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의 공습이 시작되는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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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호 수석연구원(한국종합환경연구소)


【에코저널=서울】요즘 하늘을 보면 참 답답하다. 맑은 햇살도 볼 수 없고, 색깔도 노란 것이 기분도 그렇다. 빨래도 널 수 없다. 자동차 위에도 뿌옇게 먼지가 쌓이고 있다. 그런데 보기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몸에도 아주 좋지 않다. 바로 '황사'다.


황사는 중국과 몽골에 있는 사막과 황토 지대의 작은 모래나 흙먼지가 봄에 편서풍을 타고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서 한반도 하늘까지 날아와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그런데 요즘은 봄이 아닌 올 겨울에도 황사가 발생하고 있다. 2008년과 올해 초 겨울동안 중국 북부사막지역이 기온이 높았고 강수량이 적었기 때문에 올 겨울부터 황사가 시작된 것이다.


황사가 발생하는 지역은 중국 황하강 상류의 알라산 사막, 몽골과 중국 사이에 있는 건조 지대와 고비 사막, 중국 북서부의 타클라마칸 사막과 한반도에서 가까운 만주 지역 등에서 황사가 발생한다. 여기서 발생한 황사 중 보통 30%가 발원지에 다시 가라앉고, 20%는 주변지역으로 수송되며, 50%는 장거리까지 수송돼 2∼3일 후에 한국, 일본, 태평양 등으로 이동하게 된다.


황사의 주성분은 모래성분인 규소, 철, 칼륨 등의 산화물로 이뤄져 있고, 크기는 0.001∼0.01㎜ 정도 된다. 그런데 요즘 중국에서 산업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대기오염도가 아주 안좋아졌다. 결국 황사와 함께 이 대기오염물질이 같이 날아와 우리나라 전역에 퍼지게 된다. 요즘 날아오는 황사에는 납, 카드뮴, 알루미늄, 구리 같은 중금속 물질이 많이 포함돼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다. 따라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황사에 무분별하게 인체가 노출되면 여러 가지 각종 질병에 걸릴 빈도가 높아지게 된다. 대기를 통해 코와 입으로 먼지를 마시게 되므로 감기, 천식, 기관지염 같은 호흡기 질환, 결막염 등의 눈병, 각종 피부트러블 특히 유해중금속에 의한 암유발 등의 원인이다. 또 아주 정밀하고 예민한 기계를 사용하는 항공기, 자동차, 전자 장비 등에 이상을 일으킬 수도 있고, 가축에게는 각종 병을 유발시킬 수 있다. 특히 농작물 등의 식물 기공을 막아 광합성을 저해하면서 생육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렇게 무시무시한 황사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사막화현상 때문이다. 사막화 현상이란 비가 내리는 양보다 증발해 날아가는 양이 더 많아지면서 땅이 건조해져 식물이 살수 없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사막화는 자연적인 현상 말고도 각종 개발로 인한 숲감소, 농약이나 화학물질 사용에 의한 토양의 산성화, 지구 온난화 등의 환경파괴로 인한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라 할 수 있다.


모래폭풍이나 강한 바람 때문에 황사 현상이 생기면, 무엇보다도 사막의 면적이 자꾸 늘어나게 된다. 지표면의 흙이 바람에 쓸려가고, 비옥했던 토양이 메말라 버려 식물도 자랄 수 없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된다. 매년 황하강 중류에서만 20억 톤의 흙이 사라진다고 한다. 중국 전체에 걸쳐 초원이 사라지고 있고, 흙이 쓸려가고 있고, 모래가 이동하면서 사막이 넓어져 이제는 중국 땅의 16퍼센트가 사막으로 바뀌고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3∼4월에 황사가 관측됐는데, 예전에는 1년에 3∼6일 정도에 그쳤지만 2001년에는 서울에서만 27일이나 관측됐다. 2002년 봄에는 강한 황사가 지속된 시간이 40시간을 넘는 등 황사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그만큼 사막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올해는 황사가 더 많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황사 발생 예보가 알려지면 가정에서는 황사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점검하고 실내 공기정화기 및 가습기를 준비해야 한다. 농가에서는 가축이 황사에 노출되지 않도록 방목하지 말고 황사를 피할 수 있는 곳으로 대피시켜야 한다. 황사가 발생하는 시기에 가정에서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해야 한다.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 어린이 등이 주의를 해야 한다. 부득이 외출시에는 긴팔, 마스크 등 피부와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는 의복을 착용해야 한다. 귀가 후에는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꼭 해야 한다. 황사발생 후에 가정에서는 실내공기의 환기 및 환경 정화, 황사 노출 물품은 충분히 세척 후 사용해야 한다. 농가에서는 가축의 질병 발생유무를 확인하시고 이상증상 발생시 방역당국에 신고를 해야 한다. 좀 불편하겠지만 가족의 건강을 위해 조금 더 생각하고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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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03-23 13: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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