달러(BND)를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1 브루나이달러가 976원이니, 5천원 가량이다.


국제학교에 다니는 딸과 둘이 10년 가량 브루나이에 살고 있는 윤씨는 “딸 학비로 2천만원 가량이 든다”며 “유창한 실력의 영어를 비롯해 4개 국어를 하는 딸 아이 교육에는 브루나이가 최적”이라고 말했다.


이슬람 국가라 여성들이 홀대받는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윤씨는 “브루나이 여성들이 공부를 많이 하고, 사회 진출도 활발하다”며 “현재 교육부장관도 여성이 맡고 있다”고 전했다.


이슬람을 신봉하고, 타 종교에 대한 탄압도 있다는 부분도 일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윤씨는 “이슬람 율법을 따른 것은 맞지만, 한인교회는 물론 카톨릭 성당도 있다”면서 “단, 선교활동은 엄격히 금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선교를 하다 적발되면 태형을 당한 뒤 추방당한다고 한다. 외국인도 죄를 지면 태형에 처해진다.


윤씨는 “브루나이 골프장에는 캐디가 없다. 최근 골프장을 찾은 우리 교민이 장난으로 골프장 여성 직원의 엉덩이를 손으로 쳤다가 태형을 받았다”며 “엉덩이를 때리는 태형은 쇼크에 대비해 의사가 참관한다. 감옥에 가둔 뒤 날짜를 정하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호출해 태형을 실행하기에 긴장감이 크다”고 전했다.


브루나이의 관광명서 ‘자메아스르 하사닐 볼키아 모스크.

1988년, 돔 형태의 지붕을 22k금으로 만든 ‘자메아스르 하사닐 볼키아 모스크(Jame’Asr Hassanil Bolkiah Mosque)는 관광객들이 꼭 찾는 명소다. 25톤의 금이 사용됐다고 한다.


바오밥 나무.

브루나이 마코타 주블리 에마스 공원(Mahkota Jubli Emas Park)에는 호주에서 선물 받은 ‘바오밥 나무’가 야간 조명을 받아 사진촬영 명소가 됐다.


윤씨는 “미세먼지가 없고, 차량 연료도 1리터당 휘발유 500원, 경유 300원, 고급휘발유 800원 수준”이라며 “외국에서 수입하는 전기도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해 줘 방 3개 주택에서 에어컨을 24시간 가동해도 한 달 전기료가 1만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나이트 마켓에서 두리안을 파는 상인.

한편 현지인을 위한 브루나이 ‘Night market(야시장)’은 관광객들에게도 볼거리와 저렴한 먹을거리가 가득해 흥미를 끌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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