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거북이 형상 금구도 ‘광개토왕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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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새벽 비 탓인지 오후 하늘이 너무 곱다. 푸른 하늘이 원을 그려 저 멀리 맞닿은 곳이 수평선이다. 철조망 길 안으로 통일전망대를 향해 북으로 발길을 옮긴다. 

 

거진항.

고운 모래는 반쯤 빠진 발을 더디게 하고 파도는 숨바꼭질하듯 달려든다. 명태 축제 준비에 바쁜 거진항 포구에는 어젯밤에 조업했는지, 어선들이 빽빽하게 정박해 있다. 휴식을 취하는 갈매기는 바위와 물가에 앉아 아는 척도 않는다. 

 

동해안 철조망.등대 올라가는 길을 지나 거진항을 뺑 돌아 인공암벽장 앞을 거쳐 걸어가는 해안 길은 거진해맞이봉으로 들어가라고 밀어붙인다. 

 

빨래골체육공원.

급경사 계단 위에는 샘터와 백섬전망대가 있다. 능선 길 산책로에는 주민을 위한 체육시설도 있어 이용하기에도 편할 것 같다. 빨래골체육공원에는 십이지신상이 조각돼 있는데, 저마다 자기 띠의 석상 앞에서 포즈를 취한다.

 

화진포호.

화진포 소나무 숲 쪽으로 내려오니 화진포호가 반갑게 맞이한다. 화진포호는 동해안에 잘 발달된 대표적인 석호(潟湖)다. 석호는 원래 육지 안으로 쑥 들어온 바다였으나, 조류(潮流) 작용 등에 의해 모래 둑이 쌓여 호수가 된 곳이다. 둑 밑으로 바닷물이 드나들어 바다 생물과 육지생물이 공존하는 특이한 구조다. 프랑크톤 등 조류(藻類)가 풍부하고, 봄이면 숭어 등 바다어류들이 산란(産卵)을 위해 모여든다. 

 

화진포호 오리 때.

경포호, 송지호, 영랑호, 청초호 등 18개의 석호가 있었으나, 화진포호만 원형에 가깝게 유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사람의 손에 변형되거나, 없어져 수백 만년 이상의 위대한 자연유산을 훼손하고 있다.

 

화진포성 김일성별장.

호수를 돌아 바다 사이에 잘 발달된 모래밭을 따라 다시 남쪽으로 돌아서면 김일성별장이 있는 화진포성이 자리한다. 화진포 주변은 호수와 바다와 노송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다.

 

별장 이정표.

일제강점기 때 원산으로 이주한 일본사람들이 이곳에 별장촌을 만들어 휴양했다. 해방 후에는 한국전쟁을 일으켜 동족상잔의 비극을 불러온 북한의 김일성, 한국의 초대 대통령으로 한국전쟁 때 야반도주하고 한강다리를 폭파해 무고한 생명을 수장시킨 이승만, 권력욕에 눈이 어두워 1960년 3·15부정선거를 자행해 4·19혁명을 유발하고, 결국은 아들의 손으로 집단자살한 부통령 이기붕이 사용한 별장이 있다.

 

금구도.

광개토왕능 설명문.

호수 위로 길게 뻗은 석양은 소나무 그늘을 더 늘어뜨린다. 화진포 앞바다 거북이 형상의 금구도가 광개토대왕의 능으로 밝혀져 학계의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곳 화진포 구두쇠 부자 이화진의 쇠똥시주와 착한 며느리에 얽힌 유명한 설화를 전설 속에 오늘을 묻는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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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3-09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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