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 청명한식에 본 수목장의 현실화 방안
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이경율 회장 (사)환경실천연합회



4월, 본격적인 식목철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나무심기가 한창이다.


1950∼1960년대 헐벗은 산림자원의 회복을 위해 국가적으로 식목일을 지정하고 녹화정책이 펼쳐졌다. 그 덕분에 눈으로 보기에도 헐벗은 산은 많이 줄었다. 현재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피해가 가시화되면서, 탄소를 흡수하고 지구온도를 낮출 수 있는 나무심기는 인류 생존을 위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종류와 수종에 따라 다르지만, 나무 한그루가 일년에 흡수하는 탄소의 양은 평균 2.4kg이며, 1ha의 숲이 연간 7300kg의 탄소를 처리할 수 있다고 하니, '식목일'을 매개로 한 나무심기와 산림 보전의 중요성은 꾸준히 인식되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4월5일로 지정된 식목일을 지구온난화에 따라 좀 더 앞당기자는 주장도 하고 있다. 현재 식목일을 중심으로 1년의 나무심기가 진행되고 있으며, 나무의 식생상태를 고려하여 현실적인 기념일 지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식목일 하루만 나무 심는 날로 생각하거나 식목일부터 나무심기를 시작한다는 생각은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보여 진다. 중요한 것은 언제가 식목일이냐 보다 나무와 산림이 주는 의미를 더욱 깊게 국민들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즉, 실제 국토의 64%가 임야인 우리나라에서 국민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숲과 산지의 효율적인 이용과 관리, 보전은 무엇인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환경실천연합회에서는 청명한식이 겹쳐진 제64회 식목일을 맞아 산림보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새로운 장묘문화, 수목장의 현 주소와 현실화 방안에 대한 해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토의 1%가 묘지로 잠식되고 해마다 여의도 면적의 1.2%인 9㎢의 묘지가 새로 생겨나고 있다. 전체 면적은 서울시의 1.6배나 될 정도다. 더욱이 개발제한구역이나 상수원보호구역 인접지, 국유지 등에 무단으로 조성되어있는 불법 묘지는 장묘문화의 대안을 더욱 촉구하고 있다.


이렇듯 환경을 파괴하고 국토를 잠식한다는 비판을 받는 기존의 장묘문화를 일신하고자 야심차게 도입한 자연장 제도가 수목장이다. 자연친화적 장사 방식으로 환경을 보전할 뿐 아니라 공원화가 가능해 영국, 스웨덴, 독일, 캐나다, 미국 등 다수 선진국에서 보편화된 제도이다.


이러한 수목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역시 빠르게 환기되어가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최근 조사(전국 30세 이상 남녀 1200명을 대상)에 따르면, 본인의 장사방법으로 80% 이상이 화장을 희망하고 이중 절반(49.1%)이 수목장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은 19.6%에 불과했다.


그러나 수목장의 정착을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많은 허점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제도를 처음 시행하여 1년이 가까워 오지만, 기존 묘지 내에 일부 부지를 활용해 시범적으로 조성한 장지만 있을 뿐 독립적인 수목장은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이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수목장 제도 도입의 근거를 만들 당시 관련 법령인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건축법'에 수목장과 관련한 내용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목장에 관한 개념이 장사법에는 포함돼 있어 승인을 받을 수 있지만, 장사시설의 용도 지역을 규정하는 국토계획 및 이용에 관한법률과 건축법에는 포함되지 않아 사실상 수목장 부지를 조성하고 싶어도 인허가를 받을 방법이 없는 것이 현재 실정이다. 이러한 결과는 정부부처간의 정책반영에 관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국토의 관리방안에 묘지부분의 인식을 확장시킬 필요가 있고, 그에 맞는 법안을 구성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수목장 활성화를 위한 입지제한, 조성 기준, 면적기준 관련 규제를 다시금 검토할 필요가 있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국토의 관리를 위해 전국적인 묘지 조성 통계 구축, 국유지 내 불법, 호화묘지 조성에 관한 모니터링 및 제재조치, 무연고 묘지의 주인 찾아주기 등의 제도 및 방침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오래된 관습을 바뀌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우리 숲과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가 성립되려는 자연스러운 사회적 분위기에 놓여 있다.


친환경적인 국토의 이용이라는 전 세계적인 흐름과 국민의 필요성과 인식으로 테어났으며,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인 새로운 장묘문화의 활성화에 제도와 정책이 따라 오고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 반성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09-04-07 10:22:01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동해 품은 독도’ 촬영하는 박용득 사진작가
  • <포토>‘어도를 걸을 때’
  • 설악산국립공원 고지대 상고대 관측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