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일방적 수질관리정책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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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일방적 수질관리정책 ‘한계’ 한국 절반 인구의 생명수 '팔당호'주민참여 협의기구도 순탄치 않아
  • 기사등록 2006-02-17 17:30:00
  • 기사수정 2023-11-17 17: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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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문제가 시대적 화두로 등장하고 ‘개인적 웰빙을 뛰어 넘어 사회가 함께 웰빙하자’는 로하스(Lohas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물, 대기, 폐기물, 토양, 에너지 등 다양한 환경문제 가운데 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 물 자원은 연간 강수량이 1,283㎜로 세계평균 973㎜의 1.3배 가량이다. 하지만 국토면적에 비해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1인당 수자원 강수량은 2705㎥(연간)로 세계평균 2만2096㎥의 12%에 지나지 않는다.


연간 강수량의 부존 총량 가운데 증발로 인한 손실 등을 제외하면 이용 가능량은 26%에 불과하다. 지하수 이용 가능량은 연간 133억㎥로 추정되지만 실제 이용량은 1999년 기준으로 40억㎥에 지나지 않는 실정이다.


한국 정부의 종합적인 물관리정책은 지난 1999년에야 비로소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정부(환경부)는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물관리대책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판단, 체계적인 기초자료 수집·분석, 과학적인 수질예측모델링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의미의 물관리대책의 수립에 착수했다.


한국정부는 4대강 물관리정책 수립과정에서 큰 난관에 직면하게 된다. 정부의 수질관리정책에 가장 큰 장애로 떠오른 것은 상수원 상류에 거주하는 주민들이었다. 한강 상류인 팔당호 주변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과 지자체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집단시위를 전개했다. 이유는 강화되는 법 규정이 주민들의 재산권행사를 제한하는 것은 물론 이들 지역의 발전을 저해하면서 사회·경제적으로 타 지역에 비해 뒤쳐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003년 11월, 환경부와, 경기도, 팔당호주변 7개 시·군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이 함께 참여해 팔당호 수질보전과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공동 목표를 논의하고 정책을 수립하는 ‘팔당호정책협의회’를 발족시키게 된다.


‘팔당호정책협의회’의 출범은 그간 중앙정부가 단독으로 정책을 수립, 시행하면서 사회적으로 논란을 야기했던 몇 가지 사례들을 교훈 삼아 이뤄진 커다란 변화다.


물관리정책 결정의 새로운 틀을 마련해 향후 물관리정책 4대강의 모델이 되고 있는 ‘팔당호정책협의회’가 최근 내홍을 겪고 있다.


정책협의회는 중앙정부인 환경부와 지자체, 시민단체, 지역주민 등으로 고루 구성돼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기에 이를 취합해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더욱이 지역주민들이 요구하는 규제완화와 관련, 환경부외에도 건교부와 산자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등에서 제동을 걸 경우, 협의회에 상정된 안건이 볼모로 잡히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불합리하고 중첩된 규제개선을 조건으로 한강수질개선 정책에 협조를 약속했던 지자체와 주민들은 환경부외에 타 부처의 규제 방침이 개선되지 않으면 정책협의회에 참여는 의미 없다는 입장이다. 즉, 이들 지역에 대한 규제 수위를 높이는 내용의 법 개정이 이뤄지면 정책협의회 운영은 ‘알맹이 없는 껍데기’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큰 실정이다.


‘팔당호정책협의회’ 조직 내에서도 과거 정부와 지자체·지역주민들간 갈등과 어려움 못지 않은 어려움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는 수질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는 중앙정부(환경부)와 규제 완화를 통한 지역발전을 기대하는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의 목적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쾌적한 자연을 가꾸고 맑은 물을 만들자는 일에 정부와 지자체가 따로일 수는 없다. 꾸준한 대화와 타협이 멈춰서는 일도 없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한강의 기적’을 재차 일궈 선진 물관리체계를 완성하는 일에 정부와 지자체, 시민사회단체, 주민대표들이 지혜를 모아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글/이정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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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6-02-17 1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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