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계, ‘토사구팽’ 사연이 얽힌 절경
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에코저널=장가계】장가계(張家界·장자제)는 중국 관광지 가운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선호도 1위로 꼽히는 지역이다. 웅대하면서도 아름답고 기이한 산세를 자랑한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제작해 전 세계에서 흥행을 거둔 2009년 개봉 영화 ‘아바타’ 촬영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장가계 명칭의 유래는 ‘토사구팽’과 연관이 깊다.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얘기가 있다. ‘토끼 사냥이 끝난 뒤 토끼를 잡던 사냥개를 주인이 삶아 먹는다’는 것. 필요할 때는 곁에 두다가 정작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 가차 없이 버리는 경우를 일컫는다.


‘장가계’는 한나라의 초대 황제인 한고조(漢高祖) 유방의 오른팔이었던 장자방(張子房·장량)이 당시 중국 내에서 오지로 꼽히는 장가계로 가솔을 데리고 와 살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기 때문이다.


유방을 도와 천하를 평정한 두 인물이 모사(謀士) ‘장량’과 대장군 ‘한신’이다. 유방은 항우와 연합해 진나라를 멸망시켰다. 이후 항우와 4년간에 걸친 전쟁 끝에 승리해 천하의 패권을 거머쥐었다.

                ▲장가계의 상징으로 알려진 천문산에서 내려 본 모습.


연변출신의 이진호(36) 여행사 가이드는 “한나라를 세운 유방은 자신을 도왔던 일등공신들이 너무 많아 자식들에게 권력을 물려주기 위해 숙청을 하게 된다”면서 “머리가 비상했던 장량은 이같은 낌새를 예상하고, 천하통일 뒤 함께 유방을 도왔던 한신에게 ‘이제 우리 할 일은 끝났으니, 초야로 은퇴하자’고 권한 후 자신은 장가계에 숨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장량의 권유를 따르지 않고 남았던 한신은 나중에 유방에게 죽임을 당했고, 그의 가솔들은 삼족을 멸하는 형을 받았다.


유방에게 잡혀 죽음을 앞에 둔 한신이 “날쌘 토끼를 사로잡으면 사냥개는 잡아먹히고, 높이 나는 새를 잡으면 활은 곳간에 처박히고, 적국을 멸하고 나면 충신은 죽임을 당한다더니, 천하가 평정되니 내가 잡혀 죽게 되는구나!”라며 울분을 토했다고 한다. 후대 사람들은 한신의 죽음을 ‘토사구팽’에 비유해 그의 억울한 죽음을 위로했다.


중국 국가삼림공원관리국에 따르면 후베이 성 남쪽에 접한 후난 성 지급시에 소재한 장가계는 1982년 9월 중국 제1호 국가삼림공원이 됐다. 장가계 국가삼림공원에는 황사채(黃獅寨), 금편계곡(金鞭溪), 요자채(腰子寨), 사도구(沙刀溝), 비파계곡(琵琶溪) 등 다섯 곳의 명소가 있다.


중국은 ‘장가계삼림공원’, ‘삭계욕풍경구’, ‘천자산 풍경구’를 3대 풍경구로 지정했으며, ‘무릉원 자연 풍경구’와 더불어 1992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사람이 태어나서 장가계에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가 있겠는가? (人生不到張家界, 白歲豈能稱老翁?)”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장가계의 산수는 압권이다.


이진호 가이드는 “장가계는 3억8000만 년 전, 바다였던 곳이 융기해 해발 1500m의 고원지대가 만들어 진 곳”이라며 “장가계를 찾은 한국 관광객들이 뛰어난 풍경을 보면 ‘와~와~’, ‘으메~!’ 감탄사를 연발하거나, 종아리에 알이 차도록 걷는 것에 비유해 ‘와와관광’, ‘으메관광’, ‘알찬관광’ 등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19-08-24 00:51:35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동해 품은 독도’ 촬영하는 박용득 사진작가
  •  기사 이미지 <포토>‘어도를 걸을 때’
  •  기사 이미지 설악산국립공원 고지대 상고대 관측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