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세계문화유산 ‘안동 봉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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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세계문화유산 ‘안동 봉정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서원을 따라(10)  
  • 기사등록 2024-08-17 08: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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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안동 봉정사로 향한다. 봉정사(鳳停寺)는 2018년 6월 30일, 제42차 유네스코에 등재된 7곳의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하나다. 7∼9세기에 창건된 이 사찰들은 한국 불교의 역사적인 발전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나라 선불교의 특징인 자급자족이 가능한 사찰관리, 승려교육, 수행과 교리 학습 뿐만 아니라 한국 불교의 무형적·역사적 측면도 확인할 수 있다. 

 

봉정사 등 세계문화유산 등재 사찰.

봉정사 경내에는 다양한 불교신앙이 수용돼 있으며, 산지승원의 다양한 구조물과 전각, 유물, 문서 등은 한국 불교의 포용적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봉정사 표지석.

봉정사는 영국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한국을 방문하면서 1999년 4월 21일 안동의 하회마을과 함께 찾아보기도 하면서 더 유명해졌다. 20년 후인 2019년에는 여왕의 둘째 아들 앤드루 왕자가 어머니 명을 받고 다녀간 유서 깊은 천년고찰이다. 일설에는 영국 여왕이 꿈에 ‘전생에 비구니로 봉직했던 사원이 자주 나타나 측근을 통해 조사해 본 결과 봉정사’란 사실을 알고 한국을 방문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천등산 봉정사 만세루.

봉정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孤雲寺)의 말사다. 의상(義湘)이 682년(신문왕2)에 창건한 절로 알려져 왔으나, 1971년 극락전에서 상량문이 발견됨으로써 672년(문무왕12) 능인(能仁) 대사가 창건했음이 밝혀졌다. 천등굴에서 수학하던 능인 대사가 종이로 봉(鳳)을 만들어 도력으로 날렸는데, 이 봉이 앉은 곳에 절을 짓고 봉정사라 했다는 전설이 있다. 창건 후 능인은 이 절에다 화엄강당(華嚴講堂)을 짓고 제자들에게 전법(傳法)했다. 

 

봉정사 대웅전.

창건 이후의 뚜렷한 역사는 전하지 않으나, 참선도량(參禪道場)으로 이름을 떨쳤을 때는 부속암자가 9개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전쟁 때는 인민군이 머무르면서, 절에 있던 경전과 사지(寺誌) 등을 모두 불태워, 역사를 자세히 알 수 없다. 안동의 읍지인 ‘영가지(永嘉志)’에 ‘부(府)의 서쪽 30리에 천등산이 있다’고 했으며, 1566년(명종 21) 퇴계 이황(李滉)이 시를 지어 절의 동쪽에 있는 낙수대(落水臺)에 붙였다는 기록이 있어 조선시대에서도 계속 존속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봉정사 대웅전 삼존불.

현재 이 절에는 부석사의 무량수전(無量壽殿)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국보 제15호인 봉정사 극락전을 비롯해 보물 제55호인 봉정사대웅전, 보물 제448호인 봉정사화엄강당, 보물 제449호인 봉정사고금당(古今堂) 등의 지정문화재와 승방(僧房)인 무량해회(無量海會)·만세루(萬歲樓)·우화루(雨花樓)·요사채 등 21동의 전각이 있다. 이 밖에도 고려시대에 건립된 총 높이 3.35m의 삼층석탑(경북 유형문화재 제182호)이 있고, 경판고(經板庫)에는 대장경 판목이 보관돼 있다. 

 

봉정사 극락전과 삼층석탑.

봉정사는 화엄사상의 순수성과 형식적 원형을 갖춘 사찰로서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신 대웅전을 동쪽에, 서방정토를 주관하는 아미타불을 서쪽 극락전에 모셔서 현세와 극락이 한곳에서 어우러지게 하고 있다. 

 

안정사 석조여래좌상.

극락전에서 대웅전 쪽으로 가는 중간에 안동 안정사 석조여래좌상이 있는데,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4호로 안동댐 건설로 안정사가 폐사되면서 1973년부터 봉정사에서 봉안하고 있다. 

 

봉정사 영산암 배치도.

봉정사 동쪽 산길을 따라 잘 정리된 돌계단을 올라가면 영산암(靈山庵)의 고풍이 한눈에 와 닿는데, 하늘을 향해 자유롭게 뻗고 있는 고목과 암자와의 조화는 또 하나의 앙상블이다. 

 

봉정사 영산암 우화루.

영산암은 풍수적으로 봉정사의 동쪽 지세가 약해서 세운 암자라고 전해지고 있다. 영산암은 전체가 ‘口’자 공간으로 구성돼 있으나 건물의 구체적인 건립 연대는 알 수 없다. 다만 ‘봉정사영산전중수기’ 등을 참고해보면 19세기 말로 추정해 본다. 

 

봉정사 영산암 응진전.(나한전)

2020년 1월에는 봉정사 영산암 응진전(나한전)과 송암당에서 에서 약 33송이의 전설의 꽃 우담바라가 피어 큰 화제가 됐다. 우담바라(優曇婆羅)는 불교 경전에 여래(如來)가 태어날 때나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나타날 때에만 그 복덕으로 피어난다는 상상의 꽃으로 사람의 눈에 띄는 것은 상스러운 징조라고 한다. 

 

우담바라 꽃핀 벌사라불다라 존상.

3천년에 한 번 핀다는 전설의 꽃이 피어난 곳은 응진전 중앙 석가모니불 양쪽에 모셔져 있는 16나한존자 중 제8존자인 벌사라불다라 존상 턱 좌측에 피었고, 꽃의 길이는 2㎝ 가량이었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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