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꽃처럼 예쁜 열매 맺는 ‘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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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꽃처럼 예쁜 열매 맺는 ‘먼나무’ 남도 문화·낭만 따라 걷는 ‘남파랑길(3)’   
  • 기사등록 2025-03-30 08:00:02
  • 기사수정 2025-03-30 13: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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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아침에 이어 점심까지 땅끝의 남도 맛에 취해 과식할 정도다. 오후에는 남파랑길 정식 코스에서 일탈해 땅끝길 1코스인 땅끝마을∼사구미 구간인 ‘땅끝 바닷길’ 송지면 통호리 해변으로 들어선다. 

 

완도.

통호리(桶湖里)는 마을 앞쪽만 제외하고는 산이 마을을 깊이 안고 있다. 마치 속을 파놓은 나무속에 마을이 있는 것과 같다고 해서 ‘통(桶)’에 바다의 ‘포(浦)’를 붙여 ‘통포’ 또는 ‘통개’라 불린 데서 명칭이 유래했다. 일제강점기부터 ‘통호’로 이름이 바뀌었다. 

 

통호리 먼나무.

송지면 통호리와 북평면 영전리의 경계를 이루는 해안 언덕에는 이름이 재미있는 먼나무가 붉은 열매를 가득 안고 있다. 꽃이 없는 겨울에 꽃처럼 예쁜 열매를 가진 먼나무는 언제 봐도 매력적이다. 

 

‘이게 뭔 나무지’라고 질문하면 ‘먼나무’라고 알려주는데, 처음 듣는 사람들은 무슨 뜻인지 몰라 당황하게 하는 나무다. 나무열매가 너무나 멋져서 ‘멋스런 나무’라는 뜻에서 ‘멋나무’였는데 ‘먼나무’가 됐다는 그럴듯한 이야기가 있다. 

 

영전리에서 본 달마산.

먼나무는 바닷가 숲에 자라는 상록 큰키나무로 높이 5∼10m이며 잎은 어긋난다. 잎몸은 가죽질이며, 타원형이다.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5∼6월에 암수딴그루로 피며, 햇가지의 잎겨드랑이에 2∼7개씩 달리고, 붉은빛이 도는 녹색이다. 꽃 색도 연하고, 크기도 작아 자세히 보지 않으면 꽃이 피었는지 알지 못할 정도다. 열매는 핵과다. 난상 구형으로 붉게 익는다. 우리나라 남해안과 제주도에 자생한다. 

 

영전리 보리밭.

영전리에서 본 달마산.발길은 해안을 따라 해남군 북평면 영전리로 들어선다. 영전리(永田里)는 본래 영암군 북평종면 지역에 속했는데, 1906년(광무 10) 해남군으로 편입됐다가,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서호리(西湖里), 활구미리(活口未里), 안평리(安平里) 일부를 병합해 해남군 북평면 영전리로 개설됐다. 현재 영전마을, 서호마을, 남전마을, 남성마을 등의 자연마을로 이뤄져 있다. 영전리에 있는 남성항을 뒤로하고, 국도 제77호를 따라 북으로 바라보면 달마산이 남북으로 병풍을 친다. 

 

오후 햇살에 윤슬을 반짝이는 섬에는 흑일도와 백일도가 다정하게 서 있다. 두 섬은 전라남도 완도군 군외면에 딸린 섬이다. 흑일도는 백일도 서쪽에 위치해 해지는 섬이란 뜻으로 ‘흑일(검은 나루)’이라고 불렀다. 해안의 모래가 검은색을 띤다고 해서 ‘흑일도’로 불렀다고도 하나, 지금은 검은 모래밭을 찾아볼 수 없다. 백일도는 해맑고 하얀 바닷가의 차돌과 모래가 빛을 발해 육지에서 보면 깨끗한 섬이라고 하여 ‘백일도(하얀 섬)’로 불렀다고 한다. 

 

땅끝항 주변 섬 위치도.

1700년대 신안주씨(新安朱氏)가 백일도에 들어온 이후 집성촌을 이뤄 왔다. 그 후 여러 성씨가 들어와 거주했으나 주씨 집안에서 섬 전체를 매입해 주씨 단독 소유 섬이 됐다. 

 

동화도(뒤)와 백일도.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백일도 주변의 흑일도와 동화도도 매입해 백일도(白日島)는 장남에게, 흑일도(黑日島)는 차남에게, 동화도(東花島)는 딸에게 내줘 거주하게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동화도는 ‘꽃섬’이라고 불렸으며, 백일도를 중심으로 동쪽에 있어서 ‘동화도’라 칭하게 됐다고 한다. 

 

길 없는 해변길.

길이 아닌 해안을 따라갔더니 북평면 평암리다. 평암리(平巖里)는 1914년 안평(安平)과 암정(巖井)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영전리와 마찬가지로 본래 영암군 북평종면에 속했는데, 1906년(광무 10) 해남군으로 편입됐다가,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금부리, 암정리, 암평리, 묵동리, 전옹리의 각 일부를 병합해 해남군 북평면 평암리로 개설됐다. 평암리는 전형적인 농촌 지역이다. 마을 배경으로 달마산 지류와 중마산, 도솔봉이 솟아 있다. 초목이 울창한 연초도(蓮草島)가 안평마을 앞에 있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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