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생 먹는 액상과당 1200리터
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액상과당은 음료수, 시리얼, 케첩, 고추장 등 무척 광범위한 식품에 사용되고 있다. 비만의 주범 액상과당에 대해 당신은 얼마나 아시나요?


◀이원천 한의사



【에코저널=서울】코카콜라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탄산음료다. 19세기에 약사인 존 펨버튼에 의해 발명된 코카콜라는 모르핀 중독 치료제를 개발하던 중 우연하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존은 코카콜라가 모르핀 중독, 소화불량, 신경 쇠약 등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자신은 모르핀 중독으로 사망했다.


♠설탕 콜라, 액상과당(HFCS) 콜라

코카콜라는 코카 잎(coca leaf)의 코카인, 콜라 너트(kola nut)의 카페인, 그리고 탄산수가 혼합된 음료이다. 처음 개발된 코카콜라에 들어간 코카인 양이라면 모르핀 중독을 코카인 중독으로 바꿀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음료수로 판매되면서 결국 코카인이 제거된 코카 잎을 사용하게 됐다. 그래서 현재 판매되고 있는 코카콜라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성분은 물을 제외한다면 설탕 즉, 당류가 됐다.


콜라 캔(210㎖) 하나에 들어있는 당류는 자그마치 23g(각설탕 7.7개)이나 된다. 말 그대로 설탕물인 셈이다. 하지만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여기에도 중대한 변화가 생겼다. 단맛을 내기 위해서 설탕대신 액상과당(HFCS, High Fructose Corn Syrup)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코카콜라가 이런 선택을 한 이유는 물론 가격 때문이다. 설탕 관세가 오르면서 미국 내 설탕가격이 국제가격의 두 배까지 상승하자 코카콜라로서는 대체 감미료를 찾아야만 했다.


그 때 가격이 저렴했던 액상과당을 선택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액상과당을 만드는 재료인 옥수수는 미국 정부의 농업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농작물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낮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


2004년 기준으로 미국 농업 보조금의 35%는 옥수수에 집중돼 있다. 설탕 재배에 지급되는 보조금은 1%도 안 되는데 말이다. 여담이지만, 현재 멕시코에서 생산된 코카콜라는 여전히 설탕이 들어가 있다.


옛날에 먹었던 코카콜라 맛에 향수를 가진 미국인들은 아직도 멕시칸 코크를 일부러 사서 마신다고 한다. 설탕 콜라를 마셔본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미묘한 맛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액상과당은 비만의 주범

설탕과 액상과당은 화학적으로는 같은 성분으로 되어 있다. 두 가지 모두 포도당과 과당이 1:1의 비율로 혼합돼 있어서 단맛의 정도도 동일하다. 하지만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이 화학적으로 결합된 상태이기 때문에 소화를 거쳐야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리된다는 점이 다르다.


이 두 가지 당분이 우리 몸 속에 들어가면 포도당은 쉽게 에너지로 사용될 수 있지만 과당은 그렇지 않다. 근육에서는 과당을 바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먼저 간에서 과당을 포도당으로 바꿔줘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특별히 소식(小食)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현대인들은 포도당을 충분히 먹고 있기 때문에 간은 굳이 과당을 처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렇게 해서 몸 속에 그대로 남게 된 과당은 돌아다니는 포도당을 꼬드겨서 결국 중성지방으로 변한다. 이 과정이 반복돼 중성지방이 늘어나면 고지혈증, 지방간, 비만이 되는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액상과당이 비만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설탕과 같은 성분이기 때문에 액상과당이 특별히 더 나쁠 것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말 그대로 액상과당은 액체 상태로 음료수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은 굉장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씹어야 하는 고형 음식에 비해서 음료수는 소화 없이 쉽게 흡수되기 때문에 앞서 말한 지방을 만드는 과정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한국인의 사망원인 중 심장질환(2위), 뇌혈관질환(3위)은 중성지방과 관련이 많고, 암(1위), 당뇨병(5위)는 당분 내지는 당분 과잉으로 인한 대사성 질환과 관계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액상과당처럼 쉽게 흡수되는 당분은 우리 몸을 병들게 만드는 주범이라고 할 수 있다.


♠액상과당 문제, 이제 남의 나라 얘기 아니다

한 때 미국의 액상과당 사용량은 설탕을 앞지를 정도였다. 하지만 액상과당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미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바뀌면서 그 사용량이 줄어들게 됐다.


그래도 여전히 음료수에 있어서는 절대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2011년 뉴욕타임즈에 게재된 삽화는 아직도 우리가 얼마나 많은 액상과당을 먹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1년 동안 15ℓ, 평생 동안은 약 1200ℓ나 된다!)


현재 액상과당은 음료수는 물론이고 요구르트, 시리얼, 케첩, 고추장, 소스류, 요리당(물엿, 올리고당 등), 잼, 빵, 과자 등 광범위한 식품에 사용되고 있다.


액상과당으로 인한 건강문제가 이제는 남의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제는 식품 하나하나의 성분을 꼼꼼히 확인하고 액상과당 또는 옥수수전분이 들어있다고 표기된 제품은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다.



<기사제휴-인사이트>

(http://www.insight.co.kr)


필자는 서울대학교 치의대에서 공부하다가 한의학에 관심을 갖고 대구한의대에 진학해 한의사가 됐다. 대구 해산한의원, 교하부부한의원 원장으로 일한 뒤 현재 아침나라 한의원 원장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일본의 Care System Form의 정회원이다. 경락테스트(밸런스침법) 연구회 회장으로 침술을 연구 중이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14-03-26 00:39:52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동해 품은 독도’ 촬영하는 박용득 사진작가
  • <포토>‘어도를 걸을 때’
  • 설악산국립공원 고지대 상고대 관측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