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한강 최초 인도교 ‘한강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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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한강 최초 인도교 ‘한강대교’ 한강의 시원(始原)을 따라(71)
  • 기사등록 2022-08-13 09:00:13
  • 기사수정 2023-12-23 21: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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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동작대교 북단 좌측으로 이촌동 초 고층아파트가 보인다. 서울시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정책에 따라 재건축된 한강 변의 유일한 초고층(최고 56층) 재개발 아파트다. 보통 재개발하면 세대수를 늘려 기존 세대의 추가 분담금을 줄이는 방식을 택하는데, 2015년 8월 1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래미안첼리투스 아파트는 기존 세대수(460세대) 그대로 일대일 재건축이라는 독특한 방식을 채택·추진해 성공한 사례라고 한다.


레미안첼리투스아파트.(2017년 3월)

한강의 대표적인 유수지(遊水池)였던 이촌동 하천부지는 한강시민공원으로 탈바꿈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많은 휴식을 제공한다. 유수지는 물이 흐르다가 잠시 쉬어 가는 곳이다. 지금은 아파트빌딩 숲으로 변한 이촌동은 여름에 장마가 지면 한강 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홍수를 피해 강 안으로 옮겼기 때문에 이촌동(移村洞)이라고 했는데, 일제강점기인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이촌동(二村洞)으로 뜻을 달리해 표기하게 됐다. 한강대교 도로를 경계로 동·서부 이촌동으로 나뉜다.


정조(正祖)가 화성 행차 때 배다리(舟橋)를 띄웠던 자리 부근에는 한강의 최초의 대교인 한강대교가 떡 버틴다. 한강대교는 용산구 이촌동에서 동작구 노량진을 잇는 교량으로 한강에 놓인 최초의 인도교(人道橋)다. 1917년 10월에 첫 준공했으나, 1925년 을축년 대홍수 때 다리 중간 부분이 유실됐다가 1929년 9월에는 노들섬∼용산부분이 개통됐다. 1937년 5월에 노들섬∼노량진부분이 다시 개통됐다. 당시 주관자는 조선총독부 한국인 직원이었던 최경열(崔景烈)이다.


이촌동 하천부지.(2017년 3월)

1950년 한국전쟁 때에는 적군이 밀려오자 당시 대통령은 라디오방송을 통해 국민을 안심시키면서 야반도주했고, 육군참모총장은 명령을 내려 한강대교를 폭파해 버렸다. 그래서 적군에 밀려 철수하려던 국군과 피난민들의 퇴로가 차단돼 엄청난 피해를 야기했다. 이는 우리의 전사(戰史)에 큰 오점(汚點)을 남겨 국민의 지탄(指彈)을 받았다. 당시 명령을 받고 폭파한 육군 공병감 최창식(崔昌植)에게만 책임을 물어 총살했다.


‘제1한강교’로도 불렸던 이 다리의 개통으로 영등포를 중심으로 새로운 도심이 발달하고, 교통량 증가로 1979년 4차선 교량을 8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가 시작돼 1981년 12월에 준공해 쌍둥이다리가 됐다. ‘한강인도교’라는 이름도 한강대교로 바꿨다. 현재 한강대교의 길이는 1036m이며, 초기 총공사비는 250만원이었고, 연인원 28만명이 동원됐다고 한다.


한강대교 북단.(2017년 3월)

한강대교 중간에 있는 노들섬은 용산구 이촌동 302의 6에 위치한 타원형의 섬이다. 이전에는 한자 지명으로 제1중지도로 불렸으나, 1987년 ‘노들섬’으로 공식지명이 바뀌었다. 백사장과 갈대숲으로 뒤덮인 황량한 모습이었다. 조선 시대부터 물맛이 빼어난 우물물을 왕궁에 바쳐오던 노들섬은 1917년 한강대교가 놓이면서 사람들이 찾아들기 시작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여름에는 수영장과 낚시터,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1956년 제3대 대통령 선거 때는 당시 독재정권에 맞선 민주당 후보 해공 신익희(海公 申翼熙, 1894. 6∼1956. 5)가 30만군중 앞에서 “못 살겠다. 갈아보자!!”라고 외치며 포효(咆哮)를 했던 곳이다. 해공선생은 불행하게도 정권교체를 눈앞에 두고 선거일 전에 호남선 열차 안에서 돌연사하고 만다. 이때 나온 가요 ‘비 내리는 호남선(손로원 작사 박춘석 작곡 손인호 노래)’은 공전의 인기곡이 됐다.


노들섬은 유원지, 오페라하우스, 한강예술섬 등 여러 개발사업을 추진하다 좌초돼 50년 넘게 빈 땅으로 방치돼왔다. 서울시가 2019년 9월에 한강대교 아래에 음악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 ‘음악섬’으로 다시 태어났다.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 라이브하우스, 서점 겸 도서관 노들서가, 음식문화공간 엔테이블, 식물공방 식물도(島) 등의 시설이 들어섰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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