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낙동강 공식 시발점은 ‘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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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낙동강 공식 시발점은 ‘황지’ 낙동강 천 삼백리길을 따라(7)
  • 기사등록 2022-10-08 08:17:26
  • 기사수정 2023-12-24 21: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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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강행군은 깊은 잠을 자게 한다. 맑은 물이 흐르는 현동천 옆에 자리한 무진랜드는 봉화군 소천면 고진리 주민들이 숙박시설 등 편의시설을 공동 운영하고, 농산물·산나물 등을 판매한다.


                                      ▲옥수수.


조반을 마치고 여장을 꾸려 나오는데 곧 씨앗으로 사용할 옥수수 두름이 천장에 매달려 있다. 해마다 우리 고유의 종자(種子)들이 외국에 잠식돼 안타까웠는데, 씨앗을 스스로 확보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버스로 법전면 눌산리를 거쳐 명호면 삼동1리 마을회관 앞에 도착한다. 삼동(三洞)은 환동(環洞), 학동(鶴洞), 추동(楸洞)을 합해 일컫는 지명이다. 환동은 마을 모양이 떡고리처럼 둥글게 생겼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고, 추동은 옛날에 가래나무가 많아 가래골이라고도 한다. 학동은 말 그대로 학이 많이 살아서 붙여진 이름 같다. 농업이 주며, 벼와 고추농사를 많이 하는 마을이다.


이 외에도 삼동1리는 잎담배농사도 경작하는지 연초(煙草) 건조장이 있으며, 마을을 지키는 수호석(守護石)이 마을 앞 논두렁에 서 있다. 마을을 가로질러 낙동강 변으로 나가는 길을 찾는데 몇 번인가 가던 길이 끊기다가 겨우 길을 찾아 취수보 앞에 당도한다. 무엇을 하는 취수보인지는 설명이 없어 알 수 없지만, 주변 시설 등을 볼 때 삼동리 소수력발전소로 추정된다.


                                    ▲연초건조장.


강물은 계곡을 따라 유유히 흐르고 강을 에워싼 산들은 병풍을 두른다. 병풍 산마루에는 전망대 같은 시설이 멀리 가물거리고, 강물 위로는 누에 형상을 한 바위가 강물 따라 기어가는 것 같다. 휘도는 강물을 무심코 따라가다 보니 낙동강시발점 테마공원이 있는 봉화군 명호면 도천리에 당도한다. 지역마다 자기지역이 시발점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으나, 정부의 공식적인 낙동강시발점은 태백의 황지다.


                                ▲낙동강시발점 비.


이곳도 낙동강시발점테마공원 안내판에는 낙동강의 발원지를 ‘황지’라고 명기는 안 됐지만 태백산의 동쪽으로 표시하고 있어 이곳을 발원지로 주장하지는 않는 것 같으나 “嶺南(영남)의 젖줄 洛東江(낙동강) 이곳에서 시작되다”라는 비석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당한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게 한다.


봉화군 명호면(明湖面)은 만리산(萬里山, 792m)·청량산(淸재山, 870m)·문명산(文明山, 894m) 등 험준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평야의 발달이 거의 없고, 면의 중앙을 낙동강 상류가 남북으로 관류해 산간계곡을 따라 흐르기 때문에 대부분 밭농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산간지대에 비해 경작지가 넓어 보리 외에 대추·마늘·잎담배·고추 등의 주산지로서 소득이 높은 편이다.


춘양에서 흘러들어오는 운곡천(雲谷川)을 낙동강으로 받아들이는 명호구간은 낙동강 천 삼 백리 구간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명호는 “산이 높으며 물이 비단결 같고(山高水麗) 밝은 달이 비치는 강물은 마치 호수 같다(月明江湖)”는 글귀가 너무 자연스럽다. 아마 명호(明湖)라는 지명도 여기에서 유래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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