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산마루 태양광발전시설은 ‘흉물’
기사 메일전송
<와야(瓦也) 연재>산마루 태양광발전시설은 ‘흉물’ 한강의 시원(始原)을 따라(11)
  • 기사등록 2022-01-15 08:11:59
  • 기사수정 2023-12-23 16:29:46
기사수정

【에코저널=서울】어전마을 이웃에는 도장동 느릅나무 숲과 성황당(城隍堂)이 있다. 도장동(道長洞)은 마을 형태는 평평한 들판이 아니고 산기슭에 계곡과 길을 따라 깊게 이어져 있다는 의미다.


느릅나무는 낙엽활엽 교목으로 높이는 20m, 지름은 60cm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이고, 작은 가지에 적갈색의 짧은 털이 있다. 한방에서는 껍질을 ‘유피(楡皮)’라는 천연항생약재로 쓰는데, 치습(治濕)·이뇨제·소종독(消腫毒) 등으로 사용한다. 목재는 건축재·가구재·선박재·세공재·땔감 등으로 쓰인다.


                                    ▲느릅나무 숲.


느릅나무 숲 언덕에서 출발해 구룡소를 바라보며 노일마을로 들어선다. 강물이 파래 깊이는 헤아릴 수 없다. 단애의 절경이 빼어났으나, 나뭇가지가 가려 사진으로는 잡을 수가 없다. 눈으로 잡히는 푸른 강물은 능히 용이 승천하고도 남을 만한 공간이다. 훤히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라도 만들어 놓았으면 하는 욕심도 생긴다. 멀리 보이는 푸른 물은 용이 살고 있는 것 같고 용이 물고 있는 여의주(如意珠)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이곳에서 고개를 넘으면 노일마을이다. 노일(魯逸)마을은 반천리의 중심마을로 고양리로 가는 길목이며, 산천경계가 절경을 이룬다. 마을 앞으로 흐르는 골지천은 선유(仙遊)에 으뜸가는 곳으로 옛 선비나 나그네들이 절경에 도취돼 어리석은 사람처럼 그날그날을 편안하고 한가롭게 보내던 어린 시절을 상기하게 하기 위해 노일(魯逸)이라 칭한 것 같다.


노일마을을 지나 반천교를 건너 골지천을 따라가는데 북쪽 산마루에는 태양광발전시설이 흉물처럼 보인다. 해발 600m가 넘는 산에 피복을 까고 태양집열판을 꼭 설치해야 했을까?


생태계를 파괴하면서까지 태양열발전을 구상한 사업자도 그렇고 이를 허가해 준 행정청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아무리 청정한 대체에너지가 필요하다고 해도 무수한 생명들이 터를 잡고 살아갔을 그 곳에 어떻게 저런 무식한 행위를 했을까? 돈 앞에는 생명의 존엄도 없고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산 정상의 태양광발전소.


하늘도 노했는지 맑은 하늘에 갑자기 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하더니 눈발이 휘날린다.


골지천 절벽의 바위도 노기(怒氣)를 머금는다. 처음의 눈보라는 하늘을 유영하더니 점차 서풍이 불어와 눈보라를 가슴에 안고 가는 게 여간 힘들다.


임계면 반천리를 지나면 여량면 봉정리다. 정선군의 북쪽에 위치한 여량면(餘糧面)은 구한말 시대에 북면과 여량면이었던 것을 여량면을 북면에 통합하고, 면사무소를 북평에 두었다. 1915년 4월에 리·동을 통합해 9개리로 확정하고, 면사무소를 남평리로 이전했다 1932년에 현 면사무소를 여량리로 이전했다. 그 후 2009년 5월 1일 단순한 방위표시로 지역의 특수성 표현이 부족했던 면 명칭을 ‘북면’에서 ‘여량면’으로 변경했다.


봉정리(鳳停里)는 1989년 임계면 관할에서 여량면으로 편입됐다. 옛날에는 ‘옛골’이라고도 불렀으며, 황새가 즐겨 찾는 정자나무가 군락을 이뤄 봉정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1895년(고종32)에 정선군에 편입됐고,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지경리와 여촌을 통합해 봉정리가 됐다. 동쪽으로는 임계면 반천리, 남쪽으로는 임계면 고양리, 북쪽은 고양리, 서쪽은 여량리, 남곡리와 접해 있고 골지천이 마을 앞을 흘려 여량리로 유입된다.

                                      ▲월화폭포.


산을 세로로 금을 긋듯 위에서 아래로 한 줄기 월화(月花)폭포가 흰 눈과 함께 쏟아진다. 아무리 봐도 자연으로 형성된 폭포는 아니다. 산마루에서 쏟아질 물도 없거니와 어색하기 그지없다.


눈발을 맞으며 한 시간쯤 걸은 후에야 의심의 실마리가 잡힌다. 새치교를 건널 때 우측으로 ‘정선소수력발전소’가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력발전을 위해 양수(揚水)하는 과정에서 물을 흘러 보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관련기사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2-01-15 08:11:59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동해 품은 독도’ 촬영하는 박용득 사진작가
  • <포토>‘어도를 걸을 때’
  • 설악산국립공원 고지대 상고대 관측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