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휴양림의 식물 학대와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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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휴양림의 식물 학대와 훼손
  • 기사등록 2015-09-03 11:06:59
  • 기사수정 2023-11-16 18: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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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박사(한국종합환경연구소 대표)【에코저널=가평】가을은 산책하기에도 좋고, 사색하기에도 참 좋은 계절이다. 무엇보다도 단풍을 보기 위에 많은 사람들이 산과 들로 ‘힐링(healing)’을 찾아 떠난다. 우리에게 산은 산자체가 병원이고 안식처다.


‘유전자원의 보고’, ‘생물자원의 보고’, 생물다양성을 유지를 위한 중요한 곳이 모두 산림에 같이 공존한다. 이렇게 소중한 산림보호를 위해 환경부와 산림청에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산림의 면적은 전국토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산림이 중요해서 보호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과연 산림은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 있을까? 환경의 가치를 돈으로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한편으로 경제 관점이란 것이 중요도의 척도를 나타내는 지금 이 또한 충분히 고려해봐야 할 문제가 됐다.


산림청 자료에 따른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무려 109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중 숲에서 삼림욕 등 휴식의 가치를 31조원, 생물종다양성을 유지하고 보전하는 역할로 7조원, 집수역(watershed, 수자원유지 보호) 기능이 26조원, 산림유지를 위한 토사보호, 붕괴 등의 국토유지 가치가 21조원이라고 한다.


또한 지구온난화, 해수온상승 등의 주요요인으로 알려진 이산화탄소 흡수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산림기능의 많은 부분이 우리 인류와 함께 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산림은 더욱 중요하다. 사실 산림이 동물들에게 유기물 생산과 함께 산소를 공급해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무한 가치라 할 수 있다.


지구상의 수많은 생물 중 유기물합성을 하는 생물은 오로지 식물이다. 식물이 없으면 동물자체가 존속하기 힘들다. 식물은 모든 생명체의 기둥이며, 그래서 식물은 생태계(ecosystem)에서 생산자(producer)로 분류된다.


예부터 선조들께서는 오래된 나무에 금줄(禁─)을 치고, 정화수를 올리며 기도를 올렸다. 이는 현재 과학기술이 발달되어 알아낸 수많은 산림 중요성들을 몸소 느낀 결과이지 않을 까 한다.


역시나 필자도 산을 좋아하며 경외(敬畏)한다. 얼마 전 필자는 경기도 가평에 있는 국립유명산휴양림에 다녀왔다. 이곳은 2만4000평 규모의 자생식물원에 목본류 42종, 초본류 322종을 보유한 자연교육과 생태교육 학습장이며, 생물의 보고(寶庫)다. 특히 난대식물원에는 목본 22종과 초본 23종 총45종의 난대식물이 생육하고 있다.


국립유명산휴양림은 평일과 주말에도 많은 인파가 찾고 있으며, 커다란 나무속에 캠핑장도 위치하고 있어 캠퍼들에게도 인기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기암괴석과 멋진 산림은 보는 이에게 편안함을 준다.


그런데 휴양림을 거닐다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아이들의 밧줄 놀이시설이 나무를 뚫어 고정되어 있었다. 뚫린 나무에서는 수액이 흐르고 있고 아이들의 움직임에 고정핀은 나무속을 지속적으로 후비고 있었다. 다른 곳도 아닌 국립휴양림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아이들은 이곳에서 무슨 생각을 할 것인가? 왜 꼭 살아있는 나무를 후벼 파서 밧줄 놀이시설을 고정했을까? 너무도 답답했다. 식물훼손, 식물학대가 도를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리 지르지 않는다고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다. 표현을 하지 않는다고 다 좋다는 것은 아니다. 식물에서 떨어지는 수액이 그걸 말해주고 흔들리는 나무가 그걸 말해주고 있다. 빨리 나무에서 시설을 철거하고 훼손된 나무를 복원해야 한다.


환경교육은 무엇을 일부러 보여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야 한다. 그것이 참교육이며 거부감이 없는 교육이다. 밧줄놀이시설 때문에 나무 수액이 흐르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 질 때, 우리나라 산림은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인식 될까봐 너무 두렵다.


●필자소개

현 한국종합환경연구소(해양환경연구소) 부소장

현 국립군산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물학과 겸임교수

현 한국생태학회 이사

현 한국생물과학협회 기획위원

현 한국환경기술인회 부회장

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평가위원

현 지식경제부 지식경제기술혁신평가단 평가위원

현 에코저널 편집자문위원

현 교육과학기술부 국가기술수준평가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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