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제인 구달 만남 위해 생태관 급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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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제인 구달 만남 위해 생태관 급조 ‘의혹’ 이용우 의원, “환경부, 생물종 사업에 예산 끼워넣기”  
  • 기사등록 2024-10-24 11:34:16
  • 기사수정 2024-10-27 13: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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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올해 6월 용산어린이정원에 개관한 어린이환경생태교육관(이하 교육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생태학자 제인 구달의 만남을 위해 급조된 사업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인천 서구을)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해 7월 6일 국방부에 용산어린이정원 내 국유재산(건축물) 일시적 사용승인 요청과 관련한 공문을 보냈고, 국방부는 8일 뒤인 14일에 승인을 허가했다. 

 

공문 취지는 미군 장군 관사로 쓰이던 건물을 교육관으로 조성하겠으니, 사용을 허가해달라는 내용이다. 어린이정원은 주한미군이 기지로 사용한 부지를 일부 반환받아 조성한 공원으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함께 마련됐다.

 

문제는 김건희 여사가 아직 허가도 나지 않은 사업에 “교육관 예정지”라고 직접 말했다는 것. 7월 7일 대통령실 브리핑을 살펴보면 김 여사는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영장류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구달 박사와 산사나무 기념식수를 하면서, “구달 박사님의 뜻을 알리기 위해서 이곳에 미래세대인 어린이들을 위한 환경·생태 교육공간을 조성하려 한다”는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용우 의원실에서 환경부 담당 부서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해당 사업이 처음 논의되기 시작한 것도 불과 그해 6월 말이다. 이쯤 이병화 당시 대통령비서실 기후환경비서관(현 환경부 차관)과 환경부 담당 국장이 구달 박사 방한과 관련해 김 여사와 기념 식수 행사, 식수 행사 장소 내 기념 사업 등에 대해 처음 논의했다고 한다. 담당 부처 내 사전계획 없이 김 여사와 구달 박사 만남을 위해 급하게 사업이 추진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교육관 조성 예산도 '생물다양성변화 관측네트워크(K-BON) 운영'이라는 세부사업으로 올해 23억 2500만원으로 편성됐다. 본래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소관 사업인 K-BON은 전문연구기관, 시민과학자 등 시민이 참여해 다양한 생물종을 모니터링하고 연구하는 사업으로, 보통 연간 3억원대 예산이 편성된다. 

 

용산어린이정원 내 제인 구달 특별전에 전시된 김건희 여사와 제인 구달 박사 사진.제인 구달 특별전에 전시된 김건희 여사의 반려견 ‘새롬이’와 제인 구달.

어린이환경생태교육관 내 ‘미래관’중앙에는 김 여사의 사진과 여사의 반려견 사진이 전시돼 있다. 환경부가 이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전시업체와 논의해 사진 공간을 마련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전시업체가 환경부에 제출한 제안서에 사진 전시 공간 계획은 없었다. 

 

용산어린이정원 내 어린이생태환경교육관 내부.이용우 의원은 “환경부가 교육관을 건립할 계획이 진작에 있었다면 이렇게 졸속으로 처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민 혈세 23억원이 김건희 여사 이미지 만들어주는 것에 이용됐다”고 지적하며, “민간인에 불과한 영부인의 한마디에 사업이 추진되는 것은 정부 시스템의 붕괴와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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