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임경업 장군 누님의 사랑과 배려 ‘낙안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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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임경업 장군 누님의 사랑과 배려 ‘낙안읍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서원을 따라(35)  
  • 기사등록 2024-11-10 06:30:09
  • 기사수정 2024-11-11 05: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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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초가지붕 위로 얹힌 박이 탐스럽고, 저녁이면 하얀 연기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우리들의 옛 고향. 

 

이같은 정취가 새삼 떠오르는 마을이 있는 낙양읍성을 향한 발걸음이 바쁘다. 

 

낙안읍성 지도.

송광사를 출발해 낙안읍성의 진산(鎭山)인 금전산(金錢山, 668m) 자락을 넘어 낙안읍성 서문에 도착해 읍성 안으로 들어간다. 원래 정문인 동문으로 들어가야 했으나, 바쁜 일정상 서문부터 시작해 북쪽 성벽 위를 따라 동문과 남문을 거쳐 마을을 관통해 길을 따라 동문으로 나온다. 

 

낙안읍성 배치도.

넓은 평야지대에 축성된 낙안읍성(樂安邑城)은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 낙안읍성 일대에 있는 민속마을로 사적(제302호)으로 지정됐다. 총길이 1,420m, 높이 4m, 너비 3~4m의 네모 형 석성으로 1~2m 크기의 정사각형 자연석을 이용해 견고하게 쌓아 끊어진 곳이 없이 웅장하다. 

 

낙안읍성 마을.

1397년(태조 6) 왜구(倭寇)가 침입하자 김빈길(金贇吉)이 의병을 일으켜 처음 토성을 쌓았고, 1626년(인조 4) 임경업(林慶業)이 낙안군수로 부임했을 때 현재의 석성으로 중수했다. 동내, 서내, 남내 등 3개 마을을 둘러싸고 있다. 이후 1424년부터 여러 해에 걸쳐 돌로 다시 쌓으면서 성의 규모가 커졌다. 

 

낙안읍성 성벽 위의 길.

‘세종실록’에 의하면 당시 “둘레 2,865척, 높이는 9.5척, 여장(女牆)이 420개로 높이가 2.5척, 옹성(甕城) 없이 문이 세 곳이었다. 적대(敵臺)는 12개가 계획됐으나, 4개가 만들어졌다. 성안에는 우물 2개와 연못 2개가 있었으며, 성 밖의 해자는 파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문의 보호를 위해 옹성이 설치되고, 여장은 모두 붕괴됐다. 

 

낙안읍성 홍살문.

읍성 안은 동문에서부터 서문 쪽으로 난 큰 도로가 마을을 관통하고 있다. 남문에서 진입하는 도로가 동서 도로와 중간 지점에서 만나면서 T자형을 이룬다. 

 

마을을 관통하는 동서 방향 도로의 북쪽에는 동헌과 객사를 비롯한 관아 건물이, 남쪽에는 민가들이 자리 잡고 있다. 관아 지역에는 동헌과 객사가 동서로 나란히 남문을 향해 있다. 동헌은 조선시대 수령(首領)의 집무처며, 객사(客舍)는 외빈이나 출장을 온 관리들을 맞이하는 곳으로 영빈관이라 할 수 있다. 

 

임경업 장군 비각.

전설에 따르면 낙안읍성은 1626년(인조 4) 낙안군수로 부임한 임경업 장군이 큰 칼로 낙안마을 뒤에 있는 금전산의 바위들을 내리쳐 하루 만에 쌓았다고 한다. 이는 임경업 장군이 벌인 개축공사가 그의 공적과 뒤섞여 백성들에게 과장되게 전해진 것으로 여겨진다. 

 

마을 한가운데에는 지금도 임경업 장군의 선정비가 남아 있다. 마을사람들은 임경업 장군을 마을의 수호신으로 삼고 해마다 정월 보름에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동제(洞祭)를 지낸다고 한다. 

 

낙안읍성 쌍청루(남문).

임경업 장군이 하룻밤 만에 석성을 쌓았다는 전설 속에는 지혜로운 임 장군 누님의 동생 사랑 이야기가 곁들어 있다. 누님은 왜구를 물리칠 궁리를 하는 장군을 돕고자 동생에게 성곽을 쌓도록 하고, 자신은 낙안 군사들의 군복을 만드는 내기를 했다고 한다. 군복을 다 지었는데도 동생이 성을 완성했다는 소식이 없자, 다 지은 군복의 옷고름을 다 뜯어 다시 달기를 되풀이했다. 

 

낙안읍성 낙풍루(동문).

동생이 성을 다 쌓았다는 소식을 듣고도 끝내 동생의 옷고름만은 달지 않고 남겨두었다. 동생의 사기를 꺾지 않으려는 누님의 지혜로운 배려였던 것이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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