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사)한국웨스턴승마협회 백재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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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사)한국웨스턴승마협회 백재현 사무국장 가장 안전하고, 공정한 스포츠 ‘승마 문화’ 재정립해야
  • 기사등록 2016-04-17 14:34:55
  • 기사수정 2023-12-26 21: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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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양평】(사)한국웨스턴승마협회 백재현 사무국장은 “대한민국에는 진정한 승마 선생님이 없고 말(馬) 장사만 있다”고 말한다.


지난 2005년부터 양평군에 터를 잡아 승마장을 운영해오고 있는 백재현(50) 사무국장은 “ ‘경마(競馬 Horse racing)’와 ‘승마(乘馬 Horse riding)’에 대한 구분조차도 이뤄지지 않는 우리나라 승마문화는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백 국장은 “사람들이 말에 대한 생리도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단지 말 등에 올라타는 것에 즐거워하고, 이를 교육하는 승마장을 보면 너무 안타까운 생각”이라며 “말 문화에 있어서는 거의 문맹(文盲) 수준인 것이 우리나라 현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9년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났던 백 국장은 아름다운 자연과 말이 뛰노는 모습을 보고 큰 매력을 느꼈다고. 이후 2003년 귀국한 뒤 경기도 광주의 한 승마클럽에서 말을 접한 뒤 본격적으로 ‘승마’에 대해 독학을 시작했다. 당시 국내에는 승마와 관련한 제대로 된 이론서가 없어 일본 서적을 비롯한 외국서적을 구입해 공부했다.


승마동호인들의 모임인 네이버 까페 홀스피아(http://cafe.naver.com/horsepia)에서 닉네임 ‘랑겔한스’로 활동하고 있는 백 국장은 ‘승마연구가’ 또는 ‘승마이론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백 국장은 “ ‘승마이론가’가 아니라 경험을 실천으로 옮기는 ‘승마실천가’가 맞다”고 말한다.


백 국장은 “전 세계 승마인들이 기치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 말과 사람이 하나가 되는 ‘인마일체(人馬一体)’ ”라면서 “ ‘인마일체’를 넘어 말과 사람이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인마공환(人馬共歡)’이 승마의 본질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승마에 사용되는 말의 종(種)도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서러브래드(Thoroughbred)’ 종은 ‘승마용(乘馬用)’에 적합하지 않은 ‘경마용(乘馬用)’이라는 설명이다. 또 경마용으로 은퇴한 뒤 승마에 사용되는 말 상당수는 ‘경마 스트레스’와 정신적인 쇼크를 많이 받은 상태며, 경주본능이 큰 말이 성격상 승마에서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


백 국장은 “현재 승마장에서 사용되는 말 90% 정도는 경마용으로 사용하다 퇴출된 말”이라며 “한국마사회에서 1마리당 평균 3천만원∼5천만원 정도의 금액으로 말을 구입해 경마용으로 사용한 뒤 5백만원도 안되는 금액으로 판매한다”고 말했다.


백 국장은 미국에서 승마용으로 최적화 된 개량종 말인 ‘쿼터(Quarter)’ 종을 승마용으로 널리 보급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쿼터종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조련가인 미국 캘리포니아 웨스턴승마 챔피언 출신 팀 쉘리(Tim Shelly)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받은 상태다.


백 국장은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말을 낮에는 넓은 초원에 방목하고, 저녁에만 ‘마방(馬房)’으로 옮기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평상시 대부분을 좁은 마방에 말을 가둬서 키우고 있는 실정”이라며 “스트레스를 받은 말이 땅을 파고, 물어뜯고, 뒷발질을 하는 등의 악벽(惡癖)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사)한국웨스턴승마협회와 관련, 백 국장은 “승마의 종류는 크게 ‘유럽형(European)’과 ‘웨스턴(Weston)’으로 나뉘는데, 유럽형은 복장과 형식을 중요하게 여기고, 반대로 웨스턴은 복장과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생활밀착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백 국장은 “기본적으로 ‘웨스턴’ 형식을 받아들이지만, 여기에 ‘한국형 기승법’을 접목시켜 안전하고 편안한 승마문화를 보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백 국장이 운영하는 홀스피아 승마클럽에서는 말을 강제하는 도구인 채찍과 박차를 사용하지 않는다. 사람과 말이 교감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선행된다.


백 국장은 “승마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공정하고 안전한 스포츠”라며 “승마가 상류층의 전유물이 아닌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승마대중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 국장은 양평군 양평읍 공흥리 3만㎡(1만평) 면적에 부지를 마련, 오는 6월경 ‘홀스피아 승마클럽’을 이전할 계획이다. 넓은 부지에서 자연친화적으로 말을 키우고, ‘한국형 기승법(일명 ‘랑겔한스식 기승법’)’도 본격적으로 교육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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