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철로 우회설 전해지는 ‘억지춘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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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철로 우회설 전해지는 ‘억지춘양’ 낙동강 천 삼백리길을 따라(6)
  • 기사등록 2022-10-02 09:41:06
  • 기사수정 2023-12-23 21: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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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1956년 1월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한 현동역(縣洞驛)은 영동선에 있는 기차역으로 임기역과 분천역 사이에 있다.


                                        ▲현동역.


현동역은 코레일(Korail) 경북본부 소속으로 경상북도 봉화군 소천면 현동3리에 있다. 한때는 무궁화호가 운행되며 여객, 승차권발매 등의 업무를 담당도 했지만, 현재는 역무원이 없는 무인역이다.


                                ▲한여울소수력발전소.


현동천과 만나는 학소삼거리를 지나 현동교를 건너 제36호 국도 아래로 난 데크를 따라 걷는다. 옛날 나루가 있었다는 배나들이마을에는 한여울소수력발전소가 있다. 산 넘어 도호마을에 있는 취수보에서 물을 이곳으로 퍼 올려 전기를 생산한다고 한다. 2400kw급 사설발전소로 1987년에 완공된 한여울소수력발전소는 봉화군 가정용전기의 1/3 정도를 공급할 수 있는 용량이라고 한다.


소천면 임기리까지 걷고 춘양으로 이동해 오전을 마감한다. 춘양(春陽)은 말 그대로 ‘봄볕’이다. 춘양목으로 유명한 금강소나무의 집산지이고, 인근에는 금정광산(金井鑛山)이 있다.


                                 ▲억지춘양시장.


1955년 영암선(영주∼철암)이 개설될 때 법정역에서 녹동역(폐역)으로 바로 연결되는 노선을 당시 집권당인 자유당 모 국회의원이 억지로 우겨서 철로를 춘양시내로 우회시켰다고 해서 ‘억지춘양’으로 더 유명한 곳이다. 한편으로는 “춘향이 변 사또의 수청을 억지로 든다”는 의미도 있다고 하나, 어느 것이 정설인지는 알 수 없다.


엄나무 순 비빔밥으로 봄 냄새를 물씬 맛보고는 봉화한수정(奉化寒水亭)으로 간다. 한수정은 선조41년(1608) 충재 권벌(冲齋 權橃, 1478∼1548)을 추모하기 위해 손자인 석천 권래(石泉 權來, 1562∼1617)가 세운 정자다. 충재는 중종(中宗) 때 문신으로 예조판서를 지냈고 사후 영의정에 추증됐다. 원래 이 자리에는 충재가 세운 거연헌(居然軒)이 있었으나, 화재로 인해 없어지자 이 정자를 세우고 ‘찬물과 같이 맑은 정신으로 공부하는 정자’라고 해서 ‘한수정(寒水亭)’이라고 이름 지었다 한다.


이 건물은 ‘T’자형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이고 홑처마에 팔작지붕과 맞배지붕으로 되어 있다. 1991년 화재로 인해 건물 일부가 손상됐으나 원상대로 복구했다. 주변에는 와룡연(臥龍淵)이라는 연못과 초연대(超然臺)라는 넓은 주변에는 바위와 보호수로 지정된 400년 수령의 회나무가 있다고 한다. 수령 300년 이상 된 느티나무가 밑동만 실하게 커서 담장의 역할을 하는 모습이 이력을 말한다.


다시 임기리로 돌아와 두음교를 건너 낙동강변 산골물굽이길로 들어선다. 소천초등학교 임기분교장을 지나면 옛길이 분명한 이 길은 차는 물론 경운기도 잘 다니지 않아 풀과 나무의 세상이 됐다. 낙동강 물에 비치는 달이 너무 아름다워 마을 이름이 담월(淡月)이라고 했는가? 섭다리 같은 콘크리트 잠수교를 건너 물굽이 길로 휘돌아 가면 멀리 또 하나의 소수력발전소가 보이고, 건너야 할 징검다리 길은 수위가 올라 물에 잠겨 내 몸도 물에 맡겨야 한다.


물 건너고 산 넘어서 힘겹게 당도한 법전면 눌산리 아람마을에서 눌산리 늘미마을 5㎞ 구간은 ‘아람옛길’. 월암산 솔 내음과 낙동강 굽이치는 물소리가 어우러지는 가파른 오솔길을 거닐며 옛사람들의 삶의 애환과 거친 숨소리도 느낄 수 있다.


아람옛길을 지나 당도한 곳은 법전면 눌산리(訥山里)에 있는 ‘늘미마을된장은행’ 앞이다. 늘미마을된장은행은 폐교돼 방치된 법전초등학교 눌산분교를 리모델링해 콩을 제조·가공해 농촌소득을 창출하자는 취지로 마련했다. 마을회관과 함께 2017년 2월 28일 준공됐다. 이곳의 지명은 ‘감보개라는 사람에게 지배를 당하고 눌렸다’고 하여 이름이 눌산(訥山)이 됐다고 한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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