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통일전망대서 바라본 천하절경 ‘금강산’
기사 메일전송
<와야(瓦也) 연재>통일전망대서 바라본 천하절경 ‘금강산’ 휴전선 155마일을 걷다(13)  
  • 기사등록 2025-03-15 08:00:02
기사수정

【에코저널=서울】오늘은 ‘독도의 날(10월 25일)’이다. 고종황제가 1900년 10월 25일에 ‘대한제국칙령 제41호에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명시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2010년 제정된 날이다. 

 

화진포 송림.

일본은 지금도 역사를 날조하며 독도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독도는 엄연한 우리 땅이다. 

 

동해 일출.독도가 있는 동해에서 숨이 멎을 것 같은 황홀한 광경이 펼쳐진다. 수평선 위로 구름 몇 점 떠 있기는 하나 바다가 이글거리며 붉은 태양이 알몸으로 솟아오른다. 여러 번 일출을 보긴 했어도 구름에 가려 제대로 보기 힘들었는데, 이 아침에 찬란하게 솟는 저 태양을 바라보며 힘차고 즐거운 하루를 예약한다.

 

초도해변 입구.

화진포 북쪽 끝에 있는 초도항 해변부터 고성통일전망대를 향해 첫발을 내민다. 파도는 어제보다 거세어 가까운 바위를 넘어 삼키는 것 같다. 

 

대진항 등대와 갈매기.

갈매기도 거센 파도를 피해 바위에 옹기종기 모여 휴식을 취한다. 동해안 최북단 어항인 대진항에서는 물질을 언제 했는지 싱싱한 돌멍게의 향긋한 향이 소주 두 잔을 목구멍으로 넘기게 한다. 

 

철조망 사이로 보는 동해.

대진항 북쪽 언덕에 있는 등대를 향해 오른다. 고르지 못한 해안 길은 철조망이 바다를 막고 있어 조망도 가려지고 지지대가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녹슨 철조망 사이로 파도가 춤을 추고, 북으로 갈수록 오래된 철조망의 교체작업이 한창이다. 작업하던 병사가 어디론가 연락을 취하더니, “더 이상 앞으로 가지 말라”며 전진을 제지한다. 갑자기 길을 잃어버렸다.

 

관동팔경 녹색경관길.

뒤로 발길을 돌리기에는 너무 깊이 들어 온 것 같다. 밭에서 일하시는 분에게 물어봐도 뾰족한 대답이 없다. 철조망 따라가던 길을 좌측 산으로 돌린다. 밭을 지나 산에 접어드니 오솔길이 나와 안심했으나, 어느 산소로 가는 길로 묘 앞에서 또 길이 뚝 끊긴다. 그래도 가시덤불을 제끼면서 산비탈을 헤쳐나간다. 군사지역이라는 위험도 내포하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터덕거리며 작은 언덕 위를 오르니 길을 안내하는 푯말이 나온다.

 

명파해변길 단풍.

남북으로 연결되는 향로봉 능선.

명파해변 길을 따라 안전지대로 나오니 곳곳에 “이곳은 군사작전지역이니 출입을 금한다”는 안내판이 눈에 보인다. 마음이 진정되니 사물이 더 잘 보이는 것 같다. 붉게 물든 단풍도 보이고, 가을의 전령 감국, 쑥부쟁이, 구절초가 향으로 코끝을 자극하며 가는 길을 안내한다. 

 

통일전망대 이정표.

민통선지역인 마차진에서 명파해변 입구까지 약 4km를 걸으면서 중간지점에서 길을 잃고 헤매며 걸어온 것이다. 멀리 서쪽으로는 북에서 남으로 뻗은 향로봉 능선, 북으로는 통일전망대가 보인다. 

 

7번 국도 연장공사.

7번 국도는 북쪽으로 확장공사 중인데, 그냥 북한으로 쭉 뻗어 원산, 함흥, 청진을 거쳐 두만강 너머 러시아의 연해주로 향했으면 좋겠다. 

 

금강산 원경.

삼대전통막국수전문점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휴전선 동쪽 끝 지점인 통일전망대로 걸어서 갈 수 없기 때문에 차량 이동을 한다. 고성군 현내면 명호리에 소재한 통일전망대는 DMZ와 남방한계선이 만나는 해발 70m의 높이에 위치해 금강산의 구산봉과 해금강이 지척에 보인다. 오늘같이 맑은 날에는 전방 10시 방향으로 신선대, 옥녀봉, 채하봉, 일출봉, 집선봉 등 천하절경 금강산이 보인다. 

 

해금강 낙타바위.

해금강.

전망대에서 손가락으로 금강산, 해금강, 낙타바위, GP, 남방한계선, 북방한계선 등을 가리키며 갈 수 없는 우리 땅이 여기에 있음을 실감한다. 내려오는 계단 옆에 서 있는 부처상과 성모 마리아상이 북쪽을 바라보며 우리의 통일을 염원하는 것 같다. 구 7번국도 중단된 지점에서 여섯 번에 걸친 휴전선 155마일 걷기를 회상해 본다.

 

성모 마리아상.

세상일이란 원래 “끝도 시작도 없는 것(無始無終)”인데, 우리는 기를 쓰고 시작과 끝을 찾으려 한다. 그러나 끝은 곧 새로운 시작이고, 시작은 바로 끝을 의미한다. 매 순간순간 마주치는 것이 운명이다. 앞에서 오는 운명을 어찌 피할 것인가.

 

부처님상.

그래서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나보다. 비록 행군 도중 길을 잘못 들어 어려움을 잠깐 겪기도 했지만, 그것은 새로운 길을 찾는 행운이었다.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웠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관련기사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5-03-15 08:00:02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오대산 ‘복수초’ 개화…봄 ‘성큼’
  • ‘동해 품은 독도’ 촬영하는 박용득 사진작가
  • <포토>‘어도를 걸을 때’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