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검룡소(儉龍沼), ‘민족의 젖줄’ 한강의 발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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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검룡소(儉龍沼), ‘민족의 젖줄’ 한강의 발원지 한강의 시원(始原)을 따라(1)
  • 기사등록 2021-12-11 09:11:40
  • 기사수정 2023-12-23 08: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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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그곳에 서있노라면 모든 세상의 욕심은 사라지고 숙연해 진다. 어떤 미움도, 내 마음의 오욕의 찌꺼기도 다 끄집어내어 깨끗하게 씻어 준다. 태초의 속삭임이 기쁜 눈물이 되어 가슴으로 스며든다.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마저 잠든 영혼을 일깨운다. 우리민족이 살아온 삶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살아 움직인다.”<정유순의 ‘보석보다 더 귀한 물’ 중에서>


가끔 검룡소에 올 때마다 읊어보는 나의 독백(獨白)이다.


검룡소(儉龍沼)는 한강의 발원지다. 태백시 창죽동(蒼竹洞) 금대봉 기슭에 있는 제당굼샘과 고목나무샘, 물골의 물구녕 석간수와 예터굼에서 솟아나는 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이곳에서 다시 솟아난다.


물이 솟는 입구는 약 2㎡이며 깊이는 알 수 없다. 일 년 내내 9℃의 수온으로 하루 2천톤∼3천톤씩 석회암반을 뚫고 솟아 20여m의 폭포를 이루며 쏟아진다. 소(沼)의 이름은 물이 솟아나는 굴속에 용(龍)이 살았다고 해서 ‘검룡소’로 붙여졌다. 일설에는 조선의 나라를 세운 국조(國祖) 단군왕검(檀君王儉)의 검(儉)자에서 따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검룡소.


폭포는 ‘아주 오랜 옛날에 서해에서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고 싶어 강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태백산 검룡소를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발버둥을 치느라고 생긴 것’이라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석회석 암반 위를 흐르는 검용수에 의해 오랜 세월 동안 녹고 깎여 형성됐으며, 중간 중간의 소는 하천력(河川礫)에 의해 마모돼 패인 구멍이다. 이유야 어떻든 한반도의 문화를 형성하고 역사를 만들어온 한강은 앞으로도 영원히 이어질 우리의 핏줄이다.


                              ▲검룡소 표지석.


검룡소는 1987년 국립지리원에 의해 최장 발원지로 공식 인정됐다. 이전에는 오대산(五臺山, 1563m)에 있는 우통수(于筒水)를 한강의 발원지로 했었다. 그러나 검룡소가 발견되면서 다툼을 벌이다가 태백산과 오대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합쳐지는 강원도 정선군 나전(羅田)을 기점으로 실측한 결과 오대산 우통수까지는 62㎞, 금대봉 검룡소까지는 94㎞로 거리가 더 먼 검룡소가 한강의 발원지로 공식화했다. 처음에 이 소를 발견한 사람의 이름이 입에 오르내리다가 지금은 용 속으로 사라졌다.


▲검룡소의 첫 출발검룡소의 첫 출발.

검룡소에서 흘러내린 시냇물이 1300리(514㎞) 긴 여정의 첫 내(川)를 이루는 곳이 골지천이다. 암반 위로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주차장 쪽으로 내려오면 2016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태백산 검룡소분소가 나온다.


천년병화(千年兵火)가 들지 않는 영산(靈山) 태백산(太白山, 1567m)은 198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2016년 4월 15일 국립공원 승격이 결정됐고, 2016년 8월 22일부터 대한민국의 22번째 국립공원이 됐다.


백두산에서 뻗어 나온 백두대간의 줄기를 서쪽 소백산으로 방향을 틀어 지리산으로 연결해 주고, 남으로는 낙동정맥을 부산 몰운대까지 이어주는 분기점(分岐點)이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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