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성 축성 300주년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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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성 축성 300주년을 맞아
  • 기사등록 2011-11-08 10:45:43
  • 기사수정 2023-11-16 20: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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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동호 소장(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


【에코저널=서울】많은 이들이 '북한산'하면 인수봉, 백운대, 만경대 등 세 개의 뿔이 있는 삼각산으로 상징되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이야기하거나 서울의 진산으로서 풍수지리적 의미를 쉽게 떠올린다. 그러나 북한산에 서울 방위를 위해 쌓았던 북한산성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오히려 남한산성을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1711년 4월 숙종의 명으로 북한산성 축조가 시작돼 같은 해 10월에 지금과 같은 모습의 석성이 완공됐다고 한다. 비록 북한산 지역이 백제 이래 국방상의 요충지로서 흙으로 쌓은 토성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걸어서도 오르기 힘든 북한산의 능선부에 이런 거대한 성곽을 불과 6개월만에 축조했다는 사실은 당시 조선왕실과 백성들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아픔을 겪으며, 얼마나 국방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올해는 바로 그 북한산성이 축조된 지 300주년이 되는 해다. 북한산성은 축조 이래 300년간 단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지만 역사의 굴곡 속에서 무너지고, 훼손돼 불과 2·30년 전까지만 해도 성곽은 곳곳이 허물어져 있었고, 문루도 사라진 채 방치돼 있었다. 북한산성 축조과정에서 인부들에게 밥을 지어주면서 형성되었던 고양시 효자동의 북한동 마을은 등산객을 상대로 하는 음식점으로 바뀌었고,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던 계곡에는 수영장이 들어서면서 북한산성 일대는 행락객이 붐비는 유원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을 개선하고 오염됐던 북한산성 일대를 복원하고자,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는 북한동 마을 이주사업을 통해 음식점을 모두 산 아래로 이주시켰으며, 작년부터는 북한산성계곡을 특별보호구로 지정하여 원래의 수려한 자연으로 되돌리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북한산성 일대의 문화재를 보호하고자 지자체 등과의 협력을 통해 문화유산보전협의회를 정례화하고 지난 5월에는 문화재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산을 수 백 조각으로 쪼개고 있는 샛길들은 북한산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많은 부분이 복원됐다고는 하나 아직도 샛길이 성곽을 허물며 가로지르고, 성곽의 주춧돌이 탐방객의 디딤돌로 전락한 곳이 여전히 적지 않다.


인구 1천만 명이 살고 있는 서울에 북한산과 같은 아름다운 자연이 있고 그 속에 선조의 숨결이 살아있는 거대한 북한산성은 우리의 자랑이자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북한산성을 지키는 일은 그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늦은 가을, 북한산에 올라 북한산성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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