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도라산, ‘분단의 끝, 통일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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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도라산, ‘분단의 끝, 통일의 시작’ 휴전선 155마일을 걷다(15, 완결)  
  • 기사등록 2025-03-22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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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새벽부터 가을을 보내기가 아쉬운지 비가 오는데 요즘은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가을비 치고는 자주 내린다. 오늘은 휴전선 걷기의 대단원의 막을 내려야 하는 날이다.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

경의선의 끝 지점이자 군사분계선의 코앞인 도라산역에 가서 우리의 통일이 속히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도라산역 이정표.

안개속의 북녘땅.

도라산역 플렛폼에는 서울 56km, 평양 205km 이정표가 보인다. 바로 여기에서 평양행 기차표를 사서 철마를 타고 달려가는 상상을 해보는데, 전망대에서는 북녘땅의 흐린 안개만 보인다.

 

도라산역사.

‘도라산(都羅山)’은 신라 경순왕이 고려 왕건에게 나라를 헌납하고 산마루에 올라가 신라의 도읍인 서라벌을 사모하고 눈물을 흘렸다고 해서 도라산이 됐고, 이 이름을 따 ‘도라산역’을 지었다. 

 

경의선 철도 도라산역.

도라산역은 2000년 6월 15일 남북공동선언에 이어 같은 해 7월 31일 경의선 철도를 연결하기로 합의하고, 군부대가 앞장서 철조망을 걷어내고 지뢰를 제거해 2002년 4월 11일에 개통됐다. 2003년 6월 14일 군사분계선에서 남북이 경의선 철도 궤도를 연결했다.

 

도라산역 열차 진입.

도라산역 건물 지붕의 모양은 태극무늬를 이용해 남북이 손을 맞잡은 모습으로, 서로 연결고리가 되는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다고 한다. 국내·외에 남북통일을 염원하고,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장소로 알려져 많은 평화행사가 개최됐다. 2002년 2월 20일에는 방한한 미국 부시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이 함께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외 수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방문한다. 지금은 서울역에서 도라산역까지 주중에는 하루 1회, 주말에는 오전과 오후로 하루에 2회 기차가 운행한다.

 

이미지 캡션

지금의 도라산역은 북으로 가는 남쪽의 마지막 역이 아닌, 북쪽으로 가는 첫 번째 역으로 자리매김해야 하고, 한국철도(TKR)가 시베리안철도(TSR)와 중국철도(TCR)와 연계되는 날, 대륙을 향한 출발점으로 그 의미를 부여 받게 될 것이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이 동북아의 물류중심국으로 우뚝 서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헤이리마을 안내도.

자유로를 따라 내려오다가 예술인들이 조성했다는 헤이리마을에 들렀다. 오후에는 평화누리길 4코스(호수공원∼행주산성) 행주나루 길로 접어든다. 일산호수는 원래 한강물이 쉬어 가던 유수지였는데, 대단위 주택단지가 조성되면서 형성된 호수로 지금은 자연과 꽃과 도시가 어우러지는 고양시의 명품이 됐다. 

 

일산호수 산책길.

해마다 고양꽃박람회와 세계꽃박람회가 일산호수 주변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원래 이 지역은 지대가 낮아 해마다 홍수 때 상류의 유기물이 떠 내려와 퇴적돼 별도의 퇴비를 안 해도 쌀농사가 잘됐고, 미질(米質)이 좋아 임금님 수라상에 올려 졌다고 한다. 행주산성으로 가는 호수공원 주변에는 산책길이 정비돼 있다. 

 

권율장군 동상.

덕양산 정상에 있는 행주산성은 삼국시대 초기 산성으로 추정하나, 임진왜란 때 진주대첩과 한산대첩과 행주대첩 등 3대 대첩으로 더 유명하다. 

 

행주산성 안내.

권율의 지휘하에 한강에서 올라오는 3만의 왜적을 물리친 곳으로 행주치마가 이곳 부녀자들이 앞치마로 돌을 날라 전쟁을 도왔다고 해서 부르게 된 이름이라는 유래가 있으나, 근거는 없는 것 같다. 충장공 권율의 행주대첩을 기리기 위해 충장사에서 매년 3월 14일에 행주대첩제를 지낸다고 한다. 

 

행주산성 대첩비.

대첩비각.

덕양산 정상에는 대첩비가 탑처럼 높게 서 있고, 비각 안의 대첩비는 조선의 명필 석봉 한호가 썼다고 하는데, 비문은 마모돼 원문을 읽기가 힘들다. 

 

방화대교.

산성 밑으로 자유로는 차량통행으로 바쁘고, 빨간색 방화대교는 비행기가 뜨고 내려앉는 모양으로 한강 건너 인천국제공항까지 길게 늘어선다. 한강은 오늘도 역사를 품으며, 유유히 흐른다.

 

나는 길을 걸으면서 항상 나에게 물어본다.

 

나는 누구인가?

우리라는 것은 무엇인가?

어디서 걸어 와서 어디로 걸어가는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어떤 길인가?

그리고 지금 나는 어디쯤에 서 있는가?

 

이렇게 자문할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

 

여기에 대한 답을 나는 알 수 없다.

아니 그 답은 안 나올 수도 있다.

그러니 답이 나올 때까지 걸을 수밖에 없다.

그래 걷자. 가슴이 설렐 때 더 많이 걷자.

 

‘휴전선 155마일을 걷다’는 이번 호를 끝으로 마칩니다. 다음에는 <남도 문화·낭만 따라 걷는 ‘남파랑길’>이 연재됩니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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