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에코저널=서울】버스로 이동해 도착한 곳은 완도대교 입구다. 완도대교(莞島大橋)는 해남과 완도 사이에 ‘달도(達島)’라는 섬이 있는데, 달도와 완도 사이를 잇는 길이 500m, 왕복 4차로의 다리다.
완도대교.
완도대교 모양은 신라후기의 장군 장보고(張保皐)를 상징하는 무역선과 투구를 형상화했다. 1주탑 2면식 비대칭 사장교(斜張橋)로 2012년 완공됐다. 이 다리로 인해 완도군과 해남군 사이의 교통여건이 30분 내외로 왕래가 개선됐다고 한다.
달마산. 도보로 완도대교를 건너 청해진서로를 따라 완도군 군외면 대문리에 있는 완도수목원으로 향한다. 앞으로 가는 도중에 가끔 뒤돌아보면 서쪽으로는 달마산이 남북으로 늘어서 서풍을 막아주고, 해남의 두륜산은 완도대교와 중첩이 되면서 북으로 병풍을 친다.
두륜산.
어제는 한겨울인가 싶을 정도로 휘몰아치던 차가운 바람도 오늘은 두륜·달마산의 병풍(屛風) 덕인지 바람 한 점 없이 온화한 봄바람이다.
완도수목원 초입.
수목원삼거리에서 상왕산 쪽으로 방향을 잡아 약3㎞ 정도 올라가면 완도수목원이다. 완도수목원은 2050㏊의 광활한 면적에 183과 3801종의 동·식물이 자생하거나, 이식돼 자라고 있다. 산림전시관, 열대·아열대온실, 관찰로, 수생식물원, 전망대, 야영장, 농구장 등이 갖춰져 있다. 4계절 산림욕이 가능하며, 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다.
황칠나무.
완도수목원은 1991년 조성된 우리나라 유일의 난대수목원이다. 난대지방을 대표하는 동백나무, 붉가시나무, 후박나무, 황칠나무 등 조경수와 식·약용가치가 높은 상록활엽수 자생수림이 분포하는 천연의 산림군락지다. 난대성 희귀식물인 사철난, 금새우난, 약난초 등이 자생하고 있다. 식물들의 특성에 따라 분류, 식재된 30개의 전문수목원과 온실, 관찰로 등이 조성돼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오후에는 완도읍 정도리에 있는 구계등으로 향한다. 입구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사무소가 있는데, 이곳을 통과해야 구계등 해변으로 들어갈 수 있다. 입구를 통과하면 다도해의 깃대종인 상괭이상이 반긴다.
깃대종 상괭이상.
상괭이는 소돌고래에 속하며 몸길이가 2m 정도 된다. 등에서 꼬리까지 이어진 돌기가 특징적이다. 혼자 다니는 경우보다 주로 2~3마리가 무리를 지어 이동하고, 물고기, 오징어, 새우 등을 좋아한다고 한다.
다도해국립공원 구계등해변.
완도읍 정도리에 있는 구계등(九階燈)은 길이 800m, 폭 200m의 갯돌해변으로 명승(1972년 7월 26일)으로 지정됐다. 활(弓)모양의 해안선을 따라 오랜 세월 파도에 깎여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간직한 자갈밭이 장관이다. 주민들은 갯돌을 용돌 또는 청환석(靑丸石)으로 부른다. ‘구계등’이란 명칭의 유래는 알 수 없다. 이곳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구경짝지’로 불렀으며, 파도에 밀려 표면에 나타난 자갈밭이 9개의 계단을 이뤄 구계등이라 불린 듯하다.
구계등 몽돌.
자갈밭의 갯돌(청환석)은 밤알 만한 것부터 다양한 크기가 있으며, 겉은 매끈하다. 자갈밭의 모양도 큰 풍파가 있을 때마다 쓸려서 수중으로 들어가 버렸다가 다시 해안으로 올라오기를 되풀이하기 때문에 전개 양상도 그때마다 다르다고 하며, 파도가 밀려왔다 빠질 때마다 갯돌들이 서로 몸을 문지르는 소리는 해변의 교향곡으로 변주(變奏)된다.
구계등 숲길.
해변의 뒤쪽에는 해송을 비롯해 감탕나무·가시나무 등 남부 특유의 상록수와 태산목·단풍나무 등이 해안선을 따라 안정감 있게 펼쳐져 있다. 숲길을 따라 산책로가 나 있어서 숲과 해변을 오가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다.
치료 중인 구계등 느티나무.
안쓰러운 것은 해변의 조약돌 틈에 자라던 느티나무가 2012년 제15호 태풍 볼라벤(Bolaven)의 피해로 지금까지 후유증을 앓고 있었다. 하지만 국립공원사무소의 극진한 간호로 새봄을 맞이하기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어 그래도 맘이 놓인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